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2021년, happy ever after 139

안창마을과 호천마을/50여 년 그들의 사연이 캘리그라피에 담겨 있다.

7월 14일(수) 사람을 바라보면 눈물이 난다 사람으로 살아 보니 그랬다 신광철 ‘사람’ 엄광산을 짧게 오른 후 좌천동 가구거리에서 책장도 둘러 볼 겸 안창마을 쪽으로 내려섰다. 오래전 입구에서 두어 번 망설이다 다음을 기약해 두었던 곳, 호천마을의 ‘호랭이 어술렁길’에 이어져 있는 길이다. 좁고 어두운 출입구 앞에서 멈칫거리다 벽에 새겨진 ‘오늘 당신에게 참 좋은 일이 분명 생길 겁니다.’라는 문구에 급 기분이 밝아졌다. 호랭이 어술렁길 입구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풍경이다. 몇 개의 운동기구, 개울 따라 아래로 길게 뻗은 계단과 빼곡히 들어선 주택들. 아마도 노인문화회관에서 배운 듯 개인 캘리그라피 액자가 계단에 나란히 전시되어 있다. ‘2019년 행복한 동행 캘리그라피 작품’ 대부분이 이곳 안창마을과..

두구동 연꽃 소류지와 홍법사

7월 12일(월) 인터넷에 널린 소류지 사진들을 보면 비 오는 날의 풍경이 훨씬 운치 있을 것 같았다. 예보된 비를 기대했던 하늘은 오히려 햇볕 쨍쨍, 계속 비 올 거라고 사선 좍좍 그어 놓은 걸 확인했는데 벌써 장마 끝난 거? 기상청 예보 분석관 왈, ‘기후변화로 돌연변이 장마가 잦아 종료 판단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결국 모른다는 거네. 물론 며느리도 모르겠지.ㅎ 이대로 장마가 종료되면 1973년 이후 48년 만에 가장 짧은 장마가 될 거란다. 아.....와중에 나는 발정난 호기심을 누르지 못하고 서둘러 집을 나섰다지.ㅎ 러시아워 끝, 9시 5분에 출발했다. 버스와 지하철 환승 텀 포함 노포동까지 1시간, 오전 중에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하는 마을버스 2-2번 으로 다시 환승하여 소류지가 있는 '조..

문득 계곡의 물소리가 고파졌다.

이틀 숨 고르기 하던 장마가 오후부터 재차 시작된다는 예보. 날씨 예보란에는 월요일까지 주욱 사선으로 비가 표시되어 있다. 다 믿을 건 못 되지만.^^ 엉덩이가 들썩였다. 한동안의 폭우로 엄광산 계곡을 달리는 물소리가 엄청나겠다 싶으니. 세상을 유영하는 어떤 음악보다 마음이 더 평온해 지는 자연의 숨소리,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면 오히려 온전한 고요가 느껴진다. 가야공원에서 시작되는 코스를 밟고 곧장 계곡부터 보러 갔다. 내려오던 길, 아직 볼만한 수국이 있었다. 그늘진 산 속이라 개화시기가 늦었나 보다. 걸음 속에 쌓이는 이생의 하루들.........늘 내게 들려주는 말, 그러니까 잘 걷자. 무릉계에 와서 알았네 물에도 뼈가 있음을 파인 돌이 이끼 핀 돌 안아주고자 하는 마음 큰 돌이 작은 돌에게 건너..

신평에서 다대포, 강 따라 바다까지

7월 9일(금) 아....징하게도 내린다. 하늘 향한 짜증질이 먹혔나 봉가, 오늘은 엷은 구름층 사이로 해가 제법 길게 얼굴을 보여 준다. 커피 내리면서 아침 챙겨 먹고, 냉장고 정리 좀 하고, 약밥 한솥 만들고....어영부영 10시가 넘어섰다. 산은 폭우에 푸욱 젖어 질퍽 거리겠지. 장마철 하늘님 변덕은 익히 경험한 터라 비를 예상하며 검색창에 ‘비 오는 날 걷기 좋은 길’을 넣었다가 ‘언젠가 한 번’ 했던 그 길, 신평에서 시작되는 강변로를 추천해 주신 한 블로그에 ‘좋아요’ 꾸욱 눌러 드린 뒤 우산 챙겨 넣고 집을 나섰다. 비가 시작되었다면 두구동 연꽃 소류지로 들어갈 생각이었지만. 지하철 신평역 1번 출구로 나와 강이 보일 것 같은 건너편 길로 들어서서 무작정 걸었더니.... 요기 '노을 나루길'..

빗속의 시민 공원, 그리고 부전 시장 천도 복숭아

남부지방이 떠내려갈 것 같단다. 해남의 경우 웬만한 집과 전답이 거의 다 잠겨 버렸다며 매스컴도 심각하게 다루고 있는 중이다. 평년의 장마전선은 열흘이나 보름 정도 머물면서 하루 이틀쯤 잠시 소강상태에 들기도 하는데 올해 장마는 지금까지 휴지기가 없었으니. 요란한 천둥 번개까지 동반한 비의 굵기 또한 예년과 비교될 정도다. 오전에 해님이 두어 번 고개 내밀며 웃어주길래 아, 오늘은 쉬려나보다 싶어 신나게 백팩부터 짊어졌다. 걷다가 비가 오더라도 나름의 풍경은 괜찮을 것 같아 동해 바다로 나가 볼까 했지. 오는 길에 부전시장에서 담아 올 것도 있었고. 시민공원 관통해서 부전역 가는 방향을 선택했다. 주택가와 인접한 북문쪽 가장자리 길로 들어섰을 즈음 비가........ 우산과 함께 머리까지 벗겨질 뻔했다...

함께 걷는 기쁨, 그런 하루

7월 3일(토)~4일(일) 서재가 된 거실.^^ 안방에 벽걸이 에어컨 들이던 날, 짐을 들어내면서 내친김에 헤까닥 뒤집어 놨다.^^ 붙박이 책장을 들어내고 같은 장으로 통일시킨 뒤 나머지 책들까지 한 곳으로 모으고 싶었지만 자칫 사치가 될 것 같기도 해서 고거는 일단 보류, 그닥 ‘친분 없는 TV’^^;;는 작은 방에 가뒀다. 남은 생, 기력 소진되는 날까지 세상 보기에 나태해지지 않도록 자알 걷고 싶은 의지는 가득하고.... 장마 첫 날. 오후부터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굵은 장맛비가 쏟아졌다. 부산에서 모임이 있는 사위 차에 얹혀 조심조심 그 비를 뚫고 온 사랑이들. 오늘은 뭘 먹여 줄까. 아무거나 주는대로 감사하게 잘 먹는 딸아이와 달리 손주의 먹거리는 몇 개로 한정되어 있어 여간 만 걱정이 아니..

대화, 그리고 깊은 울림

우리는 지고 가지 못하고 남기지도 못한다. 정말로 남는 것은 집이 아니고 학벌 아니고 돈이 아니다. 우리가 사랑했던 기억이다.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기억은 오래도록 남아 내가 죽은 뒤에도 세상 한구석을 따뜻하게 덥혀줄 것이다. [펌글] 늘 같은 시간, 그 장소...NC백화점 후문 11시. 지난 5월 28일 시민공원에서의 만남이 이후 거의 한 달 만이다. 곧 긴 장마가 시작된다면서 그 전의 상큼한 도킹에 대한 의사를 타진해 온 한 녀에 의해 만장일치^^로 급조된 오늘의 meeting. 그리고 얹혀 간 곳은 해운대 중동의 ‘제주 은희네 해장국 부산 본점’이다. 제주의 유명세를 몰아 육지에서도 성업 중인 프랜차이즈 업소더군. 술의 사용처^^;;도 모르는 사람이 우째 해장국? 먹으면서 알았다. 오호...이거였어...

갬성^^ 터진 특별한 하루

6월 29일(화) 퇴직 후 1년 4개월 만에 뭉쳤다, 나와 같은 날 제거^^;;당한 교감샘, 나이는 같지만 생일이 늦어 올 2월 퇴직한 주야샘과 현재 병 휴직 중으로 곧 명퇴 예정인 몇 살 아래 옥이샘. 투병 중인 옥이샘의 안부를 묻다 조금 나아졌다는 그녀도 볼 겸 날을 잡았다. 살면서 행운이라고 생각한 것 중 하나가 내 주변엔 좋은 사람들이 참 많이 꼬인다는 거다.^^ 첫 발령부터 40여 년간 깊게 연을 이어오고 있는 천사표 두 여자도 그렇다. 나는 참 지지리 복도 많지.^^ 오늘 만난 그녀들은 직장에서 나름 좋은 관계를 유지했던 터라 퇴직하고도 종종 생각 언저리를 맴돌던 사람들이었다. 그러다 옥이샘의 투병 소식을 기화로........... 여리여리 소녀 ‘갬성’^^으로 매번 나를 감동의 도가니로 빠뜨..

아름다운 진해 남문, 위기의 와성만

6월 27(일) 다음 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수면시간이 웬만큼 채워진 5시에 눈을 떴다. 사랑이들 잠 깰세라 살금살금 나와서 흰돌메 공원 찍고 웅동 입구에서 U-turn. 고요하고 평화로운 남문의 아침 풍경을 담았다. 이제 이 아름다운 평화도 곧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얼마 전 아파트 밀집 지역인 이곳 도로 건너편에 입주민들의 결사반대에도 불구하고 육가공 공장 건립 허가가 결정 났을 때 이미 조짐을 보았다. 힘없는 주민들 이겨 먹고 난 뒤 기고만장한 그들의 얼굴이 떠올랐던 거다. 이제 환경 단체까지 나선 주민들의 반대로 잠시 감춰 두었던 와성만 매립 계획이 전면으로 드러나겠구나. 마을에 인접한 전국 곳곳의 갯벌이나 작은 만을 매립하고 남은 것은 자연의 고통스런 절규뿐이었다는 것을 그들은 모른 척한다..

딸 생일 겸 청도 나들이...^^

6월 26(토) 다음 주 중에 든 딸의 생일. 해서 사위가 있는 주말을 이용해 이번 주 촛불을 켜기로 했다. 토요일, 조금 이른 8시 30분 진해행 버스에 오른 것은 한동안 주변 뺑이치기^^;;로 일관했던 손주를 위해 지경을 넘어보기로 했기 때문. 침대와 일체가 된 잠만보 사위를 쉬게 두고 우리끼리 청도 한 바퀴 돌고 왔다. 코로나 19로 덕 볼 때도 있네. 줄줄이 꽁짜다.^^;; 소싸움 경기장도 무료 입장. 2006년 개장 이후 전국적으로 입소문 퍼지고도 15년, 나는 이제야 눈도장 찍었다.^^ 그와 비슷한 컨셉트로 운영 중인 함양 머루와인 동굴, 사천 와인갤러리, 밀양 트윈터널 등을 다니면서 청도 와인터널에 대한 호기심은 얼추 채워져 있었으므로. 생각 없이 내력을 훑어보다 가슴이 먹먹, 경술국치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