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2021년, happy ever after 139

다만 한 해의 끝 달

참 열일 하시는 따님. 우리가 어른이라는 이름의 폭력을 자각하지 못할 때가 더 많을 거라고, 그래서 어쩌면 아이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더 클지도 모른다고.....늘 미안함이 가득한 딸아이는 일상의 소소한 것에도 사랑과 관심을 담아 특별한 날로 만들어 낸다. 그런 의미로, 우리와 전혀 상관도 없고 유래조차 불분명한 성탄절이 한 해의 끝 달이라는 아쉬움과 맞물려 모두를 들썩이게 하는 이즈음, 딸아이도 어쩔 수 없이 아이의 기분에 동참하기로 했다던가. 굳이 특정 종교의 기념일에 부화뇌동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야 부모가 형형한 눈빛으로 세상과 마주하는 한 언젠가 녀석도 제대로 깨우칠 터, 아직은 그 즐거움과 마주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트리를 준비하고 장식하는 과정도 녀석에겐 신나는 일 두 녀석을 위해 ..

누구도 벼랑 끝에 서지 않도록/이문수 신부님

작으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이 책을 구입하게 된 이유다. ‘이 신부는 2015년 서울의 고시원에서 한 청년이 지병과 굶주림을 홀로 견디다가 세상을 떠났다는 뉴스를 접하고 청년밥상문간을 차리기로 결심했다.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수녀들, 사제들의 도움도 받았다.’ 청년 밥상 문간의 시작은 이러했다. 이 책은 저자 이문수 신부님이 청년들에게 보내는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이다. 종교의 순기능 중의 하나는 무모해 보이는 어떤 일을 시도하기에 앞서 그것을 매개로 했을 때 조직적 협조나 도움이 훨씬 수월하다는 데 있다. 故 이태석 신부의 경우 역시 마찬가지다. 무일푼의 일 개인이 미개한 타국에서 지속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에..

TAGO타고, 세상의 모든 음악

몇 주 째 종일 강의만 들었더니 뼈만 굳은 게 아니라 감성까지 뻐근해졌다. 음악도, 독서도, 영화도, 평소 즐겨 했던 소소한 손장난까지 그저 시큰둥.....그 꼭짓점에서 찾아낸 퍼커션이다. 그러면서 들어앉은 나름의 깨우침 하나. 숙면에 든 감성을 깨워 기를 불어넣어 주는 데는 역시 타악기가 제격이었다는 거다. 당초 사물놀이에나 심취해 볼까 하여 찾아다니던 중에 깜딱 발견한, 어째서 이런 그룹을 모르고 있었던 거니. 체코, 독일, 러시아, 네덜란드, 프랑스 등 해외에서 10여 년 동안 우리 음악을 알리고 있는 ‘TAGO’ ‘두드려 세상을 밝힌다’라는 기치 아래 전통예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는 대한민국의 남성 타악그룹이다. ‘가장 행복한 공부’라는 불교 카페에 ‘TAGO’에 대한 소개글이 ..

늙다리 건강식^^, 견과류 강정 두 번째 도전 중.

12월 5일(일) 손주니임~~~할미 견과류 강정 만들었다우.^^ 그럭저럭 괜츈했던 첫 작품^^을 조금 건네줬더니 의외로 손주가 잘 먹더란다. 효능이 월등하다는 걸 알면서도 성분이 각각 다른 견과류를 매일 이것저것 챙겨 먹는 데는 게을러 마음먹고 도전해 본 거였는데. 오늘은 정보를 조금 더 모아모아서 만들어 봤다. 나의 경우, 모든 음식을 일일이 계량하는 것도 아니고 매번 재료도 들쭉날쭉이다 보니 맛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긴 하다. 약밥, 빵, 식혜, 수정과 등...해도 언제나 배신하지 않는 맛이었다는 거.^^ 오늘 견과류 강정 재료는 견과류: 호두, 아몬드, 브라질 너트, 호박씨, 해바라기씨, 캐슈넛, 참깨, 건크랜베리, 건포도 소스 재료: 식용유, 프락토올리고당, 설탕, 물, 시나몬 가루 ♣ 과정 끓는 ..

칠암 베이커리 카페 '사계'....눈치와 찜찜의 교차

12월 4일(토) 40여 년을 함께하며 늘 나를 돌아보게 해 주는 참한 두 지기.... 그중 한 친구가 얼마 전 사위를 맞았다. 착하면 되었지. 세속적인 시각에서 딸아이에 견주어 보면 제법 부족한 위치일 수도 있었으나 새 식구와 연을 맺으며 조용히, 그리고 진심 기쁜 마음으로 우리에게 남겨 준 말이다. 그렇지. 가족에게 된통 당한 후유증으로 힘들어하는 나를 의식한 듯,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다져 말하는 그녀가 내 마음을 다독여 줬다. 결혼식도 무사히 끝냈고....밥이나 한 끼 하자. 해서 동부산 쪽의 일등가 들러 한창 핫플레이스로 뜨고 있는 칠암의 베이커리 카페 ‘사계’까지 잠시 다녀왔다. 퇴직 후부터 평일 낮에 만나오던 것에 익숙해 있던 터, 처음으로 내 새끼줄 때문에 휴일을 선택했다가 깜딱 놀랬..

김장 쬐끔^^, 탱글탱글한 행복

11월 27일(토)~28일(일) 12월까지 딸네도 나도 새끼줄을 너무 빡세게 꼬아 놨다. 미뤘다가 때를 놓치겠다 싶어 더 추워지기 전에 김장부터 하기로 하고..... 요즘은 워낙 고수들이 많아 블로그 곁눈질만으로도 실패하는 일은 거의 없다. 얼마나 다행인지....^^;; 십수 년 동안 두 집 어울려 하던 터라 마음 놓고 있다가 3년 전부터 한 집이 집에서 밥 먹을 식구 없다며 뒤로 물러나는 바람에 이제 우리만의 연중행사가 되었다. 첫해는 멘붕^^;; 태산 같은 걱정 안고 이쪽저쪽 기웃대며 주워 모은 정보로 두어 해 쭈물럭거리다 보니 그새 손에 익어 이젠 일도 아니게 되었네. 20kg....나는 김치를 거의 먹지 않아 딸네 것만 하다 보니 남들 보기엔 워낙 약소한 양이긴 하다.^^ 양념이 제법 남았던 작년..

명품 밥상

‘요거 질렀어.’ ‘탐심貪心’ 갖는 것 자체를 귀찮아^^;;하며, 주어진 현실을 달달하게 즐길 줄 아는 딸아이도 가끔 곁눈질로 소유욕을 드러내 보이는 물건이 있다. 바로 테이블 웨어. 일손 느려터지기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높은^^ 경지를 고수하면서도 와중에 직접 요리한 음식을 맞춤한 그릇에 담아내는 것에는 유난히 마음을 쓰는 편이다. 결혼 전, 서면 디오빌의 ‘나홀로’ 생활을 할 때부터 자신만의 식탁 역시 오밀조밀 예쁘게 코디한 다음에야 수저를 들 정도였으니. 자신을 소중히 하고 사랑하지 못하면 밖에서도 대접받지 못한다면서.^^ 진심 옳은 말이다. 마음먹고 들인 그릇을 오늘 처음 셋팅해 봤다며 날려 준 식탁 사진. 에구, 그릇이 고마워하는 게 보이넴.ㅎㅎㅎㅎ 어떤 사람들에겐 한 끼 밥값 정도밖에 안..

with 딸, 가을 날의 보타닉 뮤지엄

11월 18일(목) 2021년 수능일. 아...벼랑 끝에 선 느낌이겠다. 12년의 노력이 하루로 평가되는 전무후무한 부조리. 아이들과 그 가족 모두의 마음에 평온이 깃들기를 .... 목적지를 보타닉 뮤지엄으로 정해 놓고 녀석을 등교시킨 후 출발, 마침 길목이기도 하고 10시 오픈까지 시간이 넉넉하여 들어선 이곳은 올봄 야생 녹차를 채취했던 장복산 등산로의 한 입구다. 지난주 들렀을 때 녹차 꽃을 사진으로 남기지 못한 아쉬움에 오늘 재차 방문해 본 거. 10월에서 12월까지 계속 피고 진다고는 하지만 아마도 절정기는 10월 중순 쯤이 될 것 같다. 시든 채로 줄기에 매달려 있는 꽃들 중에서 그나마 제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몇 개를 떼어 냈다.^^;; 그윽하고 신비스런 향의 유혹에 탐욕을 떨쳐 낼 수 없어서..

딸네의 가을 풍경

11월 17일(수) 코로나19 이후 손주의 합기도 승단 심사는 인터넷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번엔 맨손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봉술(그 외 단검이나 쌍절봉, 쌍절곤 같은 것도 있는 듯)에 도전, 몇 날을 집에서 요올씨미 연습하고 있다면서..... 흠머어~~~~손오공이 강림한 줄.^^ 다음 주부터는 일정이 빡빡하게 잡혀있어 평일 왕래는 어려울 것 같고, 욘석이 보고 싶기도 하고^^....해서 딸네로 배송된 내 물건을 챙겨 올 겸 진해로 들어갔다. 수면복 차림으로...ㅎㅎㅎ 점심때에 맞춰 들어가 오랜만에 웅천의 카페 홍에서 쌀국수도 먹고.... 방향제로 괜찮을 것 같아 카페 홍 건너편 웅천읍성에서 여전히 파릇파릇한 쑥도 한 줌 뜯어 담고, 마침 썰물이라 늘 가던 곳에서 찌개용 조개도 제법 캤다. 요거는 손주 ..

견과류 강정, 준비된 재료만 있으면 세상 쉽지만....

작정하면 사실 일도 아니다. 팬에 danger 살살 녹여 집에 있는 견과류 대 때려 넣고 버무려 굳히기만 하면 되니까. 하지만 그 전에 재료들을 보관하기 위한 과정이 초오큼 귀찮다. 일단 쉽게 구할 수 있는 호박씨나 해바라기씨. 싸 들고 온 뒤의 잔 손질이 만만찮다. 식초 떨어뜨린 물에 잠시 담궜다가 몇 번 헹궈내고 대소쿠리에 널어 바짝 말린 후 한 번 볶아 둬야 이후의 과정들이 생략되는 거다. 호두는 요리할 때마다 끓는 물에 데쳐 속껍질꺼정 대충 벗겨줘야 식감이 좋다. 탄닌 성분이 풍부한 율피처럼 호두 속껍질도 다양한 효능이 있긴 하지만 서두 나는 대체로 홀랑 벗기는 편이다.ㅎ 그리고 아몬드나 브라질너트 종류도 슬라이스가 아니라면 적당한 크기로 박살 내줘야 한다.^^ 암튼 보관 중인 호박씨랑 해바라기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