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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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따라서..../2021년, happy ever after

신평에서 다대포, 강 따라 바다까지

헬로우 럭키 찬! 2021. 7. 1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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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9일(금)

아....징하게도 내린다.

하늘 향한 짜증질이 먹혔나 봉가, 오늘은 엷은 구름층 사이로 해가 제법 길게 얼굴을 보여 준다.

커피 내리면서 아침 챙겨 먹고, 냉장고 정리 좀 하고, 약밥 한솥 만들고....어영부영 10시가 넘어섰다.

 

산은 폭우에 푸욱 젖어 질퍽 거리겠지.

장마철 하늘님 변덕은 익히 경험한 터라 비를 예상하며 검색창에 ‘비 오는 날 걷기 좋은 길’을 넣었다가 ‘언젠가 한 번’ 했던 그 길, 신평에서 시작되는 강변로를 추천해 주신 한 블로그에 ‘좋아요’ 꾸욱 눌러 드린 뒤 우산 챙겨 넣고 집을 나섰다.

 

비가 시작되었다면 두구동 연꽃 소류지로 들어갈 생각이었지만.

 

지하철 신평역 1번 출구로 나와 강이 보일 것 같은 건너편 길로 들어서서 무작정 걸었더니....

요기 '노을 나루길' 쉼터가 나왔다.^^

다대포 방향
을숙도 문화회관, 부산현대미술관이 있는 반대쪽.
지구 반대편까지 이어져 있을 것 같은 명지대교
인기척에 깜딱 놀라 달아나는 .....미안해, 근데 너 누구니?^^;; 
끝이 보이지 않는 다리 앞에 우두커니 섰다가 문득 들어온 생각. 어쨌거나 인간은 대단한 동물이다. 토끼 만나러 달나라까지 날아가질 않나, 두바이모래 땅에 800m가 넘는 초고층 빌딩을 올리지 않나, 듣보잡 살상용 무기는 드러난 것만 해도 경악스러울 지경..... 연결선 없는 모바일 폰으로 전화질 하면서 매번 놀랍기도 하지만.....ㅎ

 

 

♣ 66호 광장 도시 숲, 무궁화 동산

광장 명은 바로 위를 지나는 부산광역시 내부순환도로 66호선에서 차용한 듯.

암튼 사하구 주민을 위해 조성된 숲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도시 숲 안 무궁화 동산엔 무려 150여 종 이상의 무궁화!

화려하고 예뻐서 눈길은 가지만 뭔가 무궁화 같지 않은 것이 어떤 종은 마냥 서먹하기만 하네.^^;;

요거는 의전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품종인 것 같다.

 

♣ 장림포구 부네치아

신평에서 다대포까지 지하철로 고작 7개의 역을 걸어 왔을 뿐인데 걸음마다 마주치는 낯선 풍경에 눈이 터져버릴 지경이다.

장림포구의 ‘부네치아’만 해도 그렇다.

에구, 나는 60년 토박이면서 부산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 적구나 했던 오늘.

 

북적이는 도시가 싫어 지금까지 짬 날 땐 항상 지경 넘을 생각만 해 왔으니.....

퇴직 1년 반 차, 조용한 평일 나들이에서 발견하는 부산의 비경이 짜릿하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닮았다 하여 부산의 베네치아, 해서 ‘부네치아’라고 이름 붙였단다.

참....베네치아가 뭐라고, 더 정겨운 우리 말 이름도 널렸구만.

요 대목에서 살짝 속상했네.ㅎ

 

이색적이긴 하지만 낮 풍경은 초큼 지저분하다.

포구 특성상 어쩔 수가 없는 부분이긴 하고.

 

그나마 해거름 노을에 비친 풍경 사진 한 장이 볼만해서 퍼 왔다.

[펌]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0122418080005515?did=DA
부네치아 선셋 전망대. 이름 그대로 이곳은 선셋이 장관일 것 같긴 하다.
부네치아 선셋 전망대
일몰이 장관이라는.......

 

선셋 전망대 아래로 이어지는 해안산책로. 여기서 앙징맞은 물고기 떼 구경하느라 정신줄 놨다.^^

 

멸치떼인가? 망상어 새끼? 크고 작은 무리를 지어 끊임없이 지나가고 있다. 

낙동강 하구언 공공미술 프로젝트 'Sunset Museum'/'노을을 사랑하는 의자 '
갯메꽃 너머 낙동강 환경 지킴이 분들을 실은 보트가 지나가고.
거의 2시간은 걸어온 것 같다. 뒤돌아 보니 을숙도문화회관으로 넘어가는 다리가 까마득...

 

♣ 고니나루 쉼터

고니겠지?
처음 본 블루 사루비아. 보라색인디?^^;;
갈매기 때문에 기울어진 배?^^
낙동강 하구언 공공미술 프로젝트 'Sunset Museum'/'자전거 가족'
낙동강 하구언 공공미술 프로젝트 'Sunset Museum'/'석양 속 생명의 날개짓'
길의 끝에 보이는 '아람 생태공원'
아람 생태공원. 해안산책로 내려서서 걷기 시작한 지 2시간째. 습도 때문인가 쪼매 지치네.ㅎ
멀리 바다 한가운데 숲을 이룬 평지가 무진장 신기했던.

 

♣ 다대포 해수욕장

6년 전 일몰을 보기 위해 딸 부부, 손주와 함께 아미산 전망대 잠시 들렀을 뿐, 해수욕장에 대한 기억은 전무해서.....놀라워라. 다대포가 이런 곳이었어?

올려다 보니 까마득한 계단, 아미산 전망대. 아....오르다 내가 죽을 이름이여! 
낙동강 하구언 공공미술 프로젝트 작품10 '생명의 소리-2020'
마시멜로 맛이 날 것 같은 꽃. '지혜'라는 꽃말을 가진 계요등이다. 다음 백과에는 '아시아 지역에 넓게 분포하며 우리나라 남부지방의 대청도와 울릉도까지 바다를 따라 올라가 산지나 해변에서 자란다'고 기록되어 있다.

 

다대포 해수욕장 '고우니 생태길'

오호, 굳이 멀고 먼 순천만까지 가지 않아도 충분히 절경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부산에 있다!

 

지그제그로 이어진 데크를 걸으며 내려다본 갈대밭 개펄엔 구멍마다 손만 내밀고 깜빡이 놀이하는 새끼 게들도 지천이다.

 

아....불현듯 다대포 해변의 사계가 너무 궁금해졌다.

기다려라, 계절마다 엉아가 눈도장 찍어 주마.^^

 

고인 물 속에서 작은 물고기도 살아간다. 

설치 예술장 같은 넓은 갈대밭

서퍼들 천국이로세

 

꿈의 낙조분수. 낙조와 함께 음악쇼가 시작되는.....지금은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조만간 다이렉트로 다대포까지 뚫어야 겠다는 의지가 굳어지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