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2021년, happy ever after

문득 계곡의 물소리가 고파졌다.

헬로우 럭키 찬! 2021. 7. 10.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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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숨 고르기 하던 장마가 오후부터 재차 시작된다는 예보.

날씨 예보란에는 월요일까지 주욱 사선으로 비가 표시되어 있다.

다 믿을 건 못 되지만.^^

 

엉덩이가 들썩였다.

한동안의 폭우로 엄광산 계곡을 달리는 물소리가 엄청나겠다 싶으니.

 

세상을 유영하는 어떤 음악보다 마음이 더 평온해 지는 자연의 숨소리,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면 오히려 온전한 고요가 느껴진다.

 

가야공원에서 시작되는 코스를 밟고 곧장 계곡부터 보러 갔다.

 

산지의 나무 그늘에서 자란다는 파리풀은 뿌리를 달여 파리 살충제로 쓴다고 한다. 손톱보다 작고 앙증맞은 이 예쁜 꽃의 이름이라니.^^;;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가냘픈 대를 타고 오르며 피는 꽃이 애처로워 한 컷 남겨 봤다.
처음 내려서 본 체육장. 고원 약수터가 있는 곳이다.
고원 약수터. 외양만 보면 물 안 마시고 싶다.^^
좀 더 기구가 많고 넓은 체육장. 오후부터 예보된 비 때문인지 드나드는 객은 거의 없다. 펀하게 드러누워 책 읽다 모기에게 4군데나 빨렸다. ㅎ

 

내려오던 길, 아직 볼만한 수국이 있었다. 그늘진 산 속이라 개화시기가 늦었나 보다.

걸음 속에 쌓이는 이생의 하루들.........늘 내게 들려주는 말, 그러니까 잘 걷자.

 

무릉계에 와서 알았네

물에도 뼈가 있음을

파인 돌이 이끼 핀 돌 안아주고자 하는 마음

큰 돌이 작은 돌에게 건너가고자 하는 마음이

안타까워 물은 슬쩍 제 몸을 휘네

튕겨오르는 물방울,

 

돌의 이마 붉어지네 물 주름지네

주름 위에 주름이 겹쳐지면서

아하, 저 물소리

내 몸에서 나던 바로 그 소리

 

나 그대에게 기울어가는 것은

뼛속까지 몽땅 휘어지는 일이었네

 

김선우 여울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