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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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따라서..../2021년, happy ever after

빗속의 시민 공원, 그리고 부전 시장 천도 복숭아

헬로우 럭키 찬! 2021. 7. 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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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지방이 떠내려갈 것 같단다.

해남의 경우 웬만한 집과 전답이 거의 다 잠겨 버렸다며 매스컴도 심각하게 다루고 있는 중이다.

 

평년의 장마전선은 열흘이나 보름 정도 머물면서 하루 이틀쯤 잠시 소강상태에 들기도 하는데 올해 장마는 지금까지 휴지기가 없었으니.

요란한 천둥 번개까지 동반한 비의 굵기 또한 예년과 비교될 정도다.

오전에 해님이 두어 번 고개 내밀며 웃어주길래 아, 오늘은 쉬려나보다 싶어 신나게 백팩부터 짊어졌다.

걷다가 비가 오더라도 나름의 풍경은 괜찮을 것 같아 동해 바다로 나가 볼까 했지.

오는 길에 부전시장에서 담아 올 것도 있었고.

시민공원 관통해서 부전역 가는 방향을 선택했다.

주택가와 인접한 북문쪽 가장자리 길로 들어섰을 즈음 비가........

우산과 함께 머리까지 벗겨질 뻔했다.ㅎ

이번 장마는 빗줄기가 거의 흉기급이다.

쉬지 않고 이러니 지대 낮은 곳은 금방 물이 차오를 수밖에.

 

동해바다 포기하고 부전시장이나 들렀다 가야겠다.

 

자주 루드베키아가 있는 풍경

 

시민공원에서는 처음봤다. 사이 좋아 보이는 오리와 잉어

 

공원 역사관으로 이어지는 바우다리 위. 한때는 평화의 상징으로 도심 속에서 사람과 공존하며 살아온 비둘기. 언제부터인가 비둘기의 배설물이 건물을 부식시키고 인간에게 세균을 옮기기도 한다며 유해동물로 지정되어 이제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었다. 자신들의 신세를 아는 듯 가까이 다가서도 꿈쩍 않고 ‘배 째!’하는 요놈.    
공원 역사관. 이곳도 첨 봄.^^
서면 방향
유류 탱크를 개조해서 만든 벤치라고 한다. 유류통을 잘라 그 위에  나무를 덧댔다.
향기 따라 발길 옮긴 곳에 울 엄니꽃 천지. ^^ 치자꽃도 이젠 거의 다 졌다.

 

해바라기도 한철 제 몫을 다 했고......
늦게 핀 치자꽃이 아직 향기를 뿜고 있네.
자주 루드베키아 군락지

 

아....그새 수국철이 지났구나. 대부분의 꽃들이 그렇지만 특히 수국은 끝물이 실망스럽다.^^;;

 

정자에서 잠시 비를 피하는 중에........

정자 바로 앞의 부처꽃. '비애', '슬픈 사랑' 등의 꽃말을 갖고 있으며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불심 깊은 신도가 부처님께 바친 꽃이라는 ...
수세미 넝쿨
누구 기다리니? 했더니 곧이어 새끼들이.....^^

 

비 받고 있는 거울연못
이것도 오늘 처음 보는, 타임캡슐 공원. 이런 게 있었어?^^;;
시민공원을 나와 길을 건너면 예쁜 소규모 공원도 있고
엉겅퀴를 닮은 아게라텀과 '가련한 욕망이라는 꽃말'을 가진, 진짜로 가련해 보이는 토레니아, 그리고 마치 카퍼레이드를 하는 것 같은 친근한 맨드라미^^. 아게라텀은 멕시코 엉겅퀴라고도 불린다.

 

 

언제나 헐값에 시장 가방 가득 채워 주는 부전시장.

오늘은 천도복숭아 3천 원, 쌀 한 됫박(나는 이걸로 한 달 먹는다.^^) 6천 원, 마트 절반 가격도 안 되는 호두, 5천 원이다. 

무려 15개 3,000원. 크기가 들쭉날쭉이라 그렇지 맛은 최상급이다. 근데 장마철 과일이 이렇게 맛있어도 되나?^^
밥은 하루 한 끼, 반 그릇 밖에 안 먹다 보니 요걸로 한 달은 간다.^^ 이거 신선해요? 여쭙는 내게 일단 먹어보라시는 아주머니 말씀. 가스락가스락 기분 좋은 식감보다, 우오오오~~~놀랄 만큼 고소한 호두향.

 

 

옥상에 심은 소채 거두기도 전 다 녹겠네.

이제 좀 쉬었다 오지.

부지런도 인간에겐 눈물이 되는 장맛비. 에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