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 971

쇼펜하우어 '욕망과 처세에 관한 조언' 중에....

절교한 친구하고는 화해하지 말아라. 로마의 격언 중에는 ‘천성은 아무리 쫓아내도 곧바로 되돌아온다.’라는 말이 있다. 인간이 태어날 때 갖고 나온 고유한 성격과 개성은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가는 것이 아니라 태어날 때 성격을 무덤까지 갖고 가는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고유한 본성을 결코 잊지 못하는 법이다. 인간의 행동은 이처럼 내재적인 본능의 지배를 받은 것이므로 똑같은 상황에서 똑같은 행동을 되풀이한다. 따라서 어떤 이유로든 한 번 절교한 친구와 화해하는 것은 잘못이다. 그 친구는 훗날 똑같은 상황에서 똑같은 본능을 되풀이하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경험, 생각, 그리고 내가 처한 현재의 상황과 절묘하게 매치 되는 말이기도 해서 ....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오늘도 신세 졌습니다아~~^^

2월 19일(일) 나의 관심사를 마음에 담아두었다가 기회 닿으면 잊지 않고 노크해 주는 초등 친구. 일전에, 귀농한 대학 동기의 개인전에서 받은 하동의 특별했던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에 오늘 또 귀한 하루를 선물 받았다. 우천으로 당초의 약속 날짜에서 하루가 밀려난 오늘, 역시 고향이자 밀양 제1의 명소 위양지 근처로 귀농한 또 다른 동기의 꽃차향 짙은 sweet home으로 조심스럽게 들어섰다. 그 뜻밖의 행보가 봄바람처럼 따숩고 향기로웠던 시간. 활짝 웃으며(얼핏 그런 표정을 본 것 같다.^^) 쏜살같이 달려와 우리를 맞아준 이 친구는 ‘나진’이다. 나주에서 데리고 온 진돗개의 첫 글자를 따서 붙여준 이름이라나.^^ 세월도 무색하게 변함없이 곱고 착한 친구의 짝꿍. 30여 년 만의 만남에도 격조함이 ..

어른의 마음을 밝혀주는 존재

2월 16일(목) 이른 아침 잠에서 깬 녀석이 제 어미에게 속삭거린 말, ‘엄마, 낳아 줘서 고마워요.’ 딸아이가 전해 주는 그 말은 내 마음속으로 내려앉아 몽글몽글 무지개빛 거품꽃으로 피어올랐다. 참 예쁜 내 사탕. 전광석화라는 단어가 무색할 만큼 세월은 빠르게 흘러.... 귀 빠진 날로부터 10년째인 오늘은 내 사탕이 연중 최에고로 기대하고 고대하는 날이다.^^ 어째서인지^^ 생일에 대한 기대가 유난한 요놈은 1년 내내 그 하루를 오매불망 기다린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라는.ㅎ 생일 선물로 자전거를 바꿔 주긴 했지만 당일 뭔가 또 해 주고 싶어서 녀석이 좋아할 만한 몇 가지를 챙겨 들고 오후 늦게 진해를 향해 출발했다. 그동안 몇 곳의 알라딘 지점 들러 듬성듬성 빠져 있는 ‘흔한 남매’를 입수해 ..

발렌타인 데이, 한 번 더 생각해 봐야 하는 이유

2월 14일(화) 1909년 10월 26일은 중국 하얼빈역에서 안중근 의사가 초대 통감인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날이다. 그리고 이듬해 2월 7일부터 다섯 차례의 공판을 치른 뒤 2월 14일 6번째 공판에서 사형 선고가 내려졌다. 집행일은 3월 26일이었다. ‘항소하는 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것.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마라’는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의 말씀대로 안중근 의사는 항소 없이 당당히, 담담히 일제의 형을 받아들였던 날, 1910년 2월 14일. 그리고 오늘날의 우리에겐 ‘즐겁고 행복한 날’이라는 형용구까지 붙여가며 기대하고 고대하는 날이 되어버렸다. 출처 불명에 자알 끼워 맞춘 한 해의 수많은 '데이'.... 그중 남녀노소 불문, 이제는 문화 트렌드로 정착되다시피 한 발렌타인 데이는 할로윈 ..

오륙도 딛고 들어선 이기대 장자산

2월 11일(토) 풍광을 즐기며 가볍게 걷기 좋은 이기대 장자산 해안 산책로. 대중교통으로 30~40분, 멀지도 않은 오륙도까지 다시 오기까지 10년이나 걸렸다.^^ 구름 짙어 흐린 풍경이 아쉽긴 했지만 눈에 드는 모든 것이 여전하여 버스에서 하차하자마자 두 팔 활짝 벌려 반갑게 안아 봤다. 오륙도 방향에서 시작하는 산행은 처음. 내가 오르고 있는 산이 장자산이란 것도 가던 도중 이정표에서 확인 했다.^^;; 오늘은 산허리를 돌며 여러 갈래로 뻗어있는 길을 눈으로 익혀둔 뒤 1시간 30여 분 만에 하산했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기대를 잔뜩 심어둔 채로...... 하산길은 용화사 거쳐 용호중학교 쪽. 봄날의 유혹. 철쭉의 계절도 장관이겠지만, 평지 같은 숲길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죽단화길도 굉장할 것 같..

‘이우환과 그 친구들’ 네 번째 시리즈 «무라카미 다카시: 무라카미좀비»전

2월 9일(목) 찾는 도서가 알라딘 경성대.부경대역점에 있어서.... 다음 주에 들를 예정이었으나 기왕 나선 걸음이라 도서 구입 후 곧장 시립미술관까지 달려 무라카미 다카시 작품도 눈 터지게 담아왔다. 시립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펌 무라카미 다카시는 일본의 대표적인 아티스트입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대중에게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었던 초기작을 포함해 회화, 대형 조각, 설치, 영상 작품 등 160여 점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일본 대중문화를 모티브로 국제적인 작가로 성장한 무라카미는 이번 전시를 통해 ‘좀비 미학’을 소환하고 있습니다. 동시대 인류의 불안을 상징하는 ‘좀비’는 영화, 웹툰, 캐릭터 등 다양한 형태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지난 40년의 활동을 돌아보는 대형 회고전으로 특히, 동..

‘쨍’ 소리 날 것 같은 하늘, 산 4개 접수.

2월 5일(일) 안창마을 입구와 성북동을 잇는 만리산에서 시작하여 호천산, 수정산 넘어 엄광산으로 하산. 그래 봤자 제일 높은 수정산이 315m다. 고만고만한 동네 뒷산이라 그다지 가파르지 않은 데다 바다가 보이는 산 중턱의 둘레길 풍광 또한 심심치 않고. 호천산을 밟고 다시 수정산을 향하는 길. 이렇게 산 4개를 접수한 시간은 고작 3시간여. 어쨌든지 간에 .......뭔가 거창하넴.^^;; 인간의 염원은 넘치고 넘쳐서 어느 산을 올라도 간절함이 담긴 크고 작은 돌탑들이 쌔고 쌨다.^^ 다아~~~이루어지소서. 하루 종일 아무 말도 안 했다 산도 똑같이 아무 말을 안 했다 말없이 산 옆에 있는 게 싫지 않았다 산도 내가 있는 걸 싫어하지 않았다 하늘은 하루 종일 티 없이 맑았다 가끔 구름이 떠오고 새 날..

기장 '고향연화'에서 '하녹'으로

2월 3일(금) 지난 수요일, owl로 설정해 둔 카톡 소리가 나를 불러들였다. 거의 두 달만인가....장황한 안부 끝에 찍힌 이모티콘과 문자. ‘낼이나 모레, 아님 담주 초도 좋고, 뭉치자. 낼이면 젤 좋고 맛난 데, 멋진 데 알아 놨는데.......’ 평소보다 30분 당겨진 10시 30분에 1차 집결지^^인 NC백화점 후문으로 들어섰다. 점심 식사 장소로 정해진 곳은 기장 연화리 소재 ‘杲香年華’, ‘밝고 향기로운 빛이 나는 순간’이란다. 화양연화 이상으로 감성 오진 상호명이다.^^ 연화리의 ‘연화’와 같은 한자를 사용한 것 같기도. 11시 즈음 도착해서 테이블링 예약 마킹 한 뒤 바다로 내려섰다. 식당 오픈 시간은 11시 30분이지만 이미 블로그를 통해 줏가 상승 중인 곳이라 평일이라도 방심은 금물..

‘에곤 실레- 불안과 매혹의 나르시시스트’를 찾아서

1월 30일(월) 지난 토요일 모임 있는 딸아이에게 묻어왔던^^ 내 사탕. 둘이 서면에서 데이트 중 알라딘 잠시 들렀다. 서가 위치를 대충 알려 주고 '너 보고 싶은 책 골라 봐' 했더니, 시크하게 뒤돌아서 성큼성큼.... 달달한 내 사탕의 뒷태.^^ 대략 외설이다.^^;; 미성년자를 모델로 한 질펀한 누드화들이 빌미가 되어 ‘공공 부도덕’ 혐의로 3주간 옥살이까지 할 정도였으니.(당시에는 14세 소녀의 매춘을 인정했던 시기여서 이러한 실레의 작품만으로 사법처리하기엔 범법의 경계가 모호했다고.) 암튼 참으로 음란하기^^;; 짝이 없는 그 천재의 작품들에서 호기심이 우르르 쏟아져서 말이지. 간결해서 즐겨 보는 시공디스커버리 총서를 찾았더니, ‘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라고 하네. 오, 근데..

소소한 기쁨, 설날 생일과 냉이

1월 22일(일)~23일(월) 옛날엔 정초에 딸을 낳으면 경망스런 일이라 하여 출생을 알리는 것도 꺼려할 정도였단다. 게다가 출생신고를 원적에 올려야 했던 당시의 법에 따라 부득불 고향을 지키고 계신 구미 큰아버지께 부탁을 드릴 수밖에 없었고.... 당연히 시큰둥 하셨겠지.^^;; (그래도 아들만 줄줄이 넷인 큰아부지는 이후 내가 갈 때마다 그저 므흣, 엄청 챙겨 주셨다는.^^) 차일피일 미루시던 어느 날 그제서야 생각나서 신고하신 날이 다음 해 9월, 해서 내 가짜^^;; 생일이 호적의 한 귀퉁이에 슬쩍 들어앉아 버렸다나.ㅎ 뭐, 그때는 나뿐만 아니라 생년월일이 호적과 다른 경우가 비일비재했지만 서두.ㅎ 그런 시절에 내 어머니는 아들 선호사상쯤은 개나 줘버려 라는 듯 장녀인 나를 애지중지 누구보다 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