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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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따라서....

‘에곤 실레- 불안과 매혹의 나르시시스트’를 찾아서

헬로우 럭키 찬! 2023. 1. 3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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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30일(월)

지난 토요일 모임 있는 딸아이에게 묻어왔던^^ 내 사탕.

둘이 서면에서 데이트 중 알라딘 잠시 들렀다.

서가 위치를 대충 알려 주고 '너 보고 싶은 책 골라 봐' 했더니, 시크하게 뒤돌아서 성큼성큼.... 달달한 내 사탕의 뒷태.^^

1912년 작. 꽈리꽃이 있는 자화상. 이 작품은 일본 근대문학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의 표지에 실리기도 했다.

대략 외설이다.^^;;

미성년자를 모델로 한 질펀한 누드화들이 빌미가 되어 ‘공공 부도덕’ 혐의로 3주간 옥살이까지 할 정도였으니.(당시에는 14세 소녀의 매춘을 인정했던 시기여서 이러한 실레의 작품만으로 사법처리하기엔 범법의 경계가 모호했다고.)

암튼 참으로 음란하기^^;; 짝이 없는 그 천재의 작품들에서 호기심이 우르르 쏟아져서 말이지.

간결해서 즐겨 보는 시공디스커버리 총서를 찾았더니, ‘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라고 하네.

오, 근데 알라딘 센텀점에는 있다!

2시 20분, 일어 수업 마친 후 곧장 지하철역으로 달려서....

헉!!! 했던 작품들이 쏟아져서 당황스러웠넴.ㅎ

 

추기경과 수녀, 또는 애무
사신과 소녀

오스트리아 태생으로 1918년 28세에 요절한 에곤 실레.

그의 그림은 조선시대 신윤복이나 김홍도의 춘화도 이상으로 적나라하다.

 

한편 그 속에서 뭉크의 ‘절규’가 얼핏 스치기도 하고, 백진스키의 ‘사랑’이 기웃거리기도 한다.

육체과 감성의 본질을 그들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표현한 많은 작품들이 생각을 쿡 찌르는 것 같은, 그 느낌에 진심인 내가 궁금타.

 

흔히 실레의 작품을 성적인 욕망이 그 주제이며, 공포와 불안에 떠는 인간의 육체를 묘사했다고 한다.

단순히 묘사 정도가 아니라 다수의 작품들은 마주하기 불편할 만큼 꽤 선정적이다.

물론 실레의 성장배경과 활동하던 시대의 빈을 감안한다면 어느 정도 납득은 가능하지만 서두.

Embrace(포옹). 이 정도는 암 것도 아니다.^^;;

 

그리고 구스타프 클림트.(드로잉 ‘누워있는 여인’ 등 진한 에로티시즘을 표현한 그의 작품들도 만만찮긴 해.^^;;)

클림트가 에곤 실레의 친구 같은 스승이자 피후견자였던 것도 화풍에서 배재할 수 없었을 것 같다. 그저그런 흔한 욕망의 표현에 그칠수 있었을 대부분의 누드화에 클림트풍의 우아한 장식적 요소가 녹아들면서 외설로부터 탈피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은.

 

해도 여전히 성에 대한 거침없는 표현이 내게 낯설긴 하다.ㅎ

검은 머리의 소녀
돌풍 속의 가을 나무

 

실레의 멀쩡한^^;;그림들 중 최후의 만찬을 오마주했다는 이 작품은 전시회 포스터 기획 중 완성된 것이라고 한다.(예수의 자리에 앉은 실레). 같은 나이에 요절한 바스키아 외에 마티스, 앤디 워홀의 작품이 섞여 보이는 것은 단지 나만의 느낌이고.

 

오래된 물방앗간.

하나에 몰입하다 보니 원, 이런 망령된 생각.

물방앗간이라는 장소가 우리에게 '은밀한 만남'의 대명사로 각인되어 있어서 인가 봉가.ㅎ

세월의 디테일한 터치가 돋보이는 이 역동적인 그림에서 난 그 안을 들여다 보고 있었네.^^;;

 

미학의 기본 개념에서 말하는 예술의 본질이란 ‘예술은 인간이 세계와 정서적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일종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위대한 예술가는 인간과 삶, 그리고 세계에 대한 체험을 감동적이면서도 명확하고, 설득력 있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에곤 실레는 위대한 예술가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