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 971

5박 6일 그 겨울의 여행/단양의 첫날

12월 27일(화) 자기 의지를 가지고 낯선 곳에 도착해 몸의 온갖 감각을 열어 그것을 느끼는 경험, 한 번이라도 그것을 경 험한 이들에게는 일상이 아닌 여행이 인생의 원점이 된다. -김영하 ‘여행의 이유’ 중에서 진해 출발(07:00)→군위 휴게소 아점^^→단양 다누리 아쿠아리움→단양 구경시장(망치 돈까스)→고수동굴→소백산 자연휴양림 남쪽 끄트머리에 살다 보니 여행지를 선택할 때는 대체로 지도 아래쪽에서 눈을 굴리게 된다. 그렇다고 윗지방을 아예 배제하는 것은 아니었으나 운전을 도맡은 딸아이와 아직 배려가 필요한 손주 때문에 익숙한 길도 아닌 먼 곳은 막연히 불안하기도 해서. 해도 올 1월, 셋이서 청양과 부여, 담양까지 훑어내린 이후 약간의 자신감이 발려 방학만큼은 길게 멀리 뛰어 보기로 했는데.....

윤회와 환생/전생의 아이들과 재회한 엄마 이야기

폭력적인 남편 곁에 어린아이들을 두고 이른 나이에 죽은 제니 코켈이라는 여자가 60년 후 환생하여 고아원을 거쳐 뿔뿔이 흩어져 살던 아이들(현생에선 더 늙은)을 찾아서 만나는, 믿거나 말거나(나는 믿지만) 가슴 뭉클했던 이야기. 이야기 말미에 작성자가 잔잔히 전해주는 말이 좋아서 글로 남겼다. 삶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삶은 생각과 느낌, 감정의 결과입니다. 우리는 대부분 풀지 못한 염원과 감정을 해소하고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성장하는 삶을 살아가고자 한다면 가장 먼저 자기 자신을 잘 살피고 관조해야 합니다. ‘나는 어떠한 생각과 감정에 머물러있는가?’하고 스스로 질문해 보십시오, 본래의 ‘나’는 맑고 구름 없는 하늘과 같습니다. 그 하늘에 새가 지나가고 구름이 끼고 천둥도 치지만..

연말 선물?^^ 창원 시립 마산 문신 미술관

12월 22일(목) 몇 날 남지 않은 한 해의 끝자락에서 받은 선물 같은 하루. 친구의 신랑, 우리의 가이드께서 또 이렇게 세 여자들의 허기를 채워 줬다. 두루 분주한 연말이라 생각지도 않았는데, 매번 이런 식으로 감동을 선사하는 가이드님께는 그저 감사할 따름. 다른 이의 가려운 곳을 자연스럽게 캐치할 수 있는 것도 남정네들에겐 흔치 않은 능력일 터, 어떤 곳을 선택해 무엇을 보여 줄 것인가를 고심한 흔적 또한 역력해 종종 신기하기도 하공.^^ 출근 시간을 최대한 피해 주는 것은 백수의 예의이자 기본.^^ 멀지 않은 곳이라 여유를 두고 출발하여 마산 근교의 진동에서 초오큼 이른 점심을 해결했다. 일전에 친구 부부가 블로그 유명세를 믿고 방문한 후 엄지 올려준 집. 이름도 생소했던 박고지 김밥과 국수에 따..

하동, 예농인 이용우 개인전 '게으른 농부 섬진강에 안기다.'

12월 17일(토) 그저께 알라딘에서 담아 온 정재승의 ‘뇌 과학자는 영화에서 인간을 본다.’에 눈 박고 있던 초저녁. ‘야!’하는 카톡 울림에 퍼뜩 현실로 복귀^^해서 확인했더니 웬만한 일이 아니면 거의 소식 전하지 않는 친구가 미술 전시회 참석 의사를 타진해 온 거였다. 퇴직 후 고향 하동에서 농사 지으며 작품 활동을 하는 대학 동기가 이번에 개인전을 열었다면서. 사전 정보를 캐다가 마침 ‘하동고 25기’ 카페에 올려진 전시회 홍보와 함께 몇 개의 작품을 볼 수 있었고, 12월 12일 자 프레스 뉴스 통신에서 ‘하동군, 부춘마을... 게으른 농부 화가로 불리는 ‘예농인’ 이용우 개인전 열려‘라는 제목의 기사도 발견되었다. 기사를 요약해 보면, 직장 생활 틈틈이 습작, 2016년 공직 퇴직 후 본격적으..

시립미술관에서 민락동 백산까지

미술관 들렀다가 친구가 좋아하는 등산까지 해치울^^참이었다. 당초 건너편 장산으로 빡세게 오를 계획이었으나 미술관에서 너무 오래 지체하였기에 MBC 사옥 뒤 낮은 백산을 선택했다. 한때 30여 년을 광안리와 센텀시티 근처에 살았면서도 그저 눈으로만 새겨왔던 백산. 정상까지 129.5m, 오늘은 이 정도가 괜찮을 것 같다. 미술관을 나와 가까운 백산까지 걸으면서 본 ..........ㅎ 이런 풍경이 문명의 발전 단계라면 자연은 죄다 파 뒤집혀야 한다. 내가 살았던 그 시절엔 바다에 닿은 수영강과 왼쪽의 백사장이 전부였던 곳. 이제 로봇 같은 거대 마천루가 흉물스럽게 들어서면서 인간과 자연, 빈부의 경계를 그어 버렸다. 아마도 애기동백. 그래도 꽃은, 늘 보답 바라지 않고 아낌없이 희망을 쏴 준다. 민락초등..

부산시립미술관 '모든 것은 서로를 만들어 나간다'

12월 13일(화) 집 앞 금련산 오르는 것 외에 혼자 돌아다니는 것을 많이 불편해하는 친구가 다음엔 자기도 따라붙고 싶대서... 전시 종료 전까지 틈나는 대로 들락거릴 참이라 나선김에 가까운 산도 탈 겸 시립미술관행에 친구를 불렀다. 오, 제법 쏠린 인파가 우선 반갑고. 했지만 그 여파에 1시간이 뒤로 밀려 버렸넴. 뭐, 그래도 좋다. 건너편엔 그 이상의 시간도 즐거이 충족시켜 줄 알라딘 서점이 있으니까. 친구는 패브릭 북 커버와 책 3권, 난 정재승의 ‘뇌 학자는 영화에서 인간을 본다.’ 한 권 사 들고 나왔다. 어우~ 마음 불러. 12시 맞춰 2층으로 들어섰다가 읭? 했던 거. 굉장히 의미 있는 이 전시를 지난 11월 방문 때는 왜 몰랐지? 아마도 이건희 컬렉션에 꽂혀 기획 전시장은 그저 무심히 지..

수정산 '신개념 놀이터'

12월 10일(토)~11일(일) 친구 만나러 부산 들어오는 딸아이에 붙어와 내 집에서 하룻밤 떼굴랑하게 된 손주. 시립미술관과 문화회관 쳄버홀의 부산 피아노트리오 공연까지 즐기려 했더니 도착이 늦어지는 바람에 삼정타운 게임관에서 잠시 놀다 다이소 돌며 소소한 기쁨만 누리고 왔썽.ㅎ 딸아이가 밖에서 주문해 준 푸라닭으로 늦은 저녁 클리어 후, 어미의 빈자리를 핑계로 최대한 요놈의 적극적인 요구를 충족시켜 준 나!^^;; 다음 날 벽공의 따순 초겨울, 이렇게 좋은 오늘은 건강하게 놀아 줘야 한다규.^^ 12월 중 준공 예정이라는 '신개념 놀이터'. 수정산 체육공원 위 전망 좋은 산 중턱의 이곳은 준공 전부터 근처 아이들이 종종 찾아 들고 있다. 몇 년 전 통영 세자트라숲에서 본 놀이기구들이 몇 개 보였다. ..

기차 타고 봉화마을

12월 6일(화) 11월부터 친구가 기대했던 다솔사 단풍 놀이는 여차저차 나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시간을 내지 못한 채 어느덧 12월로 접어들었다. 오래 붙잡고 있던 가게를 접은 뒤 재도약의 청사진을 그려놓고 잠시 휴식 중인 친구에겐 그야말로 귀한 하루하루였을 텐데 내가 그 기회를 놓아 버린 꼴이 되었다. 홀로 낯선 곳에 발 내딛는 것을 무척 두려워하는 그녀였던지라 굳이 나의 동행을 바랐던 것인데..... 미안한 마음에 얼마 전 ‘기차여행’은 어때? 했고, 그녀의 설렘이 잔뜩 발린 문자가 날아왔다. ‘나 기차여행 너무 좋아.’ 기차 타 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까마득할 정도라면서. 집 근처 산이긴 해도 그녀의 유일한 취미인 등산까지 고려해 부산 가까운 기차역을 선택했다. 내게는 네 번째 방문인 진영 노..

김장, 과도한 서비스로 멘붕에 빠진 딸^^;;

12월 2일(금) 올해는 딸아이가 직접 배추를 절여 보기로 했단다. (어미 힘들까 봐 홀로 감당한 뒤에야 알려 줬다.ㅎ) 근처 산비알에서 농사짓는 분이 계시는데 주문 즉시 수확한 배추를 원하는 날과 시간에 맞춰 배달해 주신다고 하시니 더욱 솔깃해졌던 거다. 것도 헐값에. ‘섭섭지 않게 서비스 들어갔습니다.’ 하셨다던가. 헐! 이 무슨..... 예상했던 한 포기가 아니었다. 문 앞에는 거의 두 배 가까운 배추 뭉치가 태산처럼 당당히 버티고 있더라는 거! 아아아~~~~, 서비스를 이렇게 맘대로 주시다니.... (잠시 '얼음' 했을 딸아이를 떠올리다 그만 허리 꺾고 박장대소 했넴.ㅎ) 전투 개시 전 뱃구레부터 채워놔야 해. 오전에 배추 씻으면서 양념까지 버무려 놓고 웅천의 향원으로 달렸다. 여전히 맛있썽, 추..

가재가 노래하는 곳

저자는, 생태학자이자 환경보호론자로도 유명한 델리아 오언스는 조지아대에서 동물학을 전공했다. 캘리포니아대에서 동물행동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23년 동안 아프리카에서 야생동물을 관찰·연구하며 보냈다. 이때의 연구 성과를 정리한 논픽션의 공동저자로서 훌륭한 자연도서에 주어지는 존 버로스상을 수상했다. 다수의 저명한 학술지에 글을 실으며 명성을 얻었다. 2014년에는 로버트 레드포드가 내레이션에 참여한 다큐멘터리 에 출연하기도 했다. 펌]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code=119&artid=202210281100331 그저께 알라딘에서 담아온 델리아 오언스 ‘가재가 노래하는 곳’, 이틀 만에 완독했다. 시력이 급격하게 저하되면서 글 읽는 시간을 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