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 971

동백꽃 필 무렵/여수 오동도

3월 19일(토)~ 어제보다 먹구름의 무게를 조금 덜어낸 하늘. 우산까지 필요할 정도는 아니었으나 비는 좀 더 흩뿌릴 것 같다. 딸네서 창원 중앙역까지 25분여, 6시 17분 부전역을 출발한 첫 열차는 7시 36분 창원 중앙역을 경유하여 9시 30분 광양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 여수 오동도 광양 매화마을은 흙길이라 비 오는 날 걷기엔 불편하다는데야. 마침 동백꽃 개화 시기라 마중 나온 사위 차에 얹혀 곧장 오동도로 향했다. 겨우 걸음마 하던 녀석과 향일암 들러갔던 때가 2014년, 7년 만에 들어선 오동도는 기억 속의 풍경 그대로이다. ‘여수.순천 10.19 사건’을 요약해서 전시해 둔 작은 공간. 해방 후 변혁 운동의 연장선에서 발생한 사태로 우리는 흔히 '여순반란사건'이라 지칭한다. 통일과 친일파 ..

광양행 출발 전날

3월 18일(금) 광양역은 주말 부부인 사위 숙소에서 승용차로 4~5분이면 도착할 만큼 가까운 거리다. 얼마 전 부전역에서 출발하는 경전선이 창원을 거쳐 광양역에도 정차한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된 이후 한 번 이용해 본 사위는 여러모로 편했다며 우리에게 이번 주 매화 만개 시기에 맞춘 기차 여행을 권유했다. 녹록지 않은 주행거리에 자가운전의 피로감, 고공 행진 중인 기름값 등을 감안한다면 이동수단으로서의 열차가 주는 효율적인 면이 꽤 크긴 하다. 창원 중앙역에서 광양역까지의 소요 시간은 1시간 50분, 잠시 눈을 붙이거나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 한 권이면 그닥 지루하지 않을 만한 시간이다. 토요일까지 예보된 강우량은 미미하여 이동에는 그다지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광양행을 계획대로 진행했다. 딸아이가..

[내돈내산] 케라셀 네일 1년 사용 후기

결론부터 말해 두자면 따악 요기까지. 변색을 완화시켜 주기는 하지만 역시 치료제가 아닌 영양제의 한계라는 거다. 2021년 3월 중순 즈음부터 사용하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거의 1년, 여행하느라 건너뛴 몇 번을 제외하면 진심 요올씨미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는데.....결과가 다소 실망스럽긴 하다. 케라셀 네일에 의존해 왔던 1년간의 내 발톱 변천사 ▶ 사용 전 상태 분명 발톱 무좀, 엄지 발가락만 사망 직전의 색을 보이고 있다.ㅠㅠ;; 왕짜증. ▶ 사용 5개월 후 전체적으로 색이 옅어지고는 있지만, 자라나는 발톱의 색은 그닥 건강한 빛깔이 아니었던.... 이때부터 슬그머니 믿음이 고개를 떨구는 중.ㅎ ▶ 1년 사용한 현재 이후부터는 큰 변화가 없다. 더 이상의 진행을 완화시켜 준 걸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물 먹은 솔방울이....

3월 15일(화) 지난 토요일, 소엽풍란에 깔아 주려 몇 개 주워온 솔방울. 주말 동안 이러저러한 일로 밀쳐 두었다가 오늘 아침 흐르는 물에 먼지를 씻어 내고 소쿠리에 받혀 뒀다. 아, 근데 이 무슨 해괴한.....? 활짝 벌어져 소쿠리에 수북했던 솔방울이 죄다 쪼그라들어 있었던 거다. 곧장 날아오를 듯 입 크게 벌리고 활개 치던 아이들의 이토록 단단한 침묵의 시위라니! 설마 생명 반응? 아니면 수돗물의 부적합한 성분이 문제였나 봉가? 해서 일요일 하루 봄비 맞은 놈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여 허위허위 산으로 내달렸다. 아, 얘들도 하나같이 문 단단히 걸어 잠근 채 웅크리고 있다.ㅎ 자연 해설가 김영선씨는 이러한 현상을 솔방울 안에 자신의 종족을 보호하려는 행위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벌어진 틈으로 잠..

겨울 가뭄 끝? 광안리 해변

3월 13일(일) 남천동 지박령급 친구와의 등산 계획은 우천으로 취소되었다. 하여도 오랜 겨울 가뭄을 해소시켜준 봄비가 오히려 반가웠던 오늘, 딸네를 보내고 나는 해변으로 가요오~♪♬^^ 어릴 적 기억을 들추어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두근두근, 집에서 잰걸음으로 5분이면 나타나는 그때의 광안리 백사장은 바다가 까마득히 멀게 보일 만큼 그 폭이 상당했었는데.... 그사이 해변으로는 상가건물들이 화려하게 들어섰고, 몸을 반쯤 담근 채 바다를 향해 뻗어있던 예쁜 동산은 흔적도 없이 깎여 멋없이 높기만 한 회센타가, 반대쪽 우뭇가사리를 널어 말리던 청정지역은 아파트에 잠식당해 버렸다. 이제는 전국적인 관광지가 되어 팬데믹이라는 미증유의 사태 와중에도 여전히 불야성인 광안리....도대체 그 기막혔던 한 시절의 절경..

얼결에 수정산 정상 탈환^^;;, 그리고 딸네와...

3월 12일(토) 조만간 들어설 수 없을 수많은 오솔길이 아쉬워 숲이 우거지기 전까지는 가지 않은 길만 골라 골라서... 봄을 품은 온갖 생물들의 아름다운 용트림을 한편 경계할 수밖에 없는 뻔뻔한^^;; 이유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나 역시 움트는 야생 초화에는 환호하면서 동시에 깨어나는 혐오 생물들(이런 표현이 미안하지만.ㅜㅜ;;)에 대해서는 그닥 호의적이지 못하다. 봄을 맞는 초목들의 기쁨은 대폭 줄어들 등산로 선택에 대한 나의 절망, 그래도 자연의 소생이 경이로운 건 어쩔 수가 없긴 하고.ㅎ 명상을 통해 스스로에게 최면까지 걸어 봤지만 도무지 가까워지지 않는 그들과의 거리가 요즘은 마구마구 속상하다. ‘모든 진화의 산물들 가운데 우리가 막내 격이라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간이 속한 ..

하루에 담다.

3월 9일(수) 벛꽃공원→소사마을→카츠홀릭(점심식사)→가덕도→용원어시장 20대 대통령 선거일이 배부해 준 국민 휴일 티켓 사용.^^ 회사 생활 외에는 잠과 TV 시청이 일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위로 인해 휴일은 십중팔구 집콕일 수밖에 없는 손주다. 온종일 소파에서 등을 떼지 않는 사람까지 챙겨야 해서 어미가 데리고 나서 봤자 아파트 근처, 하다 보니 오늘 같은 날 아비의 부재는 녀석에게 때때로 호재가 되기도 한다.^^ 봄이 열리는 들판을 돌며 쑥도 캐고, 천지를 들썩이며 눈을 틔우는 초목들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발에 밟히는 자갈의 경쾌한 소리를 들으며 물수제비도 뜨고..... 온몸으로 자연의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하루를 만들어 주고 싶은, 해서 이른 시간 투표장 들러 곧장 진해로 들어갔다. 갓..

봄맞이 반려식물. 기분은 봄의 정점

2월 7일(월) 봄의 영향인가 봉가. 최근 들어 산을 오를 때부터 마음이 한곳을 향하고 있다. 자유시장 3층, 환장의 꽃시장.^^;; 어쩌나.....그곳은 내게 때때로 양귀비보다 더 지독한 환각제가 되기도 하여.ㅎ 출구 없는 매력에 갇혀 좁고 화려한 통로를 몇 번이나 돌다 문득 정신 차려 보면 이미 내 손엔 검정 비닐봉투가 묵직하다. 뭐, 오늘 또 질렀다지.ㅎ 사실 유난히 애지중지하던 보스톤 고사리와 서너 번 이별하고부터는 미안함 마음에 재입양의 욕심을 접어두고 있었는데, 겨울을 즐기듯 아랑곳없이 초록 뿜뿜하고 있는 거실의 초화류를 보다 재도전의 의욕이 또다시 퐁퐁 솟구치더라는 거. 하지만 자주 들르는 화원 쥔장께서 그 아이는 좀 더 기다려야 볼 수 있다고 하시네. 아, 거기서 되돌아 서야 했는데......

'이건희 컬렉션'이 왔다.

서울신문에 실린 기사를 다 읽기도 전에 광속으로 알라딘 인터넷 서점 클릭, 구매 완료.^^ - 기사 전문 오는 4월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막을 올리는 ‘이건희 컬렉션’ 기증 1주년 특별전에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자료 300여 점이 나온다.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열었던 전시(135점)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9일 국립중앙박물관이 발표한 올해 주요 업무계획에 따르면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에는 지난해 선보인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와 모네가 그린 ‘수련이 있는 연못’, 김환기의 푸른색 전면 점화 ‘산울림’ 등을 포함해 모두 300여 점이 공개된다. 4월 28일부터 8월 28일까지 이어지는 전시는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이 국가에 기증한 문화재와 ..

흐르는 세월이 종종 감동이다.

3월 5일(토)~6일(일) 갓 난 녀석 품에 안고 어르던 그 세월은 누구의 것이었나 싶을 만큼 까마득히 먼 기억이었다. 벌써 초등학교 3학년이라니. 너 월반한 건 아니지?^^;; 한 해의 달력을 10번 갈아치우는 동안 녀석은 진급에 진급을 거듭하여 초등학교 3학년이 되었고, 이제 훌쩍 자란 키로 내 옆을 걷고 있다. 쉰 살이 넘은 어느 작가가 그랬다 마치 기차 레일이 덜컹거리고 흘러가듯이 세월이 가는 소리가 들린다고 오광수 '세월이 가는 소리' 중에서 사위가 이틀간 자격증 갱신과 관련된 시험을 치루는 사이 두 사랑이가 내 집으로 날아들었다. 흠머, 잘 되었다. 기왕 행차한 거, 녀석 진급 축하 파티 비슷한 거나 한 번 해볼까? 그래 놓고 차림은 우리 위주가 되어 버려서 슬쩍 민망했넴.^^;; 나도 즐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