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2022년, hrer and now

하루에 담다.

헬로우 럭키 찬! 2022. 3. 11.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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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9일(수)

벛꽃공원→소사마을→카츠홀릭(점심식사)→가덕도→용원어시장

 

20대 대통령 선거일이 배부해 준 국민 휴일 티켓 사용.^^

회사 생활 외에는 잠과 TV 시청이 일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위로 인해 휴일은 십중팔구 집콕일 수밖에 없는 손주다.

온종일 소파에서 등을 떼지 않는 사람까지 챙겨야 해서 어미가 데리고 나서 봤자 아파트 근처, 하다 보니 오늘 같은 날 아비의 부재는 녀석에게 때때로 호재가 되기도 한다.^^

 

봄이 열리는 들판을 돌며 쑥도 캐고, 천지를 들썩이며 눈을 틔우는 초목들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발에 밟히는 자갈의 경쾌한 소리를 들으며 물수제비도 뜨고.....

 

온몸으로 자연의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하루를 만들어 주고 싶은, 해서 이른 시간 투표장 들러 곧장 진해로 들어갔다.

갓 낚아 올린 고등어 마냥 온몸으로 발산되는 녀석의 기운을 터뜨려 주러.

 

만남의 광장에서 벛꽃동산으로

준비운동?^^ 벛꽃동산 입구 만남의 광장 놀이터에서 유아놀이 하는 사랑이들.
진해 시가지 대부분이 조망되는 곳
나목의 대부분이 벛꽃이다. 이번 주말 예보된 비가 내려 준다면 대략 1주일 후 벛꽃을 볼 수 있을지도.

 

소사마을

마을 입구의 거대한 백목련 나무.

툭툭 꽃을 터뜨리는 봉오리의 아우성이 들리는 것 같다.

기우제가 간절할 만큼 극심한 겨울 가뭄에도 아랑곳없이 초목은 제 몫의 생명을 가득 잉태 중.

4월의 노래도 무색하게 이제는 3월의 꽃이 되어버린 목련. 갈수록 두드러지는 지구 온난화 현상은 이렇게 곳곳에서 우리의 마음을 심란하게 한다.

 

김씨 공작소.

녀석 관심의 최대치를 만족시켜 주는 곳이다.

옛날 (불량?^^)과자 및 장난감을 득템할 수 있거든.^^

 

새단장 하려나 봉가.

김씨 공작소 주변은 바야흐로 공사 중.

잎 떨어진 덩쿨이 을씨년스러워 멀리서 보면 폐가 같다.
김씨 공작소에서 건져 온 새총 시험 발사 중.^^

 

 

카츠 홀릭

'삼삼 돈까스'로 줏가 제대로 올렸던 진해 주택가의 분식집.

고객의 성원에 기대 근처의 신축 건물로 이전하면서 상호까지 개명했다.

수수 했던 골목 분식집에서 놀랍도록 환골탈태한 실내 인테리어에 깜놀했지. 

 

맛이 살짝쿵 변한 것 같았던 나와는 달리 딸네는 여전히 이곳을 환호한다.

한동안 생각이 날 만큼 혀를 자극했던 김치나베......밀가루 범벅 오뎅이 국물 맛을 반감시킨 듯 뒷맛이 살짝 썼네.ㅎ

전체적인 비주얼은 고급스러워졌으나, 나는 그 변화에 그닥 호응이 가지 않더라는 거.^^;;

스프에 에피타이저꺼정 .....^^
비주얼은 여전하다. 추가된 메뉴가 또한 돋보였으나...
돈까스에 제공되는 디저트. ᄎᆞᆷ크래커 위에 내려 앉은, 아마도 구운 마시멜로?....손주가 환장 흡입하느라 맛볼 기회는 없었으나 꽤 괜찮았나 보다.^^

 

 

가덕도

딸네서 왕복 1시간, 몇 번의 경험치에 의해 검증된 녀석의 콧구멍 펌프질^^’ 장소로 썩 괜츈했던 가덕도를 겨냥한 뒤 식사 후 곧장 내달렸다.

대항 전망대에서 일단 멈춤, 트인 남해의 풍광부터 즐기고.

 

 

대항항 인공동굴

두 번의 걸음 뒤 오늘에야 비로소 체험하게 된 일제 만행의 현장.

늦은 오후 짧은 시간 다녀오느라 다음을 기약하며 일부만 둘러 보고 왔다.

지나친 감정 이입을 경계하며....ㅠㅠ;;

마을에서 인공동굴로 향하는 데크로드.

 

어머니 보고 싶어.....내려 앉는 마음 추스리며 허겁지겁 발길 돌렸던 장소.
또 찍혔다. 다스베이더급은 아니었지만.^^

 

대항항에서 본 일출, 일몰 사진 

 

소원의 벽.

방문객들이 하트에 새겨 놓은 다양한 다짐과 소원들.

 

녀석의 본격적인 콧구멍 펌프질이 시작된 해변.^^

한동안 가둬 두었던 기운을 물수제비로 발산 중이시다.

 

조만간 역사 공부의 본격적인 걸음마를 뗄 무렵부터는 현장감 있는 대화가 이어질 수 있을 터, 오늘은 그저 자연의 품을 온전히 느껴 보기.

 

소사마을에서 담아 온 쑥 한 줌.

지독한 겨울 가뭄 탓에 어떤 악조건에서도 '쑥쑥' 잘 자라는 쑥조차 여문 땅을 뚫지 못하고 있더라.

 

 

지난주부터 ‘해삼 땡겨.’ 했던 우리, 귀가길 용원 어시장에서 눌러 둔 마음도 풀어 버렸다.

덤으로 끼워 넣은 멍게맛이 일품이라며 감동 숨기지 않던 딸.^^

 

녀석을 위한 치킨과 냉동실에 모셔둔 알탕까지 합세한 식탁이 푸짐해 졌다.

게다가 화려한 색감의 토마토를 코디한 딸아이의 센스라니.^^  

 

봄 앞에 선 날

좋은 날만 있어라

행복한 날만 있어라

건강한 날만 있어라

 

딱히

꼭은 아니더라도

많이는 아니더라도

크게 욕심부리지 않을지니

 

새봄에

우리 모두에게

그런 날들로 시작되는

날들이었으면 싶어라

 

매서운 추위 걷히고

밝은 햇살 가득 드리운

따스함으로

 

뾰족이 얼굴 내미는 새순처럼

삶의 희망이 꿈틀거리는

그런 날들이었으면 싶어라

 

유승희 입춘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