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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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따라서..../2022년, hrer and now

겨울 가뭄 끝? 광안리 해변

헬로우 럭키 찬! 2022. 3. 14.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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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3일(일)

남천동 지박령급 친구와의 등산 계획은 우천으로 취소되었다.

하여도 오랜 겨울 가뭄을 해소시켜준 봄비가 오히려 반가웠던 오늘, 딸네를 보내고 나는 해변으로 가요오~♪♬^^

어릴 적 기억을 들추어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두근두근, 집에서 잰걸음으로 5분이면 나타나는 그때의 광안리 백사장은 바다가 까마득히 멀게 보일 만큼 그 폭이 상당했었는데....

 

그사이 해변으로는 상가건물들이 화려하게 들어섰고, 몸을 반쯤 담근 채 바다를 향해 뻗어있던 예쁜 동산은 흔적도 없이 깎여 멋없이 높기만 한 회센타가, 반대쪽 우뭇가사리를 널어 말리던 청정지역은 아파트에 잠식당해 버렸다.

 

이제는 전국적인 관광지가 되어 팬데믹이라는 미증유의 사태 와중에도 여전히 불야성인 광안리....도대체 그 기막혔던 한 시절의 절경은 누구의 꿈속이었을까?

가슴이 저려 왔다.

 

오늘 친구와 촉촉하게 젖은 좁아진 백사장을 내려다보며 새삼, 안타깝고 서글픈 마음으로 길게 걸었다.

 

옛날엔 건물 뒤 도로까지 백사장이었을 걸
아직도 추운 날, 게다가 비 오는 날, 써핑에 목숨 바치고자 결심한 것 같은 한 분.
인간은 파뒤집고, 할키고, 긁어내는 것을 발전이라고 한다. 이제는 거의 중독 수준인 자연 파괴 행위랄까.

 

오랜만에 광안리에서 색소폰 카페를 운영하는 친구 부부를 만나 요렇게 대접도 받고.

가격대가 어마어마한 같은 건물 1층의 숯불장어집이다.

장어구이, 장어탕, 장어볶음밥, 꼼장어구이.....장어로 요리할 수 있는 음식을 거의 섭렵했다는 거.^^

나 오늘 계 탔썽.^^보양식 먹여줘서 고마워어~~~

 

친구네 카페로 올라라 2차까지 ....어쩌나, 몸 둘 바를 모르겠어서.^^;;

레옹 안경 장착하고 비틀즈의 hey jude를 멋지게 연주해 준 친구의 짝꿍.

거의 대낮이었던 4시에 만나 노닥거리다 보니 그새 밖은 깜깜했다.

네온 화려한 광안리 풍경이 부담스럽고 낯설었지만 봄비에 촉촉히 젖은 대기가 바닥에 누워 있던 감성을 기분좋게 토닥여 준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