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 971

‘괴물급 신인’으로 부상한 피아니스트 임윤찬, K컬쳐의 쾌거

최근 한 달 사이 핀란드 헬싱키의 장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양인모가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벨기에 브뤼셀에서는 퀸엘리자베스콩쿠르에 참가하여 1위에 오른 첼리스트 최하영과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를 심사위원들의 극찬과 더불어 18세라는 최연소 우승으로 제패한 임윤찬이 화제다. 냉전 시대인 1958년 옛 소련의 제1회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미국의 영웅'으로 칭송 받았던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1934-2013)을 기리는 대회로, 세계 3대 콩쿠르 쇼팽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 견줄 수 있는 명성을 가진 국제 대회다. 시작은 7세 무렵 동네 음악 교습소였단다. 어머니의 ‘악기 하나쯤은 다룰 수 있는 게 좋겠다’는 권유에 따른 거였다. 그리고 불과 10여..

을숙도 문화회관 굿모닝 콘서트 신민속악회 바디의 '오래된 미래'와 젊은 작가 프로젝트 개인전

6월 17일(금) 지난번 현대미술관 갔다가 바로 옆 을숙도 문화회관 전시관의 플래카드를 보고 기다려 온 「부산 사랑 젊은 작가 프로젝트 개인전」. 공모를 통해 선정된 청년작가 박한지와 이진국의 서양화 및 입체 작품(공예) 4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그러다 같은 날 기획공연 전시에 올라온 요기에도 꽂혀 온라인 예매 20% 할인 가격으로 자리 하나 잡아버렸네.^^ 사실 헬레나 노르베리-호지의 ‘오래된 미래/라다크로부터 배운다.’가 먼저 떠올랐고, 제목의 친근함에 끌려 홈페이지 뒤져 보다 오호! 했기 때문. 11시 공연에 맞춰 30 여분 전에 들어선 평일의 광장은 꽤나 소란스러웠다. 어? 야외공연도 있었나? 다양한 컨셉트의 의상으로 치장한 이들이 궁금해서 물어봤다. 읭? 졸업사진 촬영 중인 다선중학교 아이들..

비 오는 날의 노동요

6월 14일(화) 반 뼘쯤 열어둔 창을 넘어 베개 속까지 자박하게 고여 든 빗소리가 평온하다. 아, 오늘 비요일이랬지. 4시 반, 그 새벽에 초록이들을 줄줄이 몰고 신나게 옥상으로 달려갔다. 그리 흔치 않은 자연의 선물이란다. 오늘은 여기서 한바탕 놀아 보렴. 유난히 물 고파하는 아이들만 골라 풀어 놨다. 테이블 야자, 아스파라거스, 스노우 사파이어, 스파티필름. 환청인 듯, 얼핏 초록이들의 탱클거리는 환호성을 들었던 것 같기도.^^ 쑥갓은 잎 뒷면으로 해충이 길을 만들기 때문에 자주 눈여겨 봐 줘야 하는데, 작년에 만들어 둔 계피스프레이(계피+에탄올)가 있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한 번 뿌려 줬더니 신기하게도 더 이상 벌레집이 생기지 않았다. 사실 모기 퇴치제로 만들었다가 효과가 미미해 쳐박아 둔 거였..

1년 농사, 매실청과 보리수 열매 청

6월 12일(일) 할미, 아침에 보리수 열매 따러 갈 때 나도 깨워 줘. 전날 잠들기 전 녀석이 내게 당부했던 말이다.^^ 내 사탕, 보리수 열매 따러 가자아~~~~♪♬ 지난주 한 바구니 따서 청을 담궜지만 마치 화수분인 듯 끝도 없이 붉게 터지는 보리수 열매. 이번엔 예쁜 나의 두 지기를 위한 몫으로 각각 한 병씩 따로 담았다. 동네 한 바퀴 돌다 발견한 백로(왜가리?) 도촬.^^;; 신중하게 걸음 옮기는 것이 먹이 사냥 중인 것 같다. 바야흐로 매실 출하 시기. 6월 초부터 시장 여러 곳에 매실이 보이기 시작했지만 수확 적기에 따라 구연산 함량도 달라진다고 하기에 초큼 기다려 봤다. 구연산 함량이 최고조에 달하는 망종 지나 수확해야 한다는데, 청매실의 경우 개화 후 80일~90일, 홍매화는 110일~..

호국 보훈의 달이라면서....

6월 11일(토)~ 금요일 밤 급조된 계획이었다. 그래도 호국 보훈의 달인데.........^^;; 뜬금없기는. 뭘 그렇게 거창한 제목까지 얹냐, 평소 자주 찾아뵈면 되는 건데.ㅎ 현충일 기념식이야 복잡해서 참석하지 못했다 해도 6월이 가기 전에....마음에 걸렸는지 사위가 딸아이를 부추겨 바람도 쐴 겸 산청 들러 오자고 했단다. 조만간 나 홀로 여행 삼아 백팩 한 번 짊어질까 생각하던 차여서 곧바로 OK 사인 날린 후 다음 날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 9시, 웅천 읍성에서 합류하여 산청 호국원으로. 갑자기 나선 길, 마침 만들어 둔 약밥이랑 견과류 강정이 있어서 냉장고에 들어앉아 있던 과일 몇 개 보태 작은 상을 만들었다. 방문객이 뜸하여 굳이 제례소까지 내려가지 않고 부모님 영정 바로 앞에서 고개 숙여..

Jonn 60, 에티오피아 예가체프와 강뉴부대

6월 8일(수) 내가 너무 애정하는..... ♪ ♬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 간절히 바라고 원했던 이 순간 나만의 꿈이 나만의 소원 이뤄질지 몰라 여기 바로 오늘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 말로는 뭐라 할 수 없는 이 순간........^^ 커피 향이 코에서 정수리를 돌아 내려와 발끝을 간지럽히는 지금 이 순간.....아,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보고 싶다.ㅎ 외출에서 막 귀가하는 나를 현관 앞에서 얌전히 맞이해 준 내 커피 .^^ 리뷰에 믿음이 가는 ‘John 60’에서 주문해 본 에티오피아 예가체프G2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 그것을 누리게 된 배경에는 에티오피아 사람들의 피와 눈물과 희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래전 이채봉 칼럼에서 읽은 글이다. 6.25전쟁 당시 ‘집단 안보’의 기치..

딸네 창 가의 보리수

6월 7일(화) 딸아이의 전언. ‘엄마, 보리수 따러 와. 다 익었어.’ 그러면서 창에 바투 붙어 바알갛게 익어가는 보리수 열매 사진을 날려 줬다. 옴마나, 어느새!!! 보리수나무는 의외로 병충해에 취약하다. 생장력이 뛰어나서 해충에도 강할 줄 알았더니 그건 또 아니었다. 아파트 관리실 측에서 해충 방재차 매년 약을 살포하고 있지만 올해는 유난히 ‘남새이 무당벌레 애벌레’가 기승을 부린다. 잎이 그닥 건강해 보이지 못한 가운데 요올씨미 열매를 키우고 있는 든든한 보리수나무. 열매가 익기 시작할 즈음 세찬 비가 한바탕 쏟아져 줘야 안심하고 수확할 수 있기 때문에, 기우제를 올리는 심정으로 이제나저제나 바싹 마른 대기를 우러르고 있었더니......... 지난 일요일 그렇게 내린 비에 씻겨진 탐슬탐슬 색 고운..

인디언 기우제, rainy day and '여행의 이유'

6월 5일(일) 인디언들이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비가 온다. 그들에게만 유독 영험한 레인 메이커가 있어서 일까? 아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그들은 비가 올 때까지 계속해서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이다. ‘인디언 기우제’ 중에서 서글픈 진리.ㅎ 이 얼마 만인고! 계획된 연휴 망친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오랜만에 나른한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비가 세상 반가운 걸. 내친김에 볼륨 높여 듣는 old pop.....아득히 먼 청보리색 기억이 거실 가득 넘실거리는. 그런 느낌. 유튜브 펌:https://www.youtube.com/watch?v=h56OTSUg21I&t=1608s 1. Nothing’s Gonna Change My Love for You 2. Right Here Waiting 3. Hero 4...

'거의 정보가 없는 전시' 부산 현대미술관에서 을숙도 강변까지

6월 3일(금) 인터넷 서핑 중 우연히 한 블로그에 올려진 화사한 그림에 따악 꽂혔다. 핑크 유토피아 화가로 알려진 임수빈의 작품 ‘동행’. 지브리 판타지 애니메이션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와 ‘모노노케 히메’의 모티브를 옮겨 놓은 듯 친숙함이 묻어있는 그녀의 유토피아, 마치 인간에 의해 파괴된 자연의 혼령 같다. 아....참 따숩기도 하여라. 2019년 대구 아트페어에서 첫날 완판되었다는 그녀의 그림은 주머니 털어야 먼지 뿐인 나도 탐욕이 발정날 정도였지.ㅎ 이러고 있다가 내친김에 현재 전시되고 있는 그림이 있을까 하여 시립미술관과 현대미술관 홈페이지를 기웃거리다 현혹적인 제목을 발견했다. ‘거의 정보가 없는 전시(Exhibition with Little Information)’ 국내외 유명 작가부터 ..

도긴개긴, 그래도 투표를....

6월 첫 날(수)/지방선거일 옜다, 한 표! 주러 나선 김에 시민공원 한 바퀴 돌며 칙칙하게 달라붙어 따라온 기분 탈탈 털어 내고 왔다. 진정 나라를 걱정하고 국민의 안위가 우선이었던 사람들은 끝내 버텨내지 못하는 게 정치판, 모조리 도적인 줄 알면서도 일말의 기대마저 내팽개칠 수는 없어서...... 이후, 예상했던 결과... 민주 참패! 권력지형이 뒤집혔다. 살다 살다 이렇게 무능한 집단은 처음이로세. 견제 불가능한 180석을 마련해 줬는데도 뭐 하나 제대로 해 놓은 게 없었으니. 믿고 힘 실어 줬을 때 일신의 부귀영화만 탐하지 말고 분골쇄신 백성을 위하는 척이라도 했다면 이렇게 바닥까지 떨어지지는 않았을 일. 촛불에 대한 배신은 한 세대가 끝나도 누그러지지 않을 것 같네.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