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2022년, hrer and now 141

진해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

3월 29일(화)~30(수) 유독 밤으로 기어드는 기침 때문에 숙면이 아쉬운 딸아이에, 곧 죽어도 어미 일체를 고집하는 손주까지 덩달아 깜빡 잠이라니. 2주분이나 처방받은 양약을 계속 복용해야 하는 것도 영 못마땅스러워 나름의 민간요법을 모색하다 제 작년 떼죽나무꽃과 쪽동백나무꽃으로부터 꿀을 채취 중이던 가야공원 현장에서 사 온 진꿀을 생각해 냈다. 아직 조금 남아있는 꿀에 무를 갈아 넣고 만든 민간 처방약. 양약을 그닥 달가워하지 않으셨던 어머니가 어린 우리 남매의 기침을 한 방에 날려주셨던 그 방법이다. 물론 예부터 전수되어 온 우리 선조들만의 비법^^이지. 기침으로 기력이 떨어진 딸아이에게 괜츈할 것 같아 황금 레시피^^에 따른 장어 볶음도 만들어 다시 진해로 ...... 다음 날 아침, 녀석은 역..

금련산 진달래

3월 27일(일) 구매를 부탁받은 물건도 전해 줄 겸, 알라딘 경성대점 들러 찾던 책 한 권 챙겨 넣은 뒤 맞춤한 시간에 친구를 만났다. 남천동 친구와의 휴일 만남은 당연히 등산을 전제로 하는 거, 오늘도 그녀의 나와바리^^;;를 벗어나지 않은, 바야흐로 봄을 틀고 있는 금련산 청소년수련원 쪽으로 길을 놨다. 길은 만 갈래, 길치인 친구 대신 나의 취향을 내세워 금련산 아래 주택가로 들어서자마자 낯선 길을 골라 들어섰다. 헤매면서 돌아다니다 들어선 초입은 언젠가 한 번 들어섰던 곳, 하지만 도중에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또 천 갈래이니....^^ '길을 모르면 물으면 될 것이고 길을 잃으면 헤매면 그만이다. 중요한 것은 나의 목적지가 어디인지 늘 잊지 않는 마음이다.'라고 중국 견문록에 남긴 한비야의 여유..

혼자 잘 노는 법? 공감!

드물게 오졌던 겨울 가뭄은 지난주 이틀의 첫 봄비에도 수목의 갈증이 해소되지 않았다. 어젯밤부터 내리던 비 역시 오락가락하다 그마저도 새벽녘엔 그쳐 버렸고. 간간이 얼굴 들이미는 정오의 햇살이 1도 안 반갑네.ㅎ 오늘까지 예보된 비를 염두에 두고 전날 볼일 뭉쳐 미리 발품 팔았더니만. 부산진시장 가서 찢어진 손주의 롱 패딩 수선→자유시장 들러 석부작용 이끼 구매(모아둔 게 없다셔서 섭섭한 마음을 블루스타 입양으로 달램.ㅎ)→부전시장까지 걸어 단배추 2단 들고 와 요올씨미 김치 담금. 구름이 점차 가장자리로 밀려나고 있다. 30분 짜리 요가로 잠시 버둥댄 후 책상 앞에 앉았다가 ‘혼자 잘 노는 법’이라는 글이 흡족해서 잘라 모아 봤다. 뭐, 나야 개뿔 가진 것 없어도 늘 자알 놀고 있지만 서두.ㅎㅎ 오피니..

'몽중인' 듣자./추억의 영화 중경삼림

어제는 하체가 뻐근할 정도로 일이 많았다. 거의 2만 보를, 그것도 북적이는 도심 한복판을 가로지르며 걸어 다녔더니 가파른 등산 3시간보다 더 힘들었넴.ㅎ 은행 세 군데 들락거렸고, 몸이 아픈 딸아이를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부전시장 들러 장 봐온 것으로 백숙이랑 두어 가지 반찬 챙겨 진해 다녀 왔고, 나오는 길에 해거름 웅천 밭둑 오르내리며 쑥도 한 줌 뜯어 왔다.^^ 이번 주 지나면 쑥쑥 자라 국 끓이기엔 너무 거칠 것 같기도 해서..... 곧 다가오는 부모님 기제상에 봄소식 겸 올려볼까 싶어 살짝 데쳐 된장으로 버무린 후 냉동실에 보관해 뒀다. 오늘은 집콕, 간단한 몸풀기 요가를 시작으로 얼마 전 다시보기 했던 중경삼림 ost 듣기. 아.....왕페이.... 연기도 좋았지만 노래 정말 잘 하는 사람..

동백꽃 필 무렵/여수 오동도

3월 19일(토)~ 어제보다 먹구름의 무게를 조금 덜어낸 하늘. 우산까지 필요할 정도는 아니었으나 비는 좀 더 흩뿌릴 것 같다. 딸네서 창원 중앙역까지 25분여, 6시 17분 부전역을 출발한 첫 열차는 7시 36분 창원 중앙역을 경유하여 9시 30분 광양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 여수 오동도 광양 매화마을은 흙길이라 비 오는 날 걷기엔 불편하다는데야. 마침 동백꽃 개화 시기라 마중 나온 사위 차에 얹혀 곧장 오동도로 향했다. 겨우 걸음마 하던 녀석과 향일암 들러갔던 때가 2014년, 7년 만에 들어선 오동도는 기억 속의 풍경 그대로이다. ‘여수.순천 10.19 사건’을 요약해서 전시해 둔 작은 공간. 해방 후 변혁 운동의 연장선에서 발생한 사태로 우리는 흔히 '여순반란사건'이라 지칭한다. 통일과 친일파 ..

광양행 출발 전날

3월 18일(금) 광양역은 주말 부부인 사위 숙소에서 승용차로 4~5분이면 도착할 만큼 가까운 거리다. 얼마 전 부전역에서 출발하는 경전선이 창원을 거쳐 광양역에도 정차한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된 이후 한 번 이용해 본 사위는 여러모로 편했다며 우리에게 이번 주 매화 만개 시기에 맞춘 기차 여행을 권유했다. 녹록지 않은 주행거리에 자가운전의 피로감, 고공 행진 중인 기름값 등을 감안한다면 이동수단으로서의 열차가 주는 효율적인 면이 꽤 크긴 하다. 창원 중앙역에서 광양역까지의 소요 시간은 1시간 50분, 잠시 눈을 붙이거나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 한 권이면 그닥 지루하지 않을 만한 시간이다. 토요일까지 예보된 강우량은 미미하여 이동에는 그다지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광양행을 계획대로 진행했다. 딸아이가..

[내돈내산] 케라셀 네일 1년 사용 후기

결론부터 말해 두자면 따악 요기까지. 변색을 완화시켜 주기는 하지만 역시 치료제가 아닌 영양제의 한계라는 거다. 2021년 3월 중순 즈음부터 사용하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거의 1년, 여행하느라 건너뛴 몇 번을 제외하면 진심 요올씨미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는데.....결과가 다소 실망스럽긴 하다. 케라셀 네일에 의존해 왔던 1년간의 내 발톱 변천사 ▶ 사용 전 상태 분명 발톱 무좀, 엄지 발가락만 사망 직전의 색을 보이고 있다.ㅠㅠ;; 왕짜증. ▶ 사용 5개월 후 전체적으로 색이 옅어지고는 있지만, 자라나는 발톱의 색은 그닥 건강한 빛깔이 아니었던.... 이때부터 슬그머니 믿음이 고개를 떨구는 중.ㅎ ▶ 1년 사용한 현재 이후부터는 큰 변화가 없다. 더 이상의 진행을 완화시켜 준 걸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물 먹은 솔방울이....

3월 15일(화) 지난 토요일, 소엽풍란에 깔아 주려 몇 개 주워온 솔방울. 주말 동안 이러저러한 일로 밀쳐 두었다가 오늘 아침 흐르는 물에 먼지를 씻어 내고 소쿠리에 받혀 뒀다. 아, 근데 이 무슨 해괴한.....? 활짝 벌어져 소쿠리에 수북했던 솔방울이 죄다 쪼그라들어 있었던 거다. 곧장 날아오를 듯 입 크게 벌리고 활개 치던 아이들의 이토록 단단한 침묵의 시위라니! 설마 생명 반응? 아니면 수돗물의 부적합한 성분이 문제였나 봉가? 해서 일요일 하루 봄비 맞은 놈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여 허위허위 산으로 내달렸다. 아, 얘들도 하나같이 문 단단히 걸어 잠근 채 웅크리고 있다.ㅎ 자연 해설가 김영선씨는 이러한 현상을 솔방울 안에 자신의 종족을 보호하려는 행위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벌어진 틈으로 잠..

겨울 가뭄 끝? 광안리 해변

3월 13일(일) 남천동 지박령급 친구와의 등산 계획은 우천으로 취소되었다. 하여도 오랜 겨울 가뭄을 해소시켜준 봄비가 오히려 반가웠던 오늘, 딸네를 보내고 나는 해변으로 가요오~♪♬^^ 어릴 적 기억을 들추어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두근두근, 집에서 잰걸음으로 5분이면 나타나는 그때의 광안리 백사장은 바다가 까마득히 멀게 보일 만큼 그 폭이 상당했었는데.... 그사이 해변으로는 상가건물들이 화려하게 들어섰고, 몸을 반쯤 담근 채 바다를 향해 뻗어있던 예쁜 동산은 흔적도 없이 깎여 멋없이 높기만 한 회센타가, 반대쪽 우뭇가사리를 널어 말리던 청정지역은 아파트에 잠식당해 버렸다. 이제는 전국적인 관광지가 되어 팬데믹이라는 미증유의 사태 와중에도 여전히 불야성인 광안리....도대체 그 기막혔던 한 시절의 절경..

얼결에 수정산 정상 탈환^^;;, 그리고 딸네와...

3월 12일(토) 조만간 들어설 수 없을 수많은 오솔길이 아쉬워 숲이 우거지기 전까지는 가지 않은 길만 골라 골라서... 봄을 품은 온갖 생물들의 아름다운 용트림을 한편 경계할 수밖에 없는 뻔뻔한^^;; 이유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나 역시 움트는 야생 초화에는 환호하면서 동시에 깨어나는 혐오 생물들(이런 표현이 미안하지만.ㅜㅜ;;)에 대해서는 그닥 호의적이지 못하다. 봄을 맞는 초목들의 기쁨은 대폭 줄어들 등산로 선택에 대한 나의 절망, 그래도 자연의 소생이 경이로운 건 어쩔 수가 없긴 하고.ㅎ 명상을 통해 스스로에게 최면까지 걸어 봤지만 도무지 가까워지지 않는 그들과의 거리가 요즘은 마구마구 속상하다. ‘모든 진화의 산물들 가운데 우리가 막내 격이라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간이 속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