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2021년, happy ever after 139

雨中에 날아든 반가운 사진과...또, 석가모니^^

백수 주제에 뭐가 그리 바쁜지, 심지어 취침 시간도 12시를 넘길 때가 허다하다. ㅎ 15개월 차....대체로 그렁 겅가?^^;; 와중에 잠시 잊고 있다가 사진을 들추기라도 하면 급 보고 싶어지는 요놈.^^ 비 뿌리는 오후, 아파트 아짐들이 보리수 열매를 따고 있다면서 딸아이도 손주와 함께 아파트 정원으로 나섰단다. 올해는 모든 꽃과 열매들의 개화기나 채취 시기가 유난히 빨라지긴 했다. 3월에 만개한 벚꽃에 이어 6월이 제철인 찔레꽃의 절반도 이미 듬성듬성, 한여름을 화사하게 달궜던 금계국도 어느 사이 활짝....화들짝? 하긴, 갈피를 잡지 못하는 기후에 얘들도 아예 정신줄 놔 버린 거겠다.^^;; 30m까지 자란다는 보리수나무의 성장 속도에 딸아이도 혀를 내두른다. 작년, 작은 방 창에서 한참 멀었던 ..

비가 온다 오누나......비 오는 날의 기도

일본에선 65년 만에 20일가량 이른 장마가 시작되었다는 기사. 비단 일본뿐만 아니라 기상천외의 이상기후로 전 세계가 시달리고 있는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자업자득, 당연한 결과다. 어제부터 이어져 적지 않은 강우량을 보인 우리나라도 마치 장마철의 날씨를 방불케 한다. 습도가 80퍼에 근접한 데다, 내일까지 얼마나 더 쏟아 내려고 그러는지 기온은 계속 상승 중이다. 급기야 에어컨 가동! 하여도 습기는 좀체 제거되지 않았다. 현재 습도 71%, 종당에는 셔큘레이터까지 동원했으나 도긴개긴이더라. 아아아아~~ 이제 겨우 5월인데에~~~ 동해선 잡아타고 바닷가 해광사나 다녀올까 보다. 했던 생각도 기분 나쁜 습도에 나가떨어졌다. 집중력 역시 바닥. 읽던 책도 집어 던졌다. 그렇다면 .......요런 분위..

꿩 대신 닭이라도...기장 안적사

나 아직 늙지 않은 거?^^;; 나이 들면 시끌벅적하게 어울려 다니는 걸 좋아하게 된다더니만 난 여전히 호올로 호젓한 곳만 찾아 두리번 거리고 있다. 비가 예보되어 있던 전날, daum 메인 기사를 훑던 중 가장자리의 작은 스틸컷에 시선이 고정되었다. 기장 소재의 사찰로 찍어 올린 그 풍경 속에서 얼핏 저물녘 스산한 바람의 술렁임을 느꼈던 순간이다. 참.....우연치고는 얄궂네 그랴. 정치적.사회적 이슈가 넘치는 가운데, 최근 유독 눈길이 달려가 멈추는 기사들이란.ㅎ 기왕 석가탄신일도 코앞인데, 눈에 든 김에 성자의 가르침을 현장에서 되새겨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어느 님은 장산 자락이라시고 어느 블로그엔 ’앵림산 안적사‘라던 생소한 사찰. 지금은 절판이 되어버린, 기업 C.I.분야의 아트디렉터이며..

석가 탄신일에 즈음하여......종교는 필요악인가

알라딘 인터넷 매장을 기웃거리다 꽤 신박한 글을 발견하였다. 편집팀이 비교종교학자 오강남 교수와 주고받은 일문일답. 이 정도의 깨어있는 의식을 가진 종교학자라면 리처드 도킨스나 대니얼 데닛, 샘 해리스, 크리스토퍼 히친스 등 현대 무신론의 수호자 ‘네 기사’들과 과학, 종교에 관한 지적 담론도 가능할 것 같다. 그는 필 주커먼의 ‘종교 없는 삶’의 추천글을 통해서도 자신의 심중을 피력하기도 했는데..... ‘종교 없이 산다고 허무하게 살아야 하는가? 저자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오히려 더욱 풍요로운 삶을 살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실증적 자료를 통해 명확히 하고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종교가 없어도, 신이 없어도,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종교가 없어야, 신이 없어야‘ 잘 산다는 것이다. 숨 ..

인간은 지구 위의 작은 존재다.

아무래도 감동이 줄어들지 않는 순간이 있다. 최근 집중적으로 빛 샤워를 시켜 준 식물들이 일제히 새끼를 치고^^ 있다는 거. 특히 가장 나이 많은 호야 때문에 오늘 깜딱 놀랐네. 그동안 그늘진 벽에 걸어 두고 물만 먹여주다 1주일 전부터 가장 해가 오래 머무는 작은 방 창틀에 올려 뒀더니 생각지도 않았던 잎 언저리에서 실처럼 가느다란 새잎이 삐져나와 세상 바라기하고 있던 욘석. 에고, 무식해서 정말 미안해. 사실 너 불임^^;;인 줄 알았거든.ㅎ 하루가 온전히 내 손아귀^^에 있다 보니 해가 드는 시간 동안 자리 찾아 줄 수 있게 되면서 적으나마 광합성이 가능하게 되자 그 이상의 기쁨을 되돌려 주는 고마운 식물들이다. 호야, 화이팅!!!^^ 비가 예보되어 있던 날이 화창하다. 그에 대비해서 다른 계획을 ..

대중교통으로 국립산청호국원까지

마음은 그곳에 있어도 가는 길이 까마득하여 늘 딸네와 동생네에게 얹혀 다녔던 산청 깊은 호국원. 얼마 전, 딸네와 여수 여행길에 들러 오기로 했던 계획이 도중에 무산되면서 잠시 미루었다가 오늘 여행 삼아 책 한 권 들고 그 길 위에 섰다. 주말 동안 친정과 시댁 챙기느라 힘들었을 딸네에겐 알리지 않고 오랜만에 호젓하게 나홀로 집을 나선 날. 어떻게든 도착은 할 터, 호국원 홈페지의 ’찾아오시는 길‘에 의존하여 무작정 배낭부터 짊어졌더니 그동안 생각해 왔던 것보다 훨씬 수월하게 다녀왔다. 06:00 출발→사상 서부터미널에서 06:40 진주행 우등고속 승차→07:50 진주 시외버스터미널 도착→08:40 대원사,홍계,중산리 방향버스(1시간 간격 배차) 승차→09:15 남사 삼거리하차 하여 수곡, 대평 방면 도..

골병이 될까 체력 단련일까, 캐리어 장바구니

너무 오래되어 기억에서 지워지다시피 했던 조관우의 ’꽃밭에서‘가 생각나는 이른 아침의 날씨였다. 40여 년 전 정훈희씨가 불러 히트 친 후, 다시 20여 년 뒤에는 조관우씨가 리메이크하여 그의 대표곡이 된 노래. ♪♬ 이렇게 좋은 날~엔 이~렇게 좋은 날엔.......♩♪♬ 볼수록 흡족하네. 어제 다이소에서 끌고 와 다용도실에 얌전히 모셔둔 장바구니 말이다.^^ 이렇게 좋은 날.... 시민공원에서 가볍게 운동 한 번 해 주고, 책 읽으며 떼굴랑 좀 하다가 부전시장의 신선한 소채나 가득 담아 올까 보다. 아, 이런! 막상 나서 보니 대기질이 엉망이다. 건너편 황령산이 누렇게 보일 정도라니. 한국환경공단으로부터 날아든 카톡을 그제서야 확인했다. ’황사 영향으로 영남권 대기질 매우 나쁨‘ㅠㅠ;; 작정하고 장바..

쪽동백나무로부터

어제와 같은 코스를 염두에 두고 나섰다가 도중에 샛길로 들어섰다. 웅천 왜성 오름의 뱀 사진 목격 이후 오솔길에 대한 공포가 도무지 사그라들지 않아 최대한 임도를 고수해 오던 차에 호젓함을 누리고 싶은 속마음을 접지 못하고 결국 객기를 끄집어냈다. 길을 막기만 해 봐, 뛰어넘어서라도 전진할 테니.^^;; 그 길에서 만난 화사한 쪽동백나무. 뱀 때문이 아니라 쪽동백의 단아한 아름다움에 멈춰 서 더 걸음을 뗄 수가 없었다. 그만 놔 줘, 나 장 보러 가야 해.ㅎ 때죽나무와 흡사한 쪽동백나무. 잎이 뾰족한 때죽나무는 꽃 하나하나 저 홀로 흘러내리고, 쪽동백나무는 둥근 잎에 아카시아처럼 꽃대 하나에 십수 개의 꽃이 사이좋게 조롱조롱 매달려 있다. ※ 요거, 때죽나무 꽃을 떼어내서 보면 쪽동백꽃과 구분하기 힘들다..

채소 키우기 도전! 드디어 결실을 맺다!^^

서향에다 앞 건물에 가려진 우리 집 일조량은 1일 대략 두세 시간 정도. 꽃을 피워내는 식물을 키우고 싶었지만 햇빛을 듬뿍 받아먹고 자라야 하는 걔들을 데려온다는 것은 못 할 짓이다. 싱싱한 분 골라 모셔도 우리 집에선 봉오리만 삐죽이 내밀다 허망하게 떨어져 버리기 때문. 하다 보니 집안엔 호야나 스킨답서스, 스파티필름 같은, 목만 축여줘도 감지덕지 잘 자라는 반그늘 식물이 대부분이다. 하물며 채소랴. 퇴직 후 곰곰.....생각했다. 옥상이 있으니 소채라도 한 번 도전 해 볼까. 우선 조롱조롱 탐스러운 방울토마토부터. 오래 손길이 닿아야 가능할 것 같았던 방울토마토가 10일 만에???!!!! 읭? 이거 실화니? 정말, 진심 감탄했다. 며칠 전 꽃이 몇 개 떨어졌길래 아, 안되나보다 싶어 고개 늘어뜨리고 ..

안녕, 하고 집으로 가자.

5월 4일(화) 1박을 더 고려했으나, 녀석이 다니는 학원 몇 곳의 어린이날 행사에 대해 딸아이와 대화하면서 보내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일정을 접었다. 긴 휴일 중의 절반을 우리와 함께 한 녀석에게 또 다른 하루를 주는 것이 여러모로 나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자연 속에서의 경험도 새롭지만 또래와 어울려 공유하는 놀이 시간도 그만큼 중요하니까. 아빠 곁에서 하루 더 놀다 갈까, 친구들과 학원의 기념일에 참여하는 게 좋을까. 잠시 망설이는 듯하더니 학원의 분위기가 평소와 다를 거라는 걸 감지했는지 녀석도 집으로 가고 싶어 했다.^^ 그래, 가자. 곧 비도 쏟아지겠네. 3시간을 달려야 가야 하니까 아침 든든하게 챙겨 먹고. 곧장 바다를 향해 툭 떨어져 내릴 것 같은 구름. 집으로 향하는 도중 비가 흩날리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