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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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흰여울 문화마을

9월 12일(일) 줄창 등산만 하느라 아기자기하게 알려진, 특히 부산과 근교의 관광 명소에는 의외로 둔감한 친구였다. 그중, 10여 년 동안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제는 명실공히 부산의 제1 명소로 등극한 영도의 ‘흰여울 문화마을’ 역시 그녀에겐 초문의 장소였다는 거.^^ ‘다녀온 사람이 그러더라. 그렇게 좋은 곳이라며?’ 한 번 가 보고 싶다는 그녀의 제의를 받아들여 내게는 세 번째 방문이 되는 오늘, 트인 바다 뷰가 늘 좋은 그곳에 다시 발을 담궜다. 태풍 ‘찬투’가 북상 중인 영도 바다는 회색빛, 파도까지 소란스럽다. 끈적이며 달라붙는 후끈한 습기와 스모그에 잠식당한 것 같은 탁한 대기 너머의 태양.....불쾌한 날씨였음에도 오랜만에 만난 친구는 꽤 신나 보였다. 다행이다.^^ 붐비는 곳을 그닥 좋아..

국민지원금으로 제일 먼저 한 짓^^;;

동의대에서 엄광산 낮게 넘어 자유시장으로. 트리안을 하나 입양할까 싶던 참이었다. 8월 이후 지금까지 볕 좋은 날이 드물어 내내 기다리던 오늘, 오랜만의 긴 햇살이 반가워 엄광산 허리춤에서 신나게 내리막길을 선택했다. 얼마 전부터 염두에 두고 있었던 트리안은 제대로 탱글한 놈이 없어 대신 데려온 이 친구들, 아스파라거스를 닮은 고사리과 식물(이름 까묵했다.^^;;)과 신홀리 페페다. 거금 3만 원, 하지만 그 이상의 행복을 주는 이분들이 일조량 부족한 내 집에서 자알 적응해 주기를..... 늘 봐도 조흐다, 초록 천지^^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풀꽃’

추석 즈음의 호국원으로

9월 5일(일) 추석 전 마지막 휴일은 붐비겠지. 이번 주 다녀오자는 딸아이의 전화를 받고 딸네서 합류, 산청 호국원으로 들어갔다. 점심시간이 임박하여 수제비 바라기 사위의 바람으로 여느 때와는 달리 거창시장부터 들러가는 코스를 그렸고. 주문: 수제비 3개+보리밥 1 오늘은....했으나 보리밥 자알 찍다가 수제비는 또 처묵 중에.....ㅎㅎㅎ 거창 건계정 지나가는 길, 흩날리는 비에 맞서 한 컷. 월성계곡 거쳐 산 하나 넘어서 산청 가는 길. 물놀이 하기엔 궂은 날씨. 그래도 신나게 춤으로 기분을 표현하는 욘석.^^ 집에서 만든 약밥과 거창시장에서 사 들고 온 사과 몇 개에 소주 한 잔 올렸다. 저희들 왔어요~~~~. 다시 가슴이 저려 왔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란 걸 뼈저리게 체험한 뒤, 이제 엎..

추억 소환,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1989년 정규앨범 ‘장필순’으로 데뷔했다. 경쾌한 리듬조차 홀랑 삼켜 버릴 것 같은, 참 쓸쓸하고도 우울한 음색을 가진 가수. 한때 좋아했던 그녀의 노래를 ‘슈퍼밴드2’에서 김한겸을 통해 만났다. 10대의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깜딱 놀랄 만큼 짙은 감성으로 열창한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아......새삼 조흐다. 눈물 한 방울로 시작된 그 시절의 모든 아픈 사랑들에게 ........ ♣ '슈퍼밴드2' 김한겸 버전

순천 드라마 촬영장과 순천 왜성, 그리고 낙안 민속 자연휴양림에서의 하룻밤

8월 29일(일) 가는 곳마다 각각 다른 감동, 눈이 미어터지도록 차곡차곡 담은 하루, 우리가 10여 분 거리에 있는 순천 드라마 촬영장 다녀올 동안 잠만보 사위는 잠을 더 보충할 참이다. 9시 즈음, 근처의 맥도날드에서 맥모닝 셋트로 빈속을 채운 뒤 도착한 요기. ♣ 순천 드라마 촬영장 여러 작품들을 촬영한 곳이라 겹치는 배경도 많았을 것 같다. 눈 부릅뜨고 볼 요량이면 바로 알아차릴 수도 있을 듯.^^ 드라마는 즐기지 않으니 훑어봐도 모두 생소했고, 영화 중에서는 ‘허삼관’, ‘늑대소년’, ‘택시 운전사’가 낯익다. 그것도 모두 오래전에 본 것들이라 장면 재생 불가.^^ 도시의 마천루에 치여 하늘 볼 일 없이 살다 볼품은 없어도 숲 깊고 지붕 낮은 이곳을 걸어보니 마음은 너무 따뜻하고 편안해진다. 아..

위도야 안녕, 또 올 겜.^^

8월 28일(토) 승선시간 11시, 오전이 넉넉하여 식사 전에 팬션 앞 깊은금 해수욕장 끝까지 걸어 봤다. 요올씨미 물수제비 뜨고 계시는 한 분.^^ 파장금 여객 터미널 가는 길 선착장 근처에서 남는 시간에 또 낚시질^^ 손주님 그새 한 마리 낚아 방생하심.ㅎ 사위 숙소로 향하는 길, 편의점에서 삼각 김밥과 컵라면으로 점심 한 끼 해결. 저녁상엔 순천의 유명한 맛집에서 공수해 온 마늘 통닭. 사위 덕분에 두 번째 맛보넴.(처음에도 여수 여행 중 순천까지 달려갔다 왔더랬지.^^) 아.....또 뜯어 먹다....ㅜㅜ;; 따님 왈, ‘엄마 사진 보면 아무도 마늘 통닭 안 먹으려고 하긋써.’ 본의 아니게 X맨 되었다는.ㅎ 사장님, 죄송합니더.^^;; 새로운 내일을 위해 하느님 오늘도 하루 잘 살고 죽습니다 내일..

늦여름의 도해/위도 그 세 번째, 둘째 날

8월 27일(금) 다음 날, 새벽부터 지붕을 뚫을 것처럼 굵은 비가 쏟아졌다.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섬에서, 그것도 낯선 방에 누워 선잠 상태로 듣는 빗소리는 세상의 모든 평화다. 뭐, 비가 오면 오는대로..... 했으나 꽃게 된장찌개로 만족스런 아침 식사를 마칠 즈음 비는 그쳤고 구름은 한층 엷어져 있었다. 낚시 가자. 바람이 조금씩 강해지고 있다. 난 꽝!^^ 손주는 벌써 3번 째 손맛을 ......ㅎ ♥ 사위가 환장한 바지락 칼국수^^ 배 터지게 흡입 후 기운 장착하고 또 바지락 채취^^ 틈틈이 해루질. 무엇보다 녀석의 표정이 좋다. 요즘 아이들 대부분이 그렇듯 방학 중에도 학원 뺑이치기^^에 지친 욘석에게 선물 같은 여행이었기를... 저녁상은 바지락이 절반인 부추전과 오뎅탕, 해감된 비단 조개찜..

늦여름의 도해/위도 그 세 번째, 첫날

8월 26일(목) 사위 숙소에서 7시 출발, 격포항 여객터미널 2항차 9시 45분 승선, 위도 파장금항까지 소요시간 50분. 휴가철이 지난 평일의 항구는 예상했던대로 한산했고, 승선 후 둘러본 선실의 각 층 역시 승객 서너 명이 전부였다. 걱정 살짝 덜어내고 출발! ♠ 위도 여행 내내 예보되어 있는 폭우가 염려되었으나 변덕스럽게 쏟아지던 비가 고맙게도 우리의 활동시간엔 잠시 그쳐 흐린 하늘이 오히려 적당한 그늘까지 되어 주었다. 썰물 11시 40분, 파장금 터미널 도착시간은 10시 30분. 최고의 타이밍이다. 하선 후 곧장 달려간 우리의^^ 바지락밭은 벌써 바닥을 훤하게 드러내고 있지 않았겠어. 안녕, 얼마나 너를 그리워 했다구.^^ ♠ 깊은금 핀란드 펜션 예쁘게 가꾼 정원과, 다정다감하신 두 분 쥔장의..

늦여름의 도해/위도 그 세 번째, 광양에서의 전야제^^

8월 25일(수) 모든 체험 시설의 출입이 금지된 코로나 시대, 다양한 경험을 박탈당한 채 기약 없이 갇힌 아이에게 그래도 방학이라 콧구멍에 적당한 펌프질은 해 줘야 할 것 같았다. 기다리고 기다려서....... 휴가철을 피해 한참 뒤로 밀쳐두었던 사위의 휴가는 8월 말, 25일부터 5박 6일의 일정이 정해졌다. 행선지는 모두의 의견이 맞아떨어진 부안군 소재의 위도. 과하게 활동적인 손주에게 더없이 완벽한, 마음만 먹으면 액티비티한 일정으로 24시간도 채울 수 있는 곳이다. 끝이 까마득한 고운 모래밭과, 밀물 때면 그 속에 숨어든 비단 조개를 물놀이하며 캘 수 있는 오감 쩌는 묘미에, 낚시, 해루질.....썰물엔 그보다 더 아득히 펼쳐진 개펄에서 모래알만큼 널린 바지락으로 식탁까지 풍요롭게 만들어 낼 수..

슈퍼 밴드, 그들에게 빠져들다.

슈퍼밴드의 늪은 ♬♪ 깊고도 넓고도~~♪ 딸아이에 의해 알게 된, JTBC 밴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지상파 방송과 연 끊은 지는 이미 오래, 선호 채널이라고 해봤자 영화, 애니메이션, 고전 음악 등 몇 개와 본방 사수했던 JTBC 환장의 팬텀싱어. 애정하는 팬텀싱어는 종영 후 지금까지 몇 탕째 다시 보기 하고 있다. 그러다 딸아이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슈퍼밴드 2’를 찾아봤넴. 아.....클났다. 첫 회 클릭질 했다가 말려들어 계속 다시 보기 하면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중.^^;; 팬텀싱어와 함께 거의 매일 교차 시청 중이다. 해박한 지식이 장착된 유희열이나 윤종신, 윤상의 매력에도 고점 찍었지만 뛰어난 실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천재 뮤지션들의 경이로운 무대는 정말이지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매회 어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