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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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의 시민 공원, 그리고 부전 시장 천도 복숭아

남부지방이 떠내려갈 것 같단다. 해남의 경우 웬만한 집과 전답이 거의 다 잠겨 버렸다며 매스컴도 심각하게 다루고 있는 중이다. 평년의 장마전선은 열흘이나 보름 정도 머물면서 하루 이틀쯤 잠시 소강상태에 들기도 하는데 올해 장마는 지금까지 휴지기가 없었으니. 요란한 천둥 번개까지 동반한 비의 굵기 또한 예년과 비교될 정도다. 오전에 해님이 두어 번 고개 내밀며 웃어주길래 아, 오늘은 쉬려나보다 싶어 신나게 백팩부터 짊어졌다. 걷다가 비가 오더라도 나름의 풍경은 괜찮을 것 같아 동해 바다로 나가 볼까 했지. 오는 길에 부전시장에서 담아 올 것도 있었고. 시민공원 관통해서 부전역 가는 방향을 선택했다. 주택가와 인접한 북문쪽 가장자리 길로 들어섰을 즈음 비가........ 우산과 함께 머리까지 벗겨질 뻔했다...

함께 걷는 기쁨, 그런 하루

7월 3일(토)~4일(일) 서재가 된 거실.^^ 안방에 벽걸이 에어컨 들이던 날, 짐을 들어내면서 내친김에 헤까닥 뒤집어 놨다.^^ 붙박이 책장을 들어내고 같은 장으로 통일시킨 뒤 나머지 책들까지 한 곳으로 모으고 싶었지만 자칫 사치가 될 것 같기도 해서 고거는 일단 보류, 그닥 ‘친분 없는 TV’^^;;는 작은 방에 가뒀다. 남은 생, 기력 소진되는 날까지 세상 보기에 나태해지지 않도록 자알 걷고 싶은 의지는 가득하고.... 장마 첫 날. 오후부터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굵은 장맛비가 쏟아졌다. 부산에서 모임이 있는 사위 차에 얹혀 조심조심 그 비를 뚫고 온 사랑이들. 오늘은 뭘 먹여 줄까. 아무거나 주는대로 감사하게 잘 먹는 딸아이와 달리 손주의 먹거리는 몇 개로 한정되어 있어 여간 만 걱정이 아니..

대화, 그리고 깊은 울림

우리는 지고 가지 못하고 남기지도 못한다. 정말로 남는 것은 집이 아니고 학벌 아니고 돈이 아니다. 우리가 사랑했던 기억이다.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기억은 오래도록 남아 내가 죽은 뒤에도 세상 한구석을 따뜻하게 덥혀줄 것이다. [펌글] 늘 같은 시간, 그 장소...NC백화점 후문 11시. 지난 5월 28일 시민공원에서의 만남이 이후 거의 한 달 만이다. 곧 긴 장마가 시작된다면서 그 전의 상큼한 도킹에 대한 의사를 타진해 온 한 녀에 의해 만장일치^^로 급조된 오늘의 meeting. 그리고 얹혀 간 곳은 해운대 중동의 ‘제주 은희네 해장국 부산 본점’이다. 제주의 유명세를 몰아 육지에서도 성업 중인 프랜차이즈 업소더군. 술의 사용처^^;;도 모르는 사람이 우째 해장국? 먹으면서 알았다. 오호...이거였어...

갬성^^ 터진 특별한 하루

6월 29일(화) 퇴직 후 1년 4개월 만에 뭉쳤다, 나와 같은 날 제거^^;;당한 교감샘, 나이는 같지만 생일이 늦어 올 2월 퇴직한 주야샘과 현재 병 휴직 중으로 곧 명퇴 예정인 몇 살 아래 옥이샘. 투병 중인 옥이샘의 안부를 묻다 조금 나아졌다는 그녀도 볼 겸 날을 잡았다. 살면서 행운이라고 생각한 것 중 하나가 내 주변엔 좋은 사람들이 참 많이 꼬인다는 거다.^^ 첫 발령부터 40여 년간 깊게 연을 이어오고 있는 천사표 두 여자도 그렇다. 나는 참 지지리 복도 많지.^^ 오늘 만난 그녀들은 직장에서 나름 좋은 관계를 유지했던 터라 퇴직하고도 종종 생각 언저리를 맴돌던 사람들이었다. 그러다 옥이샘의 투병 소식을 기화로........... 여리여리 소녀 ‘갬성’^^으로 매번 나를 감동의 도가니로 빠뜨..

아름다운 진해 남문, 위기의 와성만

6월 27(일) 다음 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수면시간이 웬만큼 채워진 5시에 눈을 떴다. 사랑이들 잠 깰세라 살금살금 나와서 흰돌메 공원 찍고 웅동 입구에서 U-turn. 고요하고 평화로운 남문의 아침 풍경을 담았다. 이제 이 아름다운 평화도 곧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얼마 전 아파트 밀집 지역인 이곳 도로 건너편에 입주민들의 결사반대에도 불구하고 육가공 공장 건립 허가가 결정 났을 때 이미 조짐을 보았다. 힘없는 주민들 이겨 먹고 난 뒤 기고만장한 그들의 얼굴이 떠올랐던 거다. 이제 환경 단체까지 나선 주민들의 반대로 잠시 감춰 두었던 와성만 매립 계획이 전면으로 드러나겠구나. 마을에 인접한 전국 곳곳의 갯벌이나 작은 만을 매립하고 남은 것은 자연의 고통스런 절규뿐이었다는 것을 그들은 모른 척한다..

딸 생일 겸 청도 나들이...^^

6월 26(토) 다음 주 중에 든 딸의 생일. 해서 사위가 있는 주말을 이용해 이번 주 촛불을 켜기로 했다. 토요일, 조금 이른 8시 30분 진해행 버스에 오른 것은 한동안 주변 뺑이치기^^;;로 일관했던 손주를 위해 지경을 넘어보기로 했기 때문. 침대와 일체가 된 잠만보 사위를 쉬게 두고 우리끼리 청도 한 바퀴 돌고 왔다. 코로나 19로 덕 볼 때도 있네. 줄줄이 꽁짜다.^^;; 소싸움 경기장도 무료 입장. 2006년 개장 이후 전국적으로 입소문 퍼지고도 15년, 나는 이제야 눈도장 찍었다.^^ 그와 비슷한 컨셉트로 운영 중인 함양 머루와인 동굴, 사천 와인갤러리, 밀양 트윈터널 등을 다니면서 청도 와인터널에 대한 호기심은 얼추 채워져 있었으므로. 생각 없이 내력을 훑어보다 가슴이 먹먹, 경술국치 전에..

스페어로 구입한 LG 휘센 벽걸이 에어컨, 아~든든하다.^^

6월 24일(목)~25(금) 10년 훌쩍 넘어선 LG 휘센 2in1 에어컨이 작년부터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드뎌 노환이 온 거다. 그래 봤자 임시방편이겠지만 일단 거금 19만 원 들여 수리를 해서 한 해 여름은 탈 없이 넘겼다. 얼마 전 불안해서 시운전 해 봤더니 쎠~ㄴ하게 잘 돌긴 한다. 해도 작년처럼 30도를 웃도는 날 꼴딱 숨넘어가면 어카나. 극성수기라면 물량도 부족할 터, 자칫 여름 끝에나 에어컨을 구경할 수도 있다. 통구이 되기 전에..... 에이, 스페어로 벽걸이 에어컨 하나 박아 놓자.ㅎ 연로하신 에어컨이 갑자기 숨 놔 버릴 경우, 신형 입수까지 아쉬운 대로 피난 생활 정도는 가능할 테니.ㅎ 에어컨 들이면서 책상과 컴퓨터를 치우는 김에 시공을 빌미 삼아 거실과 방을 홀랑 뒤집었다. 그닥 ..

아.....내 깻잎에 벌레가!!!!

필요할 때마다 쪼르르 달려가 바구니에 뜯어 담으며 얼마나 므흣했던지.... 그랬던 것이 얼마 전부터 잎에 구멍이 숭숭, 모가지도 댕강댕강 잘려나가고 있었다. 읭? 아....방심한 사이 벌레들이 꼬인 거다. 잎이 조금 상했을 때 눈여겨 봤어야 했는데.ㅎ 지난 일요일 뒤늦게 손주와 쪼그리고 앉아 초록색 벌레 몇 마리 잡아내긴 했지만 며칠 지난 오늘까지도 영 시들시들하다. 유독 깻잎만 그렇다. 인터넷 뒤져봐도 초전박살 가능한 방법은 전무, 지금처럼 애벌레를 깔끔하게 잡아내는 방법뿐이다. 에혀, 요 손바닥만 한 화분에도 벌레가 꼬여 들다니! 사후약방문이긴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부지런히 살펴볼 수밖에. 농사로 생계를 유지하는 분들이 나쁜 줄 알면서도 농약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심정을 아주 조금 알 것도 같다. 네가..

나아가자 나아가 승리의 길로? 오늘의 엄광산

6월 22일(화) 호국보훈의 달을 의식한 것이겠다. 올레 TV에 편성된 영화들도 전쟁과 전쟁의 상흔으로 고통받는 세대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자주 눈에 띈다. 개인적으로 디테일한 묘사에 쉽게 몰입되는 편이라 무거운 주제의 예술 작품들이 주는 여운을 그닥 반기지 않기 때문에 영화 역시 이슈가 된 후에야 겨우 일별하는 정도이다. 일제의 만행에 항거한 우리 선조들의 일화나 6.25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들은 특히 그렇다. 광복 후 76년, 민족 전쟁 후 71년......가슴 아프게도 역사에 해피한 엔딩은 없고, 상처투성이 역사는 고스란히 민초들의 몫으로 남아 또다시 후대로 이어질 터이다. 오매불망 국가에 대한 기대나 희망은 개가 먹어치운 지 이미 오래, 그렇게 역사는 뫼비우스의 띠에 갇혀 지구가 수명이 다할 때..

6월, 손주와 단둘이 유엔 기념 공원으로...

6월 19일(토)~20일(일) 곧 딸아이의 생일이다. 친구들이 1박으로 파티 룸 딸린 방 예약하고, 진주에 거주하는 친구의 의사 신랑은 거하게 쏘코기 코스 요리로 그녀들을 반겨줬다. 고맙고 든든한지고.^^ 따님은 친구 차에 얹혀 진주로, 나는 욘석과 초오큼 의미를 부여한 6월의 나들이, 유엔 기념 공원을 찾았다. 입장!!! 허울렁 더울렁을 좋아하는 욘석.^^ 몸에 붙는 옷을 무진장 싫어한다. 딸아이는 보기 싫다고 툴툴거리면서도 아이의 취향대로 제 몸 2배쯤의 풍성한^^ 옷을 찾아 주긴 한다.ㅎㅎ ‘옷 입는데 남의 눈치 볼 거 뭐 있니. 좀 이상하게 입는다고 뭐 법에 저촉되니?’ 배우 윤여정씨의 지그재그 광고 문구로 다독여 줬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햇빛 아래에서 파닥거리는 지렁이를 그냥 두지 못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