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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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결에 수정산 정상 탈환^^;;, 그리고 딸네와...

3월 12일(토) 조만간 들어설 수 없을 수많은 오솔길이 아쉬워 숲이 우거지기 전까지는 가지 않은 길만 골라 골라서... 봄을 품은 온갖 생물들의 아름다운 용트림을 한편 경계할 수밖에 없는 뻔뻔한^^;; 이유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나 역시 움트는 야생 초화에는 환호하면서 동시에 깨어나는 혐오 생물들(이런 표현이 미안하지만.ㅜㅜ;;)에 대해서는 그닥 호의적이지 못하다. 봄을 맞는 초목들의 기쁨은 대폭 줄어들 등산로 선택에 대한 나의 절망, 그래도 자연의 소생이 경이로운 건 어쩔 수가 없긴 하고.ㅎ 명상을 통해 스스로에게 최면까지 걸어 봤지만 도무지 가까워지지 않는 그들과의 거리가 요즘은 마구마구 속상하다. ‘모든 진화의 산물들 가운데 우리가 막내 격이라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간이 속한 ..

하루에 담다.

3월 9일(수) 벛꽃공원→소사마을→카츠홀릭(점심식사)→가덕도→용원어시장 20대 대통령 선거일이 배부해 준 국민 휴일 티켓 사용.^^ 회사 생활 외에는 잠과 TV 시청이 일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위로 인해 휴일은 십중팔구 집콕일 수밖에 없는 손주다. 온종일 소파에서 등을 떼지 않는 사람까지 챙겨야 해서 어미가 데리고 나서 봤자 아파트 근처, 하다 보니 오늘 같은 날 아비의 부재는 녀석에게 때때로 호재가 되기도 한다.^^ 봄이 열리는 들판을 돌며 쑥도 캐고, 천지를 들썩이며 눈을 틔우는 초목들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발에 밟히는 자갈의 경쾌한 소리를 들으며 물수제비도 뜨고..... 온몸으로 자연의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하루를 만들어 주고 싶은, 해서 이른 시간 투표장 들러 곧장 진해로 들어갔다. 갓..

봄맞이 반려식물. 기분은 봄의 정점

2월 7일(월) 봄의 영향인가 봉가. 최근 들어 산을 오를 때부터 마음이 한곳을 향하고 있다. 자유시장 3층, 환장의 꽃시장.^^;; 어쩌나.....그곳은 내게 때때로 양귀비보다 더 지독한 환각제가 되기도 하여.ㅎ 출구 없는 매력에 갇혀 좁고 화려한 통로를 몇 번이나 돌다 문득 정신 차려 보면 이미 내 손엔 검정 비닐봉투가 묵직하다. 뭐, 오늘 또 질렀다지.ㅎ 사실 유난히 애지중지하던 보스톤 고사리와 서너 번 이별하고부터는 미안함 마음에 재입양의 욕심을 접어두고 있었는데, 겨울을 즐기듯 아랑곳없이 초록 뿜뿜하고 있는 거실의 초화류를 보다 재도전의 의욕이 또다시 퐁퐁 솟구치더라는 거. 하지만 자주 들르는 화원 쥔장께서 그 아이는 좀 더 기다려야 볼 수 있다고 하시네. 아, 거기서 되돌아 서야 했는데......

'이건희 컬렉션'이 왔다.

서울신문에 실린 기사를 다 읽기도 전에 광속으로 알라딘 인터넷 서점 클릭, 구매 완료.^^ - 기사 전문 오는 4월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막을 올리는 ‘이건희 컬렉션’ 기증 1주년 특별전에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자료 300여 점이 나온다.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열었던 전시(135점)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9일 국립중앙박물관이 발표한 올해 주요 업무계획에 따르면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에는 지난해 선보인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와 모네가 그린 ‘수련이 있는 연못’, 김환기의 푸른색 전면 점화 ‘산울림’ 등을 포함해 모두 300여 점이 공개된다. 4월 28일부터 8월 28일까지 이어지는 전시는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이 국가에 기증한 문화재와 ..

흐르는 세월이 종종 감동이다.

3월 5일(토)~6일(일) 갓 난 녀석 품에 안고 어르던 그 세월은 누구의 것이었나 싶을 만큼 까마득히 먼 기억이었다. 벌써 초등학교 3학년이라니. 너 월반한 건 아니지?^^;; 한 해의 달력을 10번 갈아치우는 동안 녀석은 진급에 진급을 거듭하여 초등학교 3학년이 되었고, 이제 훌쩍 자란 키로 내 옆을 걷고 있다. 쉰 살이 넘은 어느 작가가 그랬다 마치 기차 레일이 덜컹거리고 흘러가듯이 세월이 가는 소리가 들린다고 오광수 '세월이 가는 소리' 중에서 사위가 이틀간 자격증 갱신과 관련된 시험을 치루는 사이 두 사랑이가 내 집으로 날아들었다. 흠머, 잘 되었다. 기왕 행차한 거, 녀석 진급 축하 파티 비슷한 거나 한 번 해볼까? 그래 놓고 차림은 우리 위주가 되어 버려서 슬쩍 민망했넴.^^;; 나도 즐기지..

신홀리 페페 줄기 다듬기

♥ 봄 맞을 준비 중인 나의 초록이들 홀로 있는 시간, 여전히 home sweet my home엔 기쁨 주는 것들이 넘친다. R. 슈트라우스의 혼 협주곡을 깔아놓고 전날 저녁 미리 생각해 둔 작업에 돌입.^^ 인간이 불행한 이유는 혼자 조용히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파스칼이 남겨준 이 말에 극공감하는 시간. 해마다 이맘때면 소름 돋도록 감동 주는 초록이들이다. 질리지 않는 이 신선함, 살갗을 간지럽히는 홀씨의 보드라움. 요 며칠, 특히 창가에 자리를 차지한 몇 놈이 새잎 틔우느라 용 쓰는 중이다. 겨우내 바짝 움츠리고 있던 신홀리 페페 역시 영양분을 나눠쓰면서 줄기가 안쓰럽도록 가늘어졌다. 해서 유난히 가늘고 길게 늘어진 줄기만 살짝 다듬어 물꽃이 도전. 새살림 차려준 요놈들이 뿌리를 잘 내어 주면 예쁜..

히사이시 조 & 월드 드림 오케스트라 2021 콘서트/애니원TV

애니메이션에 관심 있다 보니 영화 외에도 종종 애니플러스나, 애니맥스, 애니원TV 등 애니 체널에 리모컨이 자주 멈춘다. 그러다 애니원TV에서 건져 올린 ‘히사이시 조 & 월드 드림 오케스트라 2021 콘서트’. 히사이시 조는 1950년생으로 일본의 피아니스트, 작곡가, 지휘자이며 현대 클래식 작곡가로서 거장의 반열에 오른 사람이다. 미니멀리즘 사조를 바탕으로 한 그의 군더더기 없는 음악은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는 대중의 관심을 받으며 점차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05년 개봉되었던 한국 영화 ‘웰컴 투 동막골’과 2007년 배용준이 출연한 인기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OST도 그의 작품이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대표 음악 감독으로서 각종 영화 음악에도 참여했으며, 현재 그의 콘서트가 서울에서 부산까지 전..

엄광산 넘어 동수산 장승 테마파크와 수정산 가족 체육공원

겨울 산은 혐오 생물과 마주칠 일이 없어 마음 내키는 대로 오솔길을 들락거리다 보니 당초 생각해 두었던 코스가 자주 바뀐다. 오늘도 안창마을로 하산하려 했다가 넓은 시멘트 도로가 궁금해서.....그 길의 끝이 수정산 가족체육공원이다. 동수산 장승 테마파크. 큰 계곡 옆의 인적없는 작은 체육장 주변으로 여러 개의 장승들이 들쭉날쭉 박혀 있다. 테마가 있긴 한데 흔하디흔한 요즘의 근린공원과 비교해 본다면 초라하기 그지없어서.^^ 그 뒤로 다양한 놀이 시설을 갖춘 '중앙공원 내 다목적 야유회장' 조성사업이 한창이다. 올 12월 준공이라니 내년부터는 이 길도 꽤 북적이겠네. 시원하게 잘 닦인 도로. 아마도 현재 조성 중인 다목적 야유회장을 염두에 둔 것 같기도 하다.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한 수정산 가족 체육공원..

엄광산 가야 공동묘지, 그리고 구봉산 도등과 봉수대

아, 새삼 울컥, 울렁....하이든 ‘피아노 협주곡 11번’, 특히 2악장에서.ㅎ 이른 아침 거실에 대자로 뻗어 볼륨 높여 듣는 하이든이 정말 눈물나게 조흐다. 전날 제법 거하게 산을 돌아다녔으므로 오늘은 떼굴랑....., 음악에 묻혀 흐느적거리다 문득 고개를 돌렸더니 거실 창으로 사정없이 밀려드는 푸른하늘이 나를 부추긴다. 이렇게 좋은 봄날 집에 처박힐 거야? 그렇다면, 잠시 피톤치드 한 사발만 들이키고 오지 뭐. 범내산으로 올라 엄광산에서 수정산, 냐금냐금 즐기다 결국 구봉산 봉수대까지 접수해 버렸다.ㅎ 꽃눈....가는 길 내내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것들과 눈을 맞추고. 가야공동묘지. 엄광산 중턱의 쉼터 맞은편, 햇살이 가장 반짝이는 곳이다. 몇 년간 수십 번 곁을 지나쳤으면서도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

비토섬 별주부전 테마 파크, 그 속의 국민 여가 캠핑장

2월 22일(화) 펜션에서 안성탕면과 햇반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운 뒤 달려간 곳. 2016년 12월 비토섬에서 1박 했던 당시 들렀을 때는 한창 공사 중이라 주차장에 근접한 토끼 놀이터만 일별하고 왔다. 어쨌거나 동화가 현실이 된 섬 비토도, 아이들에게 전해줄 이야기도 많긴 하다. 뒷쪽으로 난 길을 따라 야트막한 산을 잠시 오르면 요런 정자도 있고, 멀리 사천대교(겠지?^^)와 짧은 연도교를 볼 수 있다. 올랐던 길 반대편으로 내려가면 근사한 국민 여가 캠핑장과 글램핑장, 그리고 물놀이장. 그 아래, 용궁으로 뻗은 해변 데크.^^ 미완성인지 중간부터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따순 어느 날 요기서도 1박 해보자면서........^^ 피아노, 영어 등 주 2회 정도 출석하는 수업을 길게 빼먹으면 안 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