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 970

칠암 베이커리 카페 '사계'....눈치와 찜찜의 교차

12월 4일(토) 40여 년을 함께하며 늘 나를 돌아보게 해 주는 참한 두 지기.... 그중 한 친구가 얼마 전 사위를 맞았다. 착하면 되었지. 세속적인 시각에서 딸아이에 견주어 보면 제법 부족한 위치일 수도 있었으나 새 식구와 연을 맺으며 조용히, 그리고 진심 기쁜 마음으로 우리에게 남겨 준 말이다. 그렇지. 가족에게 된통 당한 후유증으로 힘들어하는 나를 의식한 듯,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다져 말하는 그녀가 내 마음을 다독여 줬다. 결혼식도 무사히 끝냈고....밥이나 한 끼 하자. 해서 동부산 쪽의 일등가 들러 한창 핫플레이스로 뜨고 있는 칠암의 베이커리 카페 ‘사계’까지 잠시 다녀왔다. 퇴직 후부터 평일 낮에 만나오던 것에 익숙해 있던 터, 처음으로 내 새끼줄 때문에 휴일을 선택했다가 깜딱 놀랬..

김장 쬐끔^^, 탱글탱글한 행복

11월 27일(토)~28일(일) 12월까지 딸네도 나도 새끼줄을 너무 빡세게 꼬아 놨다. 미뤘다가 때를 놓치겠다 싶어 더 추워지기 전에 김장부터 하기로 하고..... 요즘은 워낙 고수들이 많아 블로그 곁눈질만으로도 실패하는 일은 거의 없다. 얼마나 다행인지....^^;; 십수 년 동안 두 집 어울려 하던 터라 마음 놓고 있다가 3년 전부터 한 집이 집에서 밥 먹을 식구 없다며 뒤로 물러나는 바람에 이제 우리만의 연중행사가 되었다. 첫해는 멘붕^^;; 태산 같은 걱정 안고 이쪽저쪽 기웃대며 주워 모은 정보로 두어 해 쭈물럭거리다 보니 그새 손에 익어 이젠 일도 아니게 되었네. 20kg....나는 김치를 거의 먹지 않아 딸네 것만 하다 보니 남들 보기엔 워낙 약소한 양이긴 하다.^^ 양념이 제법 남았던 작년..

명품 밥상

‘요거 질렀어.’ ‘탐심貪心’ 갖는 것 자체를 귀찮아^^;;하며, 주어진 현실을 달달하게 즐길 줄 아는 딸아이도 가끔 곁눈질로 소유욕을 드러내 보이는 물건이 있다. 바로 테이블 웨어. 일손 느려터지기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높은^^ 경지를 고수하면서도 와중에 직접 요리한 음식을 맞춤한 그릇에 담아내는 것에는 유난히 마음을 쓰는 편이다. 결혼 전, 서면 디오빌의 ‘나홀로’ 생활을 할 때부터 자신만의 식탁 역시 오밀조밀 예쁘게 코디한 다음에야 수저를 들 정도였으니. 자신을 소중히 하고 사랑하지 못하면 밖에서도 대접받지 못한다면서.^^ 진심 옳은 말이다. 마음먹고 들인 그릇을 오늘 처음 셋팅해 봤다며 날려 준 식탁 사진. 에구, 그릇이 고마워하는 게 보이넴.ㅎㅎㅎㅎ 어떤 사람들에겐 한 끼 밥값 정도밖에 안..

with 딸, 가을 날의 보타닉 뮤지엄

11월 18일(목) 2021년 수능일. 아...벼랑 끝에 선 느낌이겠다. 12년의 노력이 하루로 평가되는 전무후무한 부조리. 아이들과 그 가족 모두의 마음에 평온이 깃들기를 .... 목적지를 보타닉 뮤지엄으로 정해 놓고 녀석을 등교시킨 후 출발, 마침 길목이기도 하고 10시 오픈까지 시간이 넉넉하여 들어선 이곳은 올봄 야생 녹차를 채취했던 장복산 등산로의 한 입구다. 지난주 들렀을 때 녹차 꽃을 사진으로 남기지 못한 아쉬움에 오늘 재차 방문해 본 거. 10월에서 12월까지 계속 피고 진다고는 하지만 아마도 절정기는 10월 중순 쯤이 될 것 같다. 시든 채로 줄기에 매달려 있는 꽃들 중에서 그나마 제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몇 개를 떼어 냈다.^^;; 그윽하고 신비스런 향의 유혹에 탐욕을 떨쳐 낼 수 없어서..

딸네의 가을 풍경

11월 17일(수) 코로나19 이후 손주의 합기도 승단 심사는 인터넷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번엔 맨손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봉술(그 외 단검이나 쌍절봉, 쌍절곤 같은 것도 있는 듯)에 도전, 몇 날을 집에서 요올씨미 연습하고 있다면서..... 흠머어~~~~손오공이 강림한 줄.^^ 다음 주부터는 일정이 빡빡하게 잡혀있어 평일 왕래는 어려울 것 같고, 욘석이 보고 싶기도 하고^^....해서 딸네로 배송된 내 물건을 챙겨 올 겸 진해로 들어갔다. 수면복 차림으로...ㅎㅎㅎ 점심때에 맞춰 들어가 오랜만에 웅천의 카페 홍에서 쌀국수도 먹고.... 방향제로 괜찮을 것 같아 카페 홍 건너편 웅천읍성에서 여전히 파릇파릇한 쑥도 한 줌 뜯어 담고, 마침 썰물이라 늘 가던 곳에서 찌개용 조개도 제법 캤다. 요거는 손주 ..

견과류 강정, 준비된 재료만 있으면 세상 쉽지만....

작정하면 사실 일도 아니다. 팬에 danger 살살 녹여 집에 있는 견과류 대 때려 넣고 버무려 굳히기만 하면 되니까. 하지만 그 전에 재료들을 보관하기 위한 과정이 초오큼 귀찮다. 일단 쉽게 구할 수 있는 호박씨나 해바라기씨. 싸 들고 온 뒤의 잔 손질이 만만찮다. 식초 떨어뜨린 물에 잠시 담궜다가 몇 번 헹궈내고 대소쿠리에 널어 바짝 말린 후 한 번 볶아 둬야 이후의 과정들이 생략되는 거다. 호두는 요리할 때마다 끓는 물에 데쳐 속껍질꺼정 대충 벗겨줘야 식감이 좋다. 탄닌 성분이 풍부한 율피처럼 호두 속껍질도 다양한 효능이 있긴 하지만 서두 나는 대체로 홀랑 벗기는 편이다.ㅎ 그리고 아몬드나 브라질너트 종류도 슬라이스가 아니라면 적당한 크기로 박살 내줘야 한다.^^ 암튼 보관 중인 호박씨랑 해바라기씨..

앉아서 즐기는 가을 풍경

거의 한 주를 감기와 친분 쌓느라 방콕 고수 중에...... 그 사이 여기저기서 날아든 즐거운 일상들이 반갑다. 결혼기념일에 월차까지 사용하여 달려온 사위와 나름의 색을 입혔다며 1박 나들이 사진을 보내온 딸과, 얼마 전 장산 초행길에 도움을 준 oo고 교사들로부터 범어사 산행 중이라며 단풍 고운 가을을 전해 받기도 했다. 앉아서도 가을을 잔뜩 품을 수 있도록 해 주신 여러분 모오두 캄사하옵니다아~~~^^ ♥ 경주와 포항을 들러 예쁜 발자국 남긴 사랑이들 ^^ 범어사 근교 산행 중이라며 실시간으로 요올씨미 가을을 날려주신 고마운 쌤들^^ 어느 해 나는 아름다운 책 한 권을 읽었다 도서관이 아니라 거리에서 책상이 아니라 식당에서 등산로에서 영화관에서 노래방에서 찻집에서 잡지 같은 사람들 소설 같은 사람들 ..

감기, 채선당표 ‘우도 땅콩 아이스크림’ 후유증

취미생활 같았던 사우나 끊은 지가 도대체 몇 년째인지. 등때기에 버짐 생길 것 같았으나 코로나19 방역에 일조해야 했던 현 상황이 내 발을 묶은 거다. 사실 가장 신경 쓰이는 게 가족이긴 하지. 모르는 사이 바이러스에 노출되었을 때 가까운 사람이 제일 큰 타격을 입게 될 거니까. 암튼 완전한 희생까지는 아니더라도 범세계적, 범국가적 차원에서^^;; 나름 일상적인 노력은 해 왔다. 그러다 지난 월욜, 백신 2차 접종자에 한해서만 사우나 입장을 허락한 울 동네 OO사우나의 문을 조심스럽게 두드렸지. 아, 그 냉온욕의 개운함이라니! 2시간가량 그 짓을 한 다음날 가벼운 인후통이 느껴졌으나 개의치 않았다.(이미 감기 증상을 잊은 지 오래된 터라.ㅎ) 거의 2달 만에 도킹한 지기들. 한 친구의 딸 결혼식을 앞두고..

을숙도의 가을 풍경

11월 6일(토)~7일(일) 지난주 시험 치르느라 고생한 사위에게 밥 한 끼 사 주려고..... 했더니 내 컴도 봐 줄 겸(윈도우11로 업그레이드 했다.^^) 우리 집으로 넘어오겠단다. 아....근데 나 녹차꽃(꽃도 피운다는 걸 처음 알고나서 넘나 궁금했다.) 확인하러 들어가야 해. 토요일 오전에 진해로 들어가 10월부터 12월까지 피고 진다는 녹차꽃을 눈에 담은 후 물 때 맞춰 조개도 한 줌 채취해 같이 들어 왔지. 잎의 깔끔한 향과는 전혀 다른, 아찔하도록 은은하고 고급진 향을 품은 녹차꽃이다. 탄성을 자아내는 그 향에 코를 더 가까이 들이댔다가 깜딱 놀란......원래 개미가 이렇게 꼬이나? 주근깨 같은 개미가 닥지닥지 붙어있었다. 헐! 아무래도 한 번 더 가야겠다. 너무 놀라 인증샷 한 장 못 건..

뚜벅이 가을 여행, 만원으로 봉하마을에서 화포천 습지까지.

11월 4일(목) 먼저 '무궁화호는 낭만이 아니라 기후 위기의 현실적 대안이다.'라는 프레시안 기사에 공감합니당.^^ 참고: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101316071212995?utm_source=daum&utm_medium=search 올 초 한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김해의 화포천 습지 생태공원, 이제사 눈에 띈 것도 신기할 정도지만 부산에 인접해 있으나 대중교통에만 의지하여 나서기엔 정보가 너무 부실한 것도 서운하네. 입 뒀다 어디 쓸까, 물어물어 찾아가면 되지. 하여..... 서면에서의 오전 볼일을 끝낸 시간은 9시 30분 즈음, 기차 시간도 맞춤하여 앞뒤 재지 않고 근처 부전역으로 달렸다. 진영을 경유 하는 10시 20분 순천행, 경전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