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2020년, 은퇴 첫 해 94

함안 여기저기/강주마을,악양둑방길, 그 중 연꽃테마파크

코로나19의 여파는 강주마을도 예외는 아니었다. 축제 기간에 맞춰 심었던 해바라기를 다 갈아엎고 어제 새로 씨앗을 뿌렸다는 함안 강주마을은 주민들조차 모두 숨어든 듯 적막강산이다. 개최일을 8월 후반으로 늦추긴 했으나 그것도 현 상황에선 추정일일 뿐. 양귀비꽃은 볼 수 없겠지만 쎠~언하게 악양둑방길이나 걸어 볼까. 하여 달려갔으나..... 이곳도 악양둑방과 악양생태공원의 연계를 위한 공사라면서 그야말로 이판사판 공사판이었다는 거. 아마도 각 지자체장 선거 공약 1위가 마을의 관광자원화가 아닐까 싶다. 인기 대중가요처럼 표나게 두드러지는 업적이니까. 악양둑방길 와중에 정말 볼만했던 함안 연꽃테마파크. 눈 터지게 연꽃 보고 훗날의 되새김질을 위해 넘치도록 그 풍경을 담아왔다.^^ 흐린 물 속에서 한 생을 발..

캠핑, 오도산 자연휴양림의 하룻밤

2020.07.18(토)~19(일) 울 올케 번갯불에 콩 한 번 볶더니 재미가 났나 보다.^^;; 지난번 김해 수로왕릉 능소화에 꽂혀 급출동했던 황망한 사건 이후, 오도산 자연휴양림 캠핑 계획도 대략 이렇게 탄생했다. 1박이긴 하나 바깥 잠이라 짐은 수월찮았네.ㅎ 첫날의 알찬 행보까지 살뜰히 챙긴 올케의 등짝 따라 도착한 요기는 일전에 딸, 손주와 잠시 발길 놨던 남지. 이번에는 그 반대편에서 능엄사까지 쓸었다. 창녕과 함안을 이어주는 남지철교와 남지교. 일제강점기인 1933년에 철교로 가설되어 6.25 전쟁까지 근현대사의 비극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것에 의미가 크다. 바닥 시멘트 보수공사 이후 인도로만 활용되며 1976년에 준공된 오른쪽 황색의 ‘남지교’와 구분된다. 배 집어 넣으라 그랬더니 너무 힘 ..

김해 수로왕릉과 도란도란 커피살롱

습기로 빵빵해진 더위는 고역이다. 어제 엄광산 쉼터에서 맛본 가슬한 바람의 기억은 이런 나를 더 힘들게 했다. 등받이 벤치에서 책이나 좀 읽다 내려올까. 목에 두른 손수건이 축축해질 만큼 후텁한 날에도 산에 드리운 그늘은 의외로 시원하다. 벤치에 엉덩이 맡기고 한참 열독 중에 띠리링 띵가♪♬♩~ 신나게 폰을 울려주는 우리 올케님.ㅎ 벌써? 김해 수로왕릉에 능소화가 흐드러졌다고 해서. 서둘러 하산 후, 올케 뒤를 신나게 따라붙은 동생과 합류하여 김해로 때아닌 꽃놀이를 떠나봤다.^^;; 그러고 보니 지난주에 이어 또 번갯불에 콩 튀겼군.ㅎ 오호! 게다가 근처의 김해전통시장 2.7장과 맞닥뜨렸다는 거. 끈적한 여름날 정오, 마스크까지 장착하고도 신이 오른, 아마도 전생의 장돌뱅이 셋이서 검정 비닐봉투를 몇 개..

조화롭다

산에게 나무에게 / 김남조 산은 내게 올 수 없어 내가 산을 찾아갔네 나무도 내게 올 수 없어 내가 나무 곁에 섰었네 산과 나무들과 내가 친해진 이야기 산은 거기에 두고 내가 산을 내려왔네 내가 나무를 떠나왔네 그들은 주인 자리에 나는 바람 같은 몸 산과 나무들과 내가 이별한 이야기 ♠♠♠♠♠♠♠♠♠♠♠♠♠ 2020.06.26(금) 그제 저녁부터 쏟아지던 비는 꼬박 하루 하고도 반나절을 더 게워내고 나서야 주춤했다. 얼마나 긁어갔으면 늘 얹혀있던 애먼 쪽구름도 싹쓸이된 오늘 아침의 하늘. 7월을 코앞에 둔 바람이 초가을 같다. 문득 멜로디가 차고 넘칠 가야공원이 생각났다. 한동안 물 고팠던 계곡은 지금쯤 오랜 갈증에서 벗어나 힘차게 바다를 향하고 있겠네. 대여섯 번 오르내리면서 아쉬웠던 상상의 풍경이 마..

또 번갯불에 콩 볶은 사연

눈물로 걷는 인생의 길목에서 가장 오래, 가장 멀리까지 배웅해 주는 사람은 바로 우리의 가족이다. 권미경 중에서 또 번갯불에 콩 볶았다.ㅎ 다음 주 생일 맞은 딸 ‘생파’ 겸 진해 소쿠리섬으로 출조!! 금요일 저녁 갑작스럽게 엮어진 일정은, 외지 근무 중인 사위 제치고^^;; 토요일 섬 낚시 후 가까운 딸네서 거하게 저녁 판 벌이는 걸로. 물론 야단스럽게 보따리 쌀 일은 없다. 동생네가 점심으로 짜파게티와 간식거리를 준비했고, 딸은 텐트와 돗자리, 코펠, 나는 ..... 갈아 입을 옷 한 벌.^^ 10시 40분 승선, 3분 만에 도착! 소쿠리섬을 몇 번이나 들락거렸지만 이렇게 많은 텐트족은 첨이네. 대부분 어린 아이와 함께 뜨건 여름 한낮을 견디러 온 젊은 부부들이다. 우린.....살생족^^;; 짚라인을..

안동 우각사에서 청송 자연휴양관

2020.06.17~18 떼굴랑 4개월. 퇴직 후 곧장 친구가 영면하고 있는 우각사 한 번 다녀와야지 했던 시간이 그새 길게도 흘렀다. 부전역에서 첫 기차를 타고 안동의 풍산읍까지 다녀오려면 꼬박 하루, 기왕 나서는 길인데 1박 잡아 딸과 손주도 데려갈까. 계획을 알렸더니 바로 청송 산림휴양관이 예약되었고.... 암튼 딸아이가 나서면 모든 것이 참 순조롭다. 재주꾼 딸.^^ 출발 전날 미리 들어가 하원한 녀석과 동네 한 바퀴. 역시나 죽고 못 사는 실내복 차림으로...^^;; 여전히 예쁘게 손질된 사찰 앞마당 친구의 부도浮屠를 둘러보고 내려 오는 길 40대 중반, 한창 나이에 훌쩍 삼도천을 건너버린 친구의 생전 웃음이 떠올라 내려오는 길이 흐려졌다. 평온하겠지.....참 고운 이였으니. ♥ 하회마을 / ..

산다는 거...

웬만해서는, 정말로 웬만해선 앓는 소리 하지 않는 딸. 그저 모든 일이 다 잘 될 거라고 스스로 토닥이며 살아온 딸, 혼자 된 어미가 거의 40년을 가사노동, 직장생활, 육아까지 감당해 온 것을 알기 때문에 힘들다는 말을 함부로 꺼내지 않는 배려심 깊은 딸, 남편 직장 따라 이리저리 낯선 곳을 따라다니면서도 불평불만 한마디 없이 즐겁게 뒷바라지 잘 해 준 든든한 딸, 이런 딸이 얼마나 참았으면 속내가 가슴을 뚫었을까. 카톡 프로필을 보다 눈물이 났다. 주변의 흔한 여자들처럼 머리 비우고 떼거지로 몰려다니며 희희낙락하고 살면 훨씬 재미있을 텐데, 오로지 현재에 충실한 삶을 고집하는 딸아이가 우울증 걷어 내며 힘들게 걷고 있는 걸 보면 백회가 뚫릴 것 같아서.... 결혼하면서 일체의 사회생활을 접은 뒤, 아..

거제 포로수용소 유적 공원과.....

2020.06.03.(수) 집으로 향하는 길목 어드메쯤 녀석의 눈요깃거리가 있을라나. 했더니, 역시나 딸아이가 콕 집어 왔다. 거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내 관광모노레일. 확인 결과 입장은 가능하다니까 일단 가서 보고 관람객이 많으면 되돌아오는 걸로. 휑한 주차장, 다행히 코로나19 라는 족쇄를 차고 다니며 이쪽저쪽 눈알만 굴렸던 녀석에게 오늘은 엑티비티한 야외 놀이를 선사해 줄 수 있겠다. 이태 전 이곳을 방문했다가 매표소 앞에서 곧장 U턴 했던 사연.... 제법 센 입장료가 개인적으로 너무 섭섭했기 때문이었다. 역사는 쉼 없이 아래로 아래로 전해져야 할 터, 이렇게 잘 보존된 유적지는 국가가 앞장서서 무료 운영하며 홍보하고 국민적 관심을 싹쓸이해 와야 옳지 않나 싶어서. 게다가 이런 무지막지한 아이러니..

오늘도 번갯불에 콩 튀겨 먹음/통영 배쟁이 팬션

(글 상단 장식용 멘트) 다음 블로그 개편 유감. 횡포 수준의 ‘제멋대로 개편’은 10년 뒤로 타임 리프한 것 같다. 하루짜리 여행을 기록하는 시간이 30분에서 반나절로 늘어난 데다 원래의 기능에 더 나은 기능을 추가한 것이 아니라 아기자기한 ‘꾸밈’ 기능까지 싸그리 없애 버렸다는 거. 도대체 왜 이런 짓을? 문의하면 앵무새처럼 매번 똑같은 멘트만 날아온다. 개인의 역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소중한 기록물을 시뮬레이션조차 거친 것 같지 않은 개편으로 수많은 블로그들을 말아먹고 있는 중이다. 학 좇아가다 가랑이 찢어진 daum. 업로드 조차 되지 않는 사진은 이제부터 따로 보관해야 한다는....ㅎ 2020.06.02(화) 주 2회, 화요일과 금요일이 손주 등교일이다. 가는 둥 마는 둥, 이 비정상적..

5월의 입학식

2020.05.28 교문까지 닫아걸어야 했던 전대미문의 대참사ㅠㅠ;; 이후 3개월, 바이러스 전파에 대한 위험은 여전한 가운데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던 등교일이 순차적으로 하달되면서 학수고대하던 녀석의 입학일도 정해졌다. 비록 격일이긴 하나 일단 교실 수업이 가능해진 것이다. 전날 미리 도착, 즐거운 동네 한 바퀴 하다 교문 앞에서 미리 인증컷 남겨 봄^^ 가위 바위 보 하면서 계단 오르기 금계국이 한창인 아파트 주변 딸아이가 거하게 한턱 쐈다. 메뉴 뒤져서 거의 다아 먹어 봄.(먹방 찍을 수도 있었겠다.ㅎ) 차돌박이에 관자, 스파게티, 냉국수, 게딱지주먹밥이었나? .... 메뉴대로 하나씩 시켜서 거의 다 맛 봤다.^^;; 8시에 육박하는 주변이 여전히 밝다. 그러고 보니 하지夏至가 채 한 달도 남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