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2020년, 은퇴 첫 해

조화롭다

헬로우 럭키 찬! 2020. 6. 2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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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게 나무에게 / 김남조

 

산은 내게 올 수 없어

내가 산을 찾아갔네

나무도 내게 올 수 없어

내가 나무 곁에 섰었네

산과 나무들과 내가 친해진 이야기

 

산은 거기에 두고 내가 산을 내려왔네

내가 나무를 떠나왔네

그들은 주인 자리에

나는 바람 같은 몸

산과 나무들과 내가 이별한 이야기

♠♠♠♠♠♠♠♠♠♠♠♠♠

 

2020.06.26(금)

그제 저녁부터 쏟아지던 비는 꼬박 하루 하고도 반나절을 더 게워내고 나서야 주춤했다.

얼마나 긁어갔으면 늘 얹혀있던 애먼 쪽구름도 싹쓸이된 오늘 아침의 하늘.

7월을 코앞에 둔 바람이 초가을 같다.

 

문득 멜로디가 차고 넘칠 가야공원이 생각났다.

한동안 물 고팠던 계곡은 지금쯤 오랜 갈증에서 벗어나 힘차게 바다를 향하고 있겠네.

대여섯 번 오르내리면서 아쉬웠던 상상의 풍경이 마음을 움직였다.

 

새소리와 엷은 바람 소리에 섞여든 등산객의 거친 숨소리가 전부였던 계곡에 숨길이 트인 것 같다.

참, 자연의 조화로움이라니!

바위에 걸터앉아 그렇게 한참을 물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아..........오히려, 고요.

남는 게 시간이니......^^;;

벤치에 걸터 앉아 이어폰을 통해 흘러들어오는 음악으로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고원아파트 쪽으로 내려오는 길에 바야흐로 제철 만난 수국에 심취하기도 하고.

사람의 마을로 가는 길이

참 따뜻하다

마을이 적막을 끌어 덮는다 해도

사람을 외면할 수는 없으리

이 세상 어디를 가든

사랑이 아니고서야 길은 굳이 거기로 났을까

 

박창기/사람의 마을로 가는 길이 참 따뜻하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