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2020년, 은퇴 첫 해 94

신새벽, 갯바위 위에서

2020.09.18.(금) 갯바위 출조. 이렇게 서두를 꺼내니 마치 내가 전문 조사쯤 된 것 같네.^^;; 전 주부터 설왕설래해 온 계획이었고, 휴가받은 동생에 얹혀 물 때 좋다는 평일 새벽 4시 배에 오르게 된 사연이 있었다. 전날 동생 내외와 함께 가덕도 가까운 진해 딸네서 하룻밤 신세 진 후, 다음날 산발적으로 뿌려대는 빗속을 달려 도착한 가덕도 대항마을. 흠머, 우리만 유난한 줄 알았더니!! 3일째 내리는 비도 아랑곳없이 선착장에 몰려든 조사들의 수는 열 손가락으로 헤아려지지 않더라는 ...ㅎ 오락가락하며 모자를 두들겨대는 비, 그저 깜깜깜깜한 바다, 젖어서 더 미끄러운 갯바위를 오르다 쭐떡 미끄럼 타는 꾼들, 게다가 그저 너른 바위가 아니라 90도에 가까운 경사면을 올라 몇 발의 운신도 버거울 ..

명절 전 사랑이들과 산청 앞으로!

2020.09.12(토)~13(일) ‘엄마, 산청 언제 가고 싶어?’ 명절이 코앞이라 마음은 벌써 호국원 언저리를 맴돌고 있던 중이었다. 늘 어미의 심중을 먼저 헤아리는 딸아이가 언제나처럼 의사를 타진해 왔고, 하여 오늘 사랑이들과 부모님을 모신 국립산청호국원으로 들어갔다. 호국원 측에서 마련한 제단엔 미리 명절제를 지내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그동안 할미,할비 얼굴만 잠시 보고 가는 것에 아쉬움이 남았던지 오늘은 딸아이가 소박하게 준배해 온 제물로 술을 한 잔 올렸다. 세월이 쌓여 나이가 들수록 자주 부모님이 그립고, 8살 어린 나이에 황급히 먼저 떠난 동생도 너무나 보고 싶어진다. 나의 지구별 여행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 주실라나. 인간은 일회성 삶에서 소멸하는 것이 아님을 안다. 한 번 죽으면 영..

조심조심 숨쉬기

2020.09.04(금) 태풍 마이삭이 부산을 관통한 이틀 뒤, 집에 갇혀 오며가며 테블릿을 향해 곁눈질해대는 손주를 데리고 딸과 함께 백양산을 찾았다. 족히 이삼십 년은 견뎠을 것 같은 아름드리나무들조차 이번 재난을 비껴가지 못했다. 아..... 정말 산을 통째 들고 갈 뻔했던 마이삭. 주변 아랑곳하지 않고 우렁찬 소리로 방언 터뜨리고 계시더라.^^;; 신령한 힘을 바라는 누군가의 절박함이 이러한 상황을 만들어 낸 거 겠거니..... 공교육의 첫걸음부터 비정상적으로 걸어야 하는 손주 세대가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아가, 비단 너뿐만 아니니 불안해하지 말고 이렇게라도 걸으며 세상을 보자.

가덕도...'행복은 소유보다는 공유에 있다'

2020.08.21(금) 딸네서 왕복 1시간이면 충분한 가덕도. 강서구 천성동 1503이 지번으로 되어있는 곳에 ‘일오공삼 카페’가 있다. 소규모 동물원이 있고 바다를 향해 거침없이 트인 전망까지 갖춰진 데다 평일이라 인적도 거의 없는 조용한 카페. 딸아이가 준비한 점심상^^ 가덕도 전체가 적막강산, 녀석의 겨드랑이에 날개가 돋혔다. 행복은 소유보다는 공유에 있다....는.... 가진 것 별로 없어도 누군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걸었던 모든 길이 내 행복의 길이었음이..... '정연복 행복의 길 중에서' 카페 내부 그 아래 정성이 엿보이는 꾸밈공간이 있고, 카페 일오공삼 본채 동물원과 별채 말하는 앵무새도 ..... 전날의 활동지수가 괜찮았나 봉가? 해가 중천인데도 여전히 떡실신 중이신.....^^

8월 중 쌓인 욘석 일상

다음 블로그 (망한)개편 이후 도무지 기록할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별수 없이 기억 차원에서 사진 위주로 올리는 중. 그러다 보니 이뿌고 이뿐 내 손주의 일상을 남기는데도 점차 게을러 지고 있다. 전광석화 같은 녀석의 변화를 이렇게나마 쌓아 두었다가 종종 꺼내보는 즐거움이 컸거늘... 이러다 싸이월드처럼 개인의 오랜 역사를 한방에 다 말아 먹을 수도 있겠구나 싶어 생각날 때마다 조금씩 하드에 다운 받아 놓는 중이다. 올 한 해는 코로나19에 갇혀 일상이 조심스럽기만 하다. 해도, 온몸에서 푸드득 소리가 날 만큼 무섭게 기운이 발산되고 있는 욘석을 마구 눌러 놓을 수만은 없는 고로, 급기야 여기저기 인적 드문 곳을 찾아내는 것이 딸아이의 일과가 되어버렸다. 장마가 한창인 어느 날 진해 목재박물관이라면서....

아세안 문화원, 장산체육공원 산책

2020.08.08(토) 부산에 볼일이 있다는 제 서방보다 앞서 나선 딸, 손주와 함께 해운대 동생네로 들어갔다. ‘우리 집 오면 점심으로 맛난 콩국수 먹여 주지.’했던 올케의 꼬드김^^;;에 솔깃하기도 했고, 동생네 집 근처 ‘아세안 문화원’의 ‘아세안의 빛, 하나의 공동체’라는 주제로 8월 30일까지 전시 중인 각국의 문화도 기웃거려 볼 겸. * 동남아시아 국가연합(ASEAN: 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 회원국(총10개국) :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판타스틱한 이세계로 들어온 느낌이었다. 천천히 위 아래로 움직이는 등을 어루만지듯 귀에 젖어 드는 음악이 한없이 평화로운 홀. 아세안 문..

위도 가는 길 2

'펜션 도착 즉시 레쉬 가드 장착 후 광속으로 위도 해수욕장 돌입하여 비단조개 채취' 반나절의 계획이 무산되고보니 다음 일정 또한 삐걱대고 있었으므로 아쉬운대로 급조된 일정이었다. 흠머, 이것도 하늘의 농간으로.....강풍에 고구마줄기보다 굵은 빗발이 휴가 첫날을 홀랑 먹어치웠다는.ㅎ 안과 밖, 앉으나 서나 눈길에서 벗어나지 않는 바다, 바다, 바다... 펜션의 위치나 풍경은 기분을 달구기에 충분하였으나...... 물끄러미 비 퍼붓는 밖을 응시하고 있는 욘석의 표정은 '그래도 좋아' 보인다.^^;; 문을 열면 방, 또 문을 열면 방과 주방...우리 세 가족, 6명에겐 충분히 넓고 편리한 곳.....용머리 펜션. 그나마 썰물시간 8시 즈음에 맞춰 왼쪽 귀퉁이에 보이는 다리 밑으로 바지락 캐러 가는 중에....

위도 가는 길

2020.07.31.~08.03(여름휴가) 전북 부안 소재 위도 멀긴 하여도 애써 새로운 휴가지를 물색하지 않았던 것은 첫 방문의 기억이 그닥 나쁘지 않았던 이유가 크다. 선착장까지 횡으로 4시간, 작년엔 부안 탐방 겸 가까운 곰소문화원에서 하루를 묵은 뒤 첫 배에 오를 수 있었으나 당일 다이렉트로 시간을 맞추기에는 상당한 무리가 따를 것 같아 마땅한 묘책 강구 중에.... 오호, 역시 ‘궁하면 통’하는 민간전승법이 확실히 존재했다는 거! 이번에도 올케의 번득이는 기지가 발동했다. 외지 근무 중인 사위 숙소가 광양이므로 거기서 격포항까지 절반의 시간만 깔아 주면 된다는. 광양에서 밤을 보낸 다음 날, 굳이 첫 배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다음 항차인 8시 35분 배로 결정한 뒤 여유롭게 출발한 시간은 6시..

목욕탕이 어떻게 생겨 먹었더라?^^;;

2020.07.25(토) 폭우로 잠을 설친 것은 난생처음이다. 비는 탱크 굴러가는 소리를 내며 시멘트 바닥을 두드려 대고, 조명탄보다 밝은 번개에 이어 마천루가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길고 긴 천둥소리.... 간밤 순식간에 불어난 물을 피하지 못해 가까운 지하차도에서 사망한 운전자가 서너 명이라던가. 수백 명의 이재민은 물론, 물에 잠긴 선로로 인해 지하철과 동해남부선이 운행중지 되는 사태까지.... 몇 년 새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겪고 있는 역대급 천재지변이 심상찮다. ♪♬♪♬♪♬♪♬ 소강상태로 접어든 금요일 손주 하교 시간에 맞춰 딸아이가 부산으로 들어왔다. 목욕탕이 어떻게 생겼더라? 때가 쌓여 가려운 등짝도 긁어 볼 겸, 다음 날 매일매일 요올씨미 소독 잘하고 있다는 언양 가족탕을 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