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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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따라서..../2022년, hrer and now

호국 보훈의 달이라면서....

헬로우 럭키 찬! 2022. 6. 13.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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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1일(토)~

금요일 밤 급조된 계획이었다.

그래도 호국 보훈의 달인데.........^^;;

뜬금없기는. 뭘 그렇게 거창한 제목까지 얹냐, 평소 자주 찾아뵈면 되는 건데.ㅎ

 

현충일 기념식이야 복잡해서 참석하지 못했다 해도 6월이 가기 전에....마음에 걸렸는지 사위가 딸아이를 부추겨 바람도 쐴 겸 산청 들러 오자고 했단다.

 

조만간 나 홀로 여행 삼아 백팩 한 번 짊어질까 생각하던 차여서 곧바로 OK 사인 날린 후 다음 날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

 

9시, 웅천 읍성에서 합류하여 산청 호국원으로.

먼저 도착하여 딸네를 기다리며 여름이 담을 타고 오르는 웅천 읍성 한 컷 남겨 봄

 

갑자기 나선 길, 마침 만들어 둔 약밥이랑 견과류 강정이 있어서 냉장고에 들어앉아 있던 과일 몇 개 보태 작은 상을 만들었다. 방문객이 뜸하여 굳이 제례소까지 내려가지 않고 부모님 영정 바로 앞에서 고개 숙여 우리의 방문을 알려드렸다.

행복한 나의 눈에 두 분의 모습도 평온해 보인다. 엄마, 아부지, 더도 덜도 말고 지금만큼만 살다 떠날 수 있도록 늘 응원해 주세요.

 

 

변함없이 정해진 코스대로 점심은 당연히 거창 시장의 수제비다.

역부러 나섰던 것은 아닌데 오늘이 하필 장날, 북적임을 예상하고 들어선 시장은 의외로 한산했다.

정오의 볕이 워낙 뜨겁기도 했으니.

 

 

’누구든 한 번 맛보면 잊히지 않는다‘에 한 표 지를 수 있다.^^

호국원 들를 때마다 우리에겐 암묵적 일정으로 굳혀져 버린 거창 맛집.

처음 골방 같은 ’영민분식‘에서 시작하여 지금은 좀 더 넓은 곳에  ’시장 추어탕‘이라는 상호를 하나 더 갖고 있는 수제비집.

수제비도 가성비 월등하지만 보리밥에 따라 나오는 된장 또한 일품이다.

최근엔 좁은 영민분식보다 이곳을 애호한다.^^
고구마줄기 들깨무침 정말 맛있당.^^
애기 바지락^^ 몇 개, 부추 한 꼬집이 전부인 요 멀건 게 나의 입맛을 한 방에 제압해 버렸다.

 

 

거창시장에도 청년몰이 생겼다.

전국적으로 휴.폐업이 속출하고 있다는 청년몰, 청년 일자리 창출과 전통시장 활성화로 기대를 모아왔지만 각 지자체의 실적내기및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사회 초년생이 적은 비용으로 창업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 메리트이긴 한데 지속가능한 지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거.

그치만 힘내요, 오픈 끗발이 아니라 꾸준히 번창하는 가게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메뉴가 엄청 다양하다.

 

일반적인 전통시장 풍경과 상반되는 깔끔한 현대식 실내.

다음 방문 때는 요기서 한 끼 해결해 볼까.^^

딸아이와 손주는 벌써 음료수 한 잔 값 보탰다.^^ 스트로우는 재활용 가능한 소비재.
빠질 수 없는 후식이지. 배 터지게 수제비랑 보리밥 먹고 또 들어가는 맛.^^

 

 

저녁은 굶어야 할까 봐.

헛소리 함 해 본 거.ㅎ

 

귀가길 롯데마트에서 쭈꾸미회 한 팩 챙겼고, 사위가 김해까지 달려가 맛집에서 공수해 온 탕슉과 짜장면, 올리브유에 계란 터뜨려 넣고 볶은 방울토마토, 참외까지.

 

그리고 화룡점정! ^^

갈증이 심했던 나는 소맥, 요즘 술빨^^ 받지 않는다는 딸아이는 맥주 한 캔, 사위는 끊었다던 포도주를 들고 왔고, 손주는 물로 찬찬찬.♪♬^^;;

이렇게 화기애애한 하루가 저물어 가는 중.

오늘도 우리에게 존재의 소중함을 알려 주시고 행복한 길을 내어 주신 부모님 감사합니다.

 

어머니라는 말을 떠올려보면

입이 울리고 코가 울리고 머리가 울리고

이내 가슴 속에서 낮은 종소리가 울려 나온다

 

어머니라는 말을 가만히 떠올려보면

웅웅거리는 종소리 온몸을 물들이고

 

어와 머 사이 머와 니 사이

어머니의 굵은 주름살 같은 그 말의 사이에

 

따스함이라든가 한없음이라든가

이런 말들이 고랑고랑 이랑이랑

 

어머니란 말을 나직히 발음해보면

입속에 잔잔한 물결이 일고

 

웅얼웅얼 생기는 파문을 따라

보고픔이나 그리움 같은 게 고요고요 번진다

 

이대흠 어머니라는 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