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2023년, 올해도 부탁해

요양원에서.........

헬로우 럭키 찬! 2023. 1. 19.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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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8일(수) 

’인생은 여행이며 생의 목적지는 죽음입니다. 죽음에 이르면 또 저승으로 떠나야 하고 그 목적지에 도착하면 곧 갈아타야 합니다. 우리네 인생에서는 완전한 도착지가 없습니다. 참된 인생 여로는 여행 도중에서 만난 사람, 일어난 일, 생각한 것, 느낀 것을 충실히 맛보는 것입니다. 뒤돌아보고 ’참으로 잘 살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인생을 만들어가는 여정입니다.’

- 인드라 초한 ’빈 마음, 향기로운 채움 98‘ 중에서

 

4개월여 전 요양원에 입소하신 외삼촌을 뵙고 온 뒤 울적해진 마음을 추스르며 들춰본 책의 한 구절이다.

영주암 지나 길의 끝에 보이는 건물 뒷쪽이 요양원. 영주암 부속 시설인 줄 알았지만 연관은 없는 듯.

 

10시부터 11시 30분, 시간에 맞춰 사촌 부부와 입구에서 만나 들어선 요양원은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귀찮을 만큼 철저하게 지키고 있었다. 보호자가 한꺼번에 몰릴 가능성을 배제하기 하기 위해 면회도 2~3일 전에 예약해 둬야 하고 어김없는 30분으로 면회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휠체어에 실려 뒤따라 면회실로 들어선 삼촌의 얼굴은 집에 홀로 계셨을 때보다 말끔해 보여 그동안 지면에 실렸던 여타의 요양원에 대한 불미스런 잔상은 어느 정도 거두어졌다.

 

작년에 앞서가신 외숙모와 함께 삶을 버거워하셨던 우리 엄마의 의지처가 되어 주셨던 분, 마스크 위로 드러난 눈매가 일찍이 세상 뜨신 엄마와 너무 닮아있어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네.ㅎ

’삼촌, 가발만 쓰면 우리 엄마라고 해도 믿겠어.‘

 

하지만 그새 치매는 빠르게 진행되어 이제 아들조차 알아볼 수 없으셔서 더 가슴 아팠던 만남.

홀로되신 외삼촌이 마음에 걸려 가끔 들렀다가 닭백숙 해 먹으며 옛이야기 들추던 때가 불과 몇 개월 전인데...

어쨌거나 생각만큼 잦은걸음은 못 될지라도 삼촌에게 남아있는 시간 동안 소홀하지 않도록 작은 마음을 담아 본다.

사촌 올케 지인의 소개로 입소할 수 있었다는 ’상락정 배산 실버빌‘.

운영 주체는 ’사회복지법인 불국토‘이며 20년 차 요양원으로 평도 좋은 데다 홈페이지도 알차게 운영되고 있어 믿음을 가져도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직원들의 호의적인 태도가 마음에 와 닿아 돌아서는 걸음은 그나마 편했던.

한세상 산다는 것도

물에 비친 뜬구름 같도다

 

가슴이 있는 자

부디 그 가슴에

빗장을 채우지 말라

 

살아 있을 때는 모름지기

연약한 풀꽃 하나라도

못 견디게 사랑하고 볼 일이다

 

이외수 한 세상 산다는 것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