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2023년, 올해도 부탁해

오늘도 산에서 채웠다, 뭐가 됐든.^^

헬로우 럭키 찬! 2023. 1. 21.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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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1일(토)

설 연휴 첫 날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처맞기 전까지는.‘

해마다 전년도의 근사한 계획에 처맞은^^;; 트라우마가 내성처럼 자리하고 있건만, 올해 역시 나름의 플랜을 구상하다 하필 타이슨의 말이 떠올라 멘탈 제대로 저격당한 이 계면쩍음.ㅎ

 

지구별에 이름 석 자 콱 박아 놓고 떠난 버나드 쇼조차도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는 묘비명을 남길 만큼 인생엔 채워야 할 것들이 많을 텐데 말이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백팩 짊어지고 산을 올랐다.

이것도 다짐의 일부라 육신의 석화 방지 차원에서 걷고 오르기를 주 3회 이상 대체로 지켜 왔으니 어느 정도 성공적이지 않았나 하는 자위로 타이슨을 방어 해 봄.^^

문선명씨를 기념하기 위해 통일교에서 조성해 놓은 만리산 통일동산 오름길. '구도의 길'이라는 거창한 명칭이 있다.

 

이런 날....

구름 한 점 찾아볼 수 없는 벽공 아래, 거실에서 따악 한 발만 뻗으면 애진봉까지 닿을 것 같은 백양산이라니!

문득 지난번 하산했던 만리산이 떠올랐던 거다.

이렇게 좋은 날에.....오늘은 반대 방향에서 오르는 걸로 시작해 볼까.

서둘러 나선 나의 걸음은 헤르메스의 샌들을 신은 것처럼 가볍기 그지없더라지.^^

 

설 맞이 전 뒤집는다고 모두 바쁘신 모양이다.

나 혼자 만리산, 수정산, 엄광산 헤집고 다니며 산할아부지 꼬붕 해 먹었다능.^^;;

 

호랭이 어슬렁길엔 벤치도 호피 무늬다.^^

 

심각한 기후 변화로 종종 목격되는 현상이지만 봄날 같았던 지난 1월 초, 일찍 동면에서 깨어나 활동하고 있는 누룩뱀 소식에 이어 꽃들에게서도 이상징후가 발견되었다. 한동안 활짝 피었다가 어제 오늘 영하로 떨어진 날씨에 막 동사하신 듯 여전히 고운 색을 유지한 채 나를 놀래킨 진달래.

 

 

금방이라도 잎을 펼쳐낼 것 같은 요거는 어제 엄광산에서 발견한 수국.

만리산 관음사 불이문. 지난번엔 하산길에 일별했지.
관음사에서 본 부산의 산토리니 안창마을이다.^^

 

 

수정동 산성터가 보이면 거의 다 온 거.

오늘은 쉼터가 있는 공동묘지까지 오르지 않고 샛길로 빠져 곧장 동의대를 관통하여 하산했다.

그동안 지나다니면서 늘 궁금했던, (이제 알게 된)산성터와 주변의 돌담들. 최근에 세워진 이 안내판으로 그 호기심이 해결되었어.

 

 

와~~~~!!!!!!

작년 통틀어 기억을 더듬어 봐도 본 적 없었던, 동해 바다색 하늘.

 

산다는 것은,

만나는 일이다

사랑하는 일이다

헤어지는 일이다

그리고 빈 가슴 털면서

먼 산을 바라보는 일이다

먼 산 바라보며

그 안에

내 얼굴, 내 발자욱, 내 그림자

그려 넣는 일이다

 

산다는 것은,

견디는 일이다

갈등하는 일이다

매일매일 육중한 시간에 눌려

실타래 풀어가듯

그렇게 인생을 풀어가는 일이다

수틀에 수(繡)를 놓듯

그렇게 인생을 짜가는 일이다

가다가 큰 바다에 이르면

거기서 내 얼굴 찾아 물기를 닦아 내고

또 가다가 큰 산에 이르면

거기서 한숨 돌려 휘파람 부는 일이다

 

산다는 것은,

만나고, 헤어지고, 사랑하는 일

그리고 죽음에 이르는 일

이것이 인생의 주제다

오늘도 우리는 그 주제 속에서 휘청거리고 있다

 

이영춘 산다는 것은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