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산은 혐오 생물과 마주칠 일이 없어 마음 내키는 대로 오솔길을 들락거리다 보니 당초 생각해 두었던 코스가 자주 바뀐다.
오늘도 안창마을로 하산하려 했다가 넓은 시멘트 도로가 궁금해서.....그 길의 끝이 수정산 가족체육공원이다.
동수산 장승 테마파크.
큰 계곡 옆의 인적없는 작은 체육장 주변으로 여러 개의 장승들이 들쭉날쭉 박혀 있다.
테마가 있긴 한데 흔하디흔한 요즘의 근린공원과 비교해 본다면 초라하기 그지없어서.^^
그 뒤로 다양한 놀이 시설을 갖춘 '중앙공원 내 다목적 야유회장' 조성사업이 한창이다.
올 12월 준공이라니 내년부터는 이 길도 꽤 북적이겠네.
시원하게 잘 닦인 도로. 아마도 현재 조성 중인 다목적 야유회장을 염두에 둔 것 같기도 하다.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한 수정산 가족 체육공원.
체육공원에서 역시 편하게 조성된 길을 따라 아란야사 방향으로 걸었다. 자유시장과 가까운 쪽이다.
오늘의 최종 목적지는 자유시장 3층의 꽃시장.
아, 올해 매화 축제는 여기서 화려하게 즐기고 왔다.^^
그 곁의 산수유꽃도 만만찮게 이뿌공.
생각해보니 산수유꽃과 매화의 개화 시기가 얼추 비슷했던 것 같다.
매년 이맘때쯤 엄광산 오르던 길 초입에서 걸음을 잠시 멈추게 했던 노랑이와 하양이.
길 가에 흔한 보라색 깜찍이는 민망스럽게도 큰개불알풀꽃, 붉은색 망사처럼 숨결에도 날아갈 것 같은 간들간들 광대나물꽃이다.^^;;
주택가와 바투 붙은 둘레길에서 본 성북동과 수정동 일대, 그리고 부산항.
이곳도 꽤 높아서 큰길까지 내려가는 길이 그리 수월하지가 않다. 무릎 조심!
지들끼리 얽혀 담처럼 단단하게 둘러 크는 탱자나무.
건너편으로 아란야사 지붕 끄트머리가 보인다.
거의 다 왔다는 거.
이제 곧 내려가야 할 것 같다.
아란야사를 지나면 바로 나타나는 전망대.
오던 길을 돌아보니 멀리 중앙공원의 충혼탑이 우뚝하다.
뒷산 올라 하염없이 오르락내리락, 초량에 인접한 수정산까지 겨우 15,000보.
산길 15,000보는 평지와 비교할 바가 못 된다.
그만큼 운동량에서는 꽤 차이가 난다는 거.^^
봄맞이 새식구 추가.^^
안창마을로 하산, 호랭이 어슬렁길을 통과하여 영화 '친구'의 범일 육교 건너 자유시장 도착.
꽃시장에서 눈 질끈 감고 高價로 두 분 모셨다.^^
개운죽과 스노우 사파이아.
10여 년 동안 물밖에 먹여주지 않은 내 곁에서 불평 없이 잘 자라온 개운죽이 작년부터 시들시들 제 색을 잃어가고 있어 이번 참에 새로 들였다.
아스피린 녹인 물이 노년^^;;의 화초에 좋다 하여 섞어도 봤지만 더 이상 소생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남은 잎을 잘라내 수경재배라도 해 보려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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