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2022년, hrer and now

신홀리 페페 줄기 다듬기

헬로우 럭키 찬! 2022. 3. 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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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 맞을 준비 중인 나의 초록이들

 

홀로 있는 시간, 여전히 home sweet my home엔 기쁨 주는 것들이 넘친다.

R. 슈트라우스의 혼 협주곡을 깔아놓고 전날 저녁 미리 생각해 둔 작업에 돌입.^^

 

인간이 불행한 이유는 혼자 조용히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파스칼이 남겨준 이 말에 극공감하는 시간.

 

해마다 이맘때면 소름 돋도록 감동 주는 초록이들이다.

질리지 않는 이 신선함, 살갗을 간지럽히는 홀씨의 보드라움.

 

요 며칠, 특히 창가에 자리를 차지한 몇 놈이 새잎 틔우느라 용 쓰는 중이다.

겨우내 바짝 움츠리고 있던 신홀리 페페 역시 영양분을 나눠쓰면서 줄기가 안쓰럽도록 가늘어졌다.

 

해서 유난히 가늘고 길게 늘어진 줄기만 살짝 다듬어 물꽃이 도전.

 

새살림 차려준 요놈들이 뿌리를 잘 내어 주면 예쁜 화분으로 옮겨볼 요량이다.

아프면서 성숙하는 거야. 다아 너를 위한 거니까 힘내!

했지만 대상의 고통을 헤아리지 못한 사족이겠다.^^;;

사춘기 자녀에게 부담 백배 보태는 말이 그거다.ㅎㅎㅎ

 

겨울을 자알 견뎌준 우리 집 초록이들.

 

작년, 입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곁가지 두 개가 앞다퉈 떨어져 나간 파키라.

힘들게 버텨주던 나머지 하나도 잎이 말라가서 결국 물꽃이를 해 봤다.

뿌리의 흙을 조심스럽게 씻어낸 후 아래쪽에 난돌을 깔고 얹어 흔들리지 않도록 다시 난돌로 지지해 주고.

죽어가는 어미 곁에서 떼어와 옮겨 심은 산세베리아. 모양이 그닥 이뿌지가 않지만...^^;;

 

신났다.^^

물만 잘 갈아줘도 어깨춤 추는 개운죽이시다.

 

다시 그리움이 일어

봄바람이 새 꽃가지를 흔들 것이다

흙바람이 일어 가슴의 큰 슬픔도

꽃잎처럼 바람에 묻힐 것이다

진달래 꽃 편지 무더기 써 갈긴 산언덕 너머

잊혀진 누군가의 돌무덤가에도

이슬 맺힌 들메꽃 한 송이 피어날 것이다

 

곽재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