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 맞을 준비 중인 나의 초록이들
홀로 있는 시간, 여전히 home sweet my home엔 기쁨 주는 것들이 넘친다.
R. 슈트라우스의 혼 협주곡을 깔아놓고 전날 저녁 미리 생각해 둔 작업에 돌입.^^
인간이 불행한 이유는 혼자 조용히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파스칼이 남겨준 이 말에 극공감하는 시간.
해마다 이맘때면 소름 돋도록 감동 주는 초록이들이다.
질리지 않는 이 신선함, 살갗을 간지럽히는 홀씨의 보드라움.
요 며칠, 특히 창가에 자리를 차지한 몇 놈이 새잎 틔우느라 용 쓰는 중이다.
겨우내 바짝 움츠리고 있던 신홀리 페페 역시 영양분을 나눠쓰면서 줄기가 안쓰럽도록 가늘어졌다.
해서 유난히 가늘고 길게 늘어진 줄기만 살짝 다듬어 물꽃이 도전.
새살림 차려준 요놈들이 뿌리를 잘 내어 주면 예쁜 화분으로 옮겨볼 요량이다.
아프면서 성숙하는 거야. 다아 너를 위한 거니까 힘내!
했지만 대상의 고통을 헤아리지 못한 사족이겠다.^^;;
사춘기 자녀에게 부담 백배 보태는 말이 그거다.ㅎㅎㅎ
겨울을 자알 견뎌준 우리 집 초록이들.
작년, 입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곁가지 두 개가 앞다퉈 떨어져 나간 파키라.
힘들게 버텨주던 나머지 하나도 잎이 말라가서 결국 물꽃이를 해 봤다.
뿌리의 흙을 조심스럽게 씻어낸 후 아래쪽에 난돌을 깔고 얹어 흔들리지 않도록 다시 난돌로 지지해 주고.
신났다.^^
물만 잘 갈아줘도 어깨춤 추는 개운죽이시다.
다시 그리움이 일어
봄바람이 새 꽃가지를 흔들 것이다
흙바람이 일어 가슴의 큰 슬픔도
꽃잎처럼 바람에 묻힐 것이다
진달래 꽃 편지 무더기 써 갈긴 산언덕 너머
잊혀진 누군가의 돌무덤가에도
이슬 맺힌 들메꽃 한 송이 피어날 것이다
곽재구 ‘봄’ 중에서
'시간을 따라서.... > 2022년, hrer and now'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건희 컬렉션'이 왔다. (0) | 2022.03.07 |
---|---|
흐르는 세월이 종종 감동이다. (0) | 2022.03.06 |
히사이시 조 & 월드 드림 오케스트라 2021 콘서트/애니원TV (0) | 2022.03.03 |
엄광산 넘어 동수산 장승 테마파크와 수정산 가족 체육공원 (0) | 2022.03.02 |
엄광산 가야 공동묘지, 그리고 구봉산 도등과 봉수대 (0) | 2022.0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