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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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따라서..../긴 여정, 창 밖의 풍경

고사리 밭!!

헬로우 럭키 찬! 2012. 5. 5.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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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같은 동네에서 가깝게 지냈던 분을 올케가 우연히 만나 약속된 이번 산행은 제법 왁자했다. 오랜만에 꽉 차버린 차 안에서 움직임이 다소 불편했지만 우리 외에 누군가와의 동행이 주는 색다른 즐거움도 있었다. 하긴 이번의 푸짐한 고사리 산행은 순전히 그 분들 덕분이었긴 하다. 몇 년 전 동생네랑 1박2일의 일정으로 물길이 갈라질 때만 들어 갈 수 있다는 등대섬도 볼 겸 낚시 도구를 챙겨 소매물도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 곳에서 발견한 굵고 키 큰 고사리도 남해산과 비교하기엔 턱없이 부족할 정도였다면 상상이나 할 수 있을라나.

 

이름도 모르고 오른, 남해의 한 작은 마을을 품은 산은 군데군데 고사리 재배를 위해 나무를 베어 버린 탓에 멀리서 보면 거의 민둥산으로 보였다. 하여도 그 고사리 포자가 멀리까지 날아가 숲이 깊은 곳 까지 군락을 이룬 그야말로 자연발생적인 고사리 밭!

 

차도에서 바라 본 마을 전경. 나무룰 베어버린 뒷산 붉은 터가 고사리 밭이다. 땅속 줄기를 이용한 번식방법으로 재배 하는 것 같은데 우리가 올랐던 산은 잎을 통한 포자낭에 의해 이루어진 자연 군락일 것이다.

 

빈 곳이 모두 고사리 재배지. 요즘 시장에 나오는 햇고사리는 대부분 남해산이란다. 양치식물의 특성상 햇빛이 강하거나 건조하면 생육이 불량해 질 터인데 저렇게 발가벗겨진 곳에서 제대로 굵어질라나?

채취 시기가 조금 늦어버린 탓에 이미 활짝 잎을 열고 번식 준비에 들어 선 고사리가 많았지만 그보다 산 입구에서부터 눈에 띄는 고사리들을 발견한 순간  '억' 소리가 절로 터져나왔다. 대부분의 고사리가 팔을 올려야 꺾을 수 있을 만큼 키가...... 어떻게 이렇게나 키가 큰 種이......

 

이 숲 속이 온통 고사리 천지. 이 곳에서 왠만한 나무 키 만큼 고사리가 자란다.

 

 

숲이 너무 우거져  쉬 지치는 바람에 일찍 내려 와 들른 남해의 어느 바다.

 

건너편 섬에는 바위에 붙은 따개비처럼 납작한 집들이 살고 있었다.

 

자연은 그 자체로 평화다. 풍요의 바다....보고만 있어도 부자가 된 것 같다.

 

바다의 쨍쨍한 봄빛이 너무 따가워 마냥 머무를 수도 없었거니와  늦으면 가는 길이 더 힘들어 질 것 같아 서둘렀는데도 부산까지의 소요시간은 3시간을 훌쩍 넘어 버렸다.  

 

펼쳐 놓은 고사리와 산나물. 이만하면 올해 어머니 젯상엔 아낌없이 올릴 수 있겠다.^^

손 큰 울 올케 고민없이 한 솥 삶아 내겠네

 

수확한 고사리를 다듬는 것은 언제나 졸수卒壽를 바라보시는 울 아부지^^

파자마 바람으로 열심이시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