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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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nish, and.... end and beginning

비가와도 가야 할 곳이 있는 새는 하늘을 날고 눈이 쌓여도 가야할 곳이 있는 사슴은 산을 오른다 길이 멀어도 가야할 곳이 있는 달팽이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길이 막혀도 가야할 곳이 있는 연어는 물결을 거슬러 오른다 인생이란 작은 배 그대 가야할 곳이 있다면 태풍 불어도 거친 바다로 나아가라 양광모 ‘멈추지 마라’ 전문

외삼촌 먼 길 떠나신 날

3월 23일(목) 영화관을 나설 때까지도 비는 계속 추적거렸다. 채 여운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둘러보는 도심의 주변 풍경이 그저 신기루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그때 사촌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 꽃 피는 좋은 계절이니 조만간 요양원에 계신 외삼촌 뵈러 가려나 보다. 조금은 더 버티실 줄 알았는데..... 지난 1월 방문 당시, 피안의 중간에 서 계시는 듯한 그 어른의 얼굴이 떠올랐다. 올해 넘기기가 어려울 것 같았던 그 느낌이 생각보다 빨리 찾아온 것 같았던 황망함. 집에 들러 옷부터 갈아입고 빈소인 한서병원으로 내달렸다. 사촌동생과 올케, 그리고 두 대학생 조카들, 셋째 외삼촌만이 조문객 없는 쓸쓸한 빈소를 지키고 있었다. 아마도 저녁 무렵 즈음엔 소식 접한 친지들이 도착할 것이고, 이내 북적..

비 오는 날의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3월 23일(목)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이자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 '스즈메의 문단속'이 개봉 2주가 지난 현재 200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개봉 다음 날인 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위인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약 6배의 차이를 보이며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는 ‘스즈메의 문단속‘. 일본에서는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 정도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전 작품을 섭렵한 나로서는 엉덩이가 들썩일 수밖에. 개봉 일은 벌써 메모해 두었으나 차일피일 미뤄오다, 오늘 쏟아지는 비를 뚫고 전날 예매해둔 티켓을 폰으로 다운 받은 뒤 롯데시네마 서면점으로 go! 상영시간 10시까지 30여분이 남은 로비는 터엉~. 2등 했다.^^;;..

초 간단 고추장 담기 도전/멘붕!!!

3월 22일(수) 결론, 고춧가루 종류가 잘못 배송되는 바람에 30분짜리 과정이 3시간으로 뻥 튀겨짐. 주문할 때 따로 선택하는 부분이 없어서 바로 클릭했을 뿐이었는데, 모든 준비 완료 상태에서 마지막에 펼쳐놓고 보니 김장용 굵은 고춧가루였다는 거! 헉!!! 메인 재료에서 사단이 나 버린 최악의 사태였다. 어쩔 수 없이 곱게 갈아서 사용할 수밖에 없는 급박한^^;; 상황. 곧바로 부전시장 가서 한 봉지 모셔 올까도 생각했지만 너무 이른 오전 6시여서 말이지.ㅜㅜ;;(일찍 기상한 김에 저지른 일이라.) 완전 난리통, 분쇄기 성능까지 부실하여 몇 번이나 돌리고, 돌리고, 또 돌리고, 계에~~속.....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고... 믹서기까지 동원했다가 주방은 사진으로 남기기도 민망할 만큼 시뻘건 견판이 되어 ..

그저 빛, 팬텀싱어!/팬텀싱어4

전무후무, 미증유의 프로그램이라고 단언하겠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감동은 배가되는 역대급 오디션 프로그램 팬텀싱어가 시즌4의 포문을 열고 이제 그 2회를 마쳤다. 도대체 어디에 짱박혀 있다 나오시는지 들, 매 시즌 끝도 없이 쏟아져 나오는 음악 천재들의 향연에 숨이 가쁠 따름, 언제나 언제나 기대 그 이상의 감동은 빅뱅급이다. 2회에서 뒷목 잡았던 건 서영택의 ‘Non, Je Ne Regrette Rien(나는 후회하지 않아.)’ 성악가의 발성은 대패질해 버린 건가, 에디뜨 삐아프의 환생인 줄 알았네. 청량감 쩌는 안해찬과 이한범의 ‘Ich Liebe Dich’는 호흡하는 것을 잊을 정도였다는. TV 시청에 관심 없는 내가 유일하게 목줄 늘어뜨리고 기다리는 프로 ‘팬텀싱어’. 아, 우째서 한 주가 이렇게나..

부전시장엔 천 원으로 살 수 있는 게 많다.

3월 21일(월) 춘분이다. 농가에서는 봄보리를 갈고 춘경을 시작하는 절기. 오늘 이후부터는 낮이 점점 더 길어질 것이고 일조량도 충분할 터, 나도 상추나 한 번 심어볼까 싶어서 말이지. 하여 냉장고 소채 칸도 채울 겸 모종을 떠 오기 위해 보기만 해도 간지러운 봄날의 따순 볕 속으로 들어섰다. ♥♥♥ 오늘 부전시장에서 챙겨온 먹거리들 야채나 과일은 손사래 치면서 오로지 육고기와 비스킷, 빵류에 치중해 있던 최악의 식습관에서 장족의 발전을 했더라지.^^ 이제 애정하는 부전시장에 가면 빠뜨리지 않고 담아오는 다양한 농산물. 생선 예찬론자들의 말만 들으면 거의 완전 식품이겠다. 냄새 맡는 것도 싫어해서 그나마 통조림, 그것도 비린내가 적은 꽁치로 아주 가끔 요리해서 먹고 있다. 오늘은 무를 사 온 김에 마늘..

계속되는 주 산행로의 수난, 오늘은 팔금산에 산불이...

3월 20일(월) 1시 가까운 시간, 창이 떨릴 정도의 폭발음을 쏟아내며 헬기가 지나갔다. 이후로도 계속되는 소음이 심상찮아 올려다 봤더니 어? 산림 헬기? 근접하게 날아다니는 헬기의 출동이 심상찮던 중 조금 전의 알림이 신경 쓰여 폰을 집어 들었다가 경악했다. 집 가까운 나의 주 산행로, 동의대 뒷산에 산불이!!!! 헐! 나 어제 그쪽으로 다녀 왔는데..... 사실 평일인 오늘 가려 했던 거였다. 그랬다면 한창 그곳을 헤매다니고 있을 시간이었고.ㅎ 그닥 인간 친화적이지 않은 모옷된 성격상 부득이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인적 드문 평일 외출하거나 산행을 즐기는 편이라 주말이나 휴일 활동은 최대한 자제해 오던 터였다. 그러다 최근 금기를 박살 낼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으니, 바로 지난달 멧돼지 떼 ..

노닥노닥 송정, '다솥맛집'과 카페 ‘slowind’

3월 16일(목) 연이틀 봄바람으로 콧구멍 펌프질 중이다. 한 달하고도 보름여, 31일로 예정된 봄나들이 전 얼굴 함 보자는 지기들로부터의 전언. 설왕설래 후 정해진 점심 메뉴는 한식이다. 물망에 오른 몇 곳을 헤매다 들어선 프랜차이즈 ‘다솥맛집’ 송정점. 개인적으로 그동안의 블로그 맛집 후기에 점수를 매겨 본다면 이곳이 단연코 으뜸이라 할 수 있겠다. 새해부터 인상된 것 같은 메뉴판의 가격에 잠시 불편한 마가 끼어들었으나 식사 후의 만족감이 염려했던 찜찜함을 가볍게 날려주었으므로. 모던한 인테리어는 덤, 잔잔한 음악이 깔린 실내 분위기 역시 조용해서 가끔 들렀던 씨솔트 카페가 폐업했단다. 해서 딱히 정해놓은 곳 없이 바다와 이어진 강 옆으로 지나가던 중에 발견했다. 첫눈에 요기 괜찮다! 해서 들어간 S..

송도, 천마산 카페'풍천', 봉래산...

3월 15일(수) 지난주 안동에서 간고등어 전문 식당을 나오며 친구가 거들었다. ‘부산에도 이 정도의 맛을 내는 식당을 알고 있지. 조만간 가 보자.‘ 쇠뿔도 단김에? 그 ’조만간‘이 다녀온 지 불과 사흘 만에 실행에 옮겨진 하루.^^;; 하지만 간고등어 시식 계획이 가던 길에 틀어지게 된 이유는 해운대에서 신평까지 원거리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했던 데다, 당초 제안한 날이 나로 인해 당겨진 것과도 무관하지 않았다. 전날에도 친구네 밥상엔 고등어가 누워 있었다나.^^;; 변경된 점심 식사 장소는 다수의 블로그를 통해 맛집으로 등극한 칼국수 전문점 ’배가왕‘ 송도점, 센텀에서 출발, 송도 해변까지 부산항대교와 남항대교를 이용하면 순식간이다. 놀랍다. 1시간은 족히 소요 될 거라는 예상을 엎고 15분여 만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