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2021년, happy ever after

2021년 여름, 그 대장정의 시작^^

헬로우 럭키 찬! 2021. 6. 8.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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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수정과 만드느라 잠시 꼼지락했을 뿐인데 그새 온몸이 끈적해져 버렸다.

이른 아침부터 벌써 ...... 에고, 이제 산으로 들어가야 하는 계절이 되었구나.

 

작년 여름의 대부분을 집 근처 자리 편한 엄광산에서 보내며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했으니 올해도 신세 좀 져야겠고, 일단 오늘은 성지곡수원지를 먼저 찍었다.

폭염이 시작되면 걸어서 들어가기엔 부담스러운 곳이라서.

 

수원지는 가장자리로 조용히 책 읽기 좋은 자리가 많긴 하지만 복잡한 도로를 1시간여 걸어야 하는 데다 아스팔트의 뜨거운 열기에 쉬 지쳐 작년 두어 번 이후 한여름 동안 웬만하면 엄광산으로 들어가 살았다.^^

 

10시에 집을 나서 독서와 음악감상으로 한나절을 보내고 3시 즈음에 퇴근^^.

롯데 마트 들러 베이킹 파우더랑 건포도 집어넣고 집에 도착한 시간은 4시 30분.

퇴직 후, 내가 한여름을 견디는 방법은 대체로 이런 식이다.

오늘은 입구에서 평소와 다른 방향으로 길을 잡고 이 다리를 건너 봤다. 실제로 보면 눈 맞추기 힘들 만큼 강렬한 색을 뿜뿜하고 있는 페츄니아.

뷰가 맘에 들었던 지난번의 그 자리가 비어 있어 신나게 달려갔넴.^^

아, 근데 오늘따라 이어폰까지 통과해 귀를 뚫어 버린 까마귀들 소리.

저것들이!!

했지만, 신기하게도 엄청 거슬렸던 처음과는 달리 엉덩이 털 무렵엔 늘 귀를 스쳤던 바람 소리와 다르지 않았다는 거.^^

 

동시에 최재천 교수의 ‘통섭적 인생의 권유’를 읽다가 뇌를 타격 당했던 한 대목이 떠올랐다.

 

‘모든 진화의 산물들 가운데 인간이 막내 격’이라는 구절.

그러면서 ‘지구의 역사 46억 년에 견주면 인간의 종이 출현한 것은 불과 20~25만 년, 지금 우리 인간에게 수모를 당하고 있는 많은 동물들의 심정은, 나이 지긋한 어른이 불량 중학생들에게 불려 가 흠뻑 두들겨 맞고 돈까지 빼앗겼을 때 느끼는 감정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라는 말로 그들을 대변하고 있다.

 

무릎 꿇고 싶네.

막내 역할 오지게 했던 죗값으로.ㅠㅠ;;

 

뒤 테이블에서 조근조근 대화 중이시던 할머니 두 분께서 곱게 깎은 오이와 알 굵은 방울 토마토를 나눠 주셨다.

비스켓 나부랭이나 처묵처묵하고 있는 내가 한심해 보이셨나 보다.^^;;

 

덕분에 건강한 점심 한 끼 때웠어요. 감사합니다.

두 분, 오래오래 건강하세요오~~~^^

 

틱 낫한 스님이 ‘마음 다함의 기적’에서 이런 말씀을 남기셨는데.

‘무슨 일을 하든 그것을 하는 순간에는 그 일이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되어야 한다. 해치우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모든 일을 천천히 그리고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의식하면서 하되, 귀찮아하거나 억지로 하지 말라.’

 

그동안 종종 스스로에게 질문해 오던, 여전히 난제로 남아있는 부분이다.

모든 행위에 있어 그 자체로 의미가 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씀인 것 같기도......

그러기엔 아직 너무 멀다.

 

중요한 일이든, 그것에 대한 강박이든 암튼, 올여름의 대장정^^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