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비상을 위하여
지금까지 우직하게 하나의 꿈만을 향해 삽질 한 놈이었다. 녀석은.
만의 하나 선택해야 할지도 모를 또 다른 미래도 녀석의 목표를 분산시키지는 못했다.
그 꿈이 유년의 환상에서 비롯되었건, 막연하나마 우주적 신념에서 태동되었건 그것은 하등 중요하지 않다.
이제 녀석의 무지에 가까운 우직함이 아름다워 보이기까지 하거든.
말 문이 트이기 시작할 무렵, 신기할 정도로 많은 종류의 자동차 이름을 꿰고 있던 녀석이, 어느 날 하늘을 날아 봐야겠다고 했다. 그냥 웃고 말았다.
그런데...언제부터인가 우리 모두는 시나브로 녀석의 꿈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정해진 목표를 향해 나름 열심히 공부하던 중학교 끝 무렵 ...도무지 진전이 없는 영어 실력을 들먹이며 ‘본토’로 잠시 보내 달랬고, 동생 내외는 홀린 듯 녀석의 주문을 받아 들였다. 덕분에 영어 울렁증은 극복 한 거 같았다.
그러나 더 큰 난관에 봉착했다.
시력에서 녀석의 꿈이 좌절 될 위기에 처했다는...
차근차근 진행되어 왔던 파일럿의 꿈 앞에 걷어내기 버거운 조건이 버티고 있었던 거다.
교육환경 구비 능력이 가능한 대학만 운영할 수 있다는 ‘운항과’.
몇 개 안 되는 대학 중 신중에 신중을 기한 탐색의 결과 낙점된 곳이
작년에 운항과가 신설된 전남 무안의 초당대학교였다.
지도상 횡橫으로 끝과 끝.
동생 내외의 마음을 헤아려 면접 날 연가를 내고 따라 나섰다.
교문을 들어서면 본관 건물이 보인다.(면접 장소이다.)
코린트식 기둥이 그리이스의 유명 건축물을 떠올리게 하는....
본관의 현관에서 본 교문 밖 전경
다소 쓸쓸해 보이긴 하나 마음은 한없이 차분해 지는 풍경이다. 아이들은 한창 발에 로켓 달고 다닐 나이라 서울의 번화가나 부산의 서면, 남포동 같은 곳을 선호하겠지만...^^
본관 오른편 뒤쪽에 국회의사당 같은 건물은 초당 기념관, 그 옆이 중앙도서관 및 정보전산원
정면이 문화관, 그 옆이 체육관
본관 뒤 왼편이 학생회관. 여기서 꽁짜로 점심을 제공 받았다. 역시 전라도 음식. 쵝오!!
식당, 까페 등 인테리어 하나에도 신경을 쓴 흔적이 보였다.
점심 먹고 나오면서 한 컷. 유리문 안 쪽이 식당. 그 옆 쪽에 근사한 까페가 있다는...
정면에서 본 초당 기념관
강당. 설명회 장소 및 대기실
면접 직전, 쫄아 있는 아이들 틈에 섞여있는 무댓뽀 조카 녀석이 보인다. 안 쪽엔 도우미 선배들.
학부모들이 초조하게 기다리는 것이 안스러우셨던지 교수님 한 분께서 안내하여 보여주신 면접실.
불필요한 권위와 멀어보이는 그 분들의 친절함에 감사드린다.
산 바로 아래쪽에 있는 몇 동의 밝은 건물이 기숙사. 멀리서 오는 학생 및 학부모를 위해 면접 전날 무료로 기숙사를 개방했다. 물론 식사도 꽁짜. 우린 당일 새벽 6시에 출발했지만.^^;;
올려다 본 초당 기념관. 높은 수직 절벽을 잘 꾸며 놓았다.
학생회관 전경
아마도 수업동인 듯...
아무래도 녀석의 관심이 집중된 곳.^^;;
축구, 야구, 탁구....모든 운동을 다 좋아하고 잘 하지만 특히 축구는 자타가 공인하는 실력이지.
축구장을 끼고 돌아 나오는 숲길에서......
정말...!! 이 한 놈 때문에 오래 잊고 있었던 유년의 기억이 한꺼번에 밀려 들면서 가슴이 따뜻해져 왔다.
..이것이 자연이 주는 치유력이다. 녀석도 이 곳이 마음에 들었을까......
돌아오던 길.....해거름 섬진강이 쪼그라들었던 우리의 마음을 부드럽게 이완시켜 주었다.
녀석의 미래가 더 많은 이들에게 기쁨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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