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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덤/영화, 프레임 속의 세상

파리넬리Farinelli the Castrato

헬로우 럭키 찬! 2008. 11. 28.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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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넬리 (1994)

Farinelli : Il Castrato Farinelli the Castrato

개 봉 2011-06-30

감 독 제라르 코르비오 출연스테파노 디오니시 (카를로 브로스키/파리넬리 역), 엔리코 로 베르소 (리카르도 브로스키 역), 엘자 질버스타인 (알렉산드라 역), 예로엔 크라베 (헨델 역)

 

 


울게 하소서


비참한 나의 운명

나를 울게 하소서

나에게 자유를 주소서

이 슬픔으로

고통의 사슬을 끊게 하소서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

나에게 자유를 주소서..........


귀에 익숙한 이 아리아는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 2막에 나오는 여주인공의 노래입니다. 십자군 전쟁을 배경으로 하여 영웅 리날도와 상관의 딸 그리고 적군의 여왕, 이렇게 삼각관계로 스토리가 엮어지는데요,

많은 오페라가 남녀의 사랑과 갈등, 그에 따른 복수, 결투...등을 소재로 한 것으로 이것 역시 비껴 가지 않고요.

 

이 영화로 더 많이 알려진 아리아 '울게 하소서'는 전쟁 중 포로가 된 상관의 딸이 자신의 운명을 탄식하며 풀려나기를 기원하는 비탄조의 아리아입니다만, 암튼 엔딩은 happy하고.

 

 

 

16~18세기 유럽에서는 교회의 규칙상 여자가수가 무대에 설 수 없었어요.

해서 고음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변성기 전의 아이들을 거세하게 되었고 대신 무대에 세웠죠.

영화에서 거세 과정이 잠시 나오는데요, 비교하자면 우리나라에서도 내시가 되기 위한 과정으로 남성성을 제거하기 위해 몇 가지 방법을 사용했다더군요.

실로 감아 뒀다가 그 부분이 썩어 저절로 떨어지게 하기도 하고, 얼음물에 담갔다가 감각이 사라졌을 때 잘라 내기도 했다는....ㅎ(아 이러고 싶지 않았는데....ㅠㅠ;;) 


 

어쨌든 바로크 오페라의 특징이기도 한 이 남자 가수를 카스트라토라고 하는데 시나리오의 실존 인물이었던 파리넬리(본명은 카를로 브로스키)의 일생을 영화화 한 것입니다.  18세기에 가장 유명했던 카스트라토일 뿐만 아니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악가로 칭송 받았다더군요. 알려진 바로는 넋을 빼 놓는 목소리 뿐만 아니라 얼굴도 기막히게 잘 생겨서 그가 무대에 서면 여자들은 거의 기절 직전까지 갔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후세 사람들이 거세당한 남자에 대한 동정심에서 그를 미화시켰을 뿐 그저 평범한 외모였다고 입을 모읍니다.(영화 속 주인공은 매력덩어립니다.^^)


시놉시스를 최대한 간략하게...

거세 직전의 어린 브로스키. 당시에는 부에 눈 먼 부모들이 종종 이렇게 잔인한 짓을 저질렀답니다.

 

열 살 때 거세당한 파리넬리와 그의 노래를 작곡하는 형 리카르도 간의 애증과 갈등, 반목으로 점철되어진 가슴 뻑뻑한 이야깁니다. 동시대에 살았던 헨델과 얽히고 설킨 관계를 엿보는 것 또한 의외의 수확이 될 수도 있어요.

(음, 헨델이 초큼 비열남으로 등장하네요.^^)

 

 

반남반녀인 파리넬리....뭇 여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었지만 정작 그 자신은 반쪽의 사랑 밖에 받아들이지 못하는 절망감으로 자신의 여자들을 형과 공유하게 되죠. (육체는 니 꺼, 마음은 내 꺼...뭐, 이런 상황.)

 

그러나 헨델로부터 거세의 비밀 -형이 자신의 곡을 노래해 줄 '악기'로서 파리넬리를 거세했다.-을 듣게 되면서 형과의 갈등은 점점 커졌고 몇 번의 고비 끝에 형이 떠나게 됩니다.

 

...암튼 헨델의 음악으로 마지막 무대를 성황리에 마친 파리넬리는 스페인 국왕의 우울증 치료만을 목적으로 노래하며 궁정에 상주하게 되죠. 그의 곁에는 그를 오래도록 갈망하던 후원자의 조카인 알렉산드라가 함께 합니다. 그 사이 형은 온 인생을 걸어 탄생시킨 작품으로 파리넬리에게 용서를 구하며 목숨을 끊으려고까지 하고 그런 형에게 파리넬리는 알렉산드라를 보냅니다. 

 

 

두 형제는 마지막으로 한 여자를 함께 사랑하고 리카르도는 전쟁터로 떠나 버리죠. 이제 신의 목소리 파리넬리는 형이 남긴 자신의 아들을 갖게 되었고 오랜 방황 끝에 비로소 평화에 안주하게 됩니다.

 

 


카스트라토와 그 후원자의 조카라는 흔치 않은 구도가 만들어 낸 사랑의 또 다른 형태.  절정의 순간을 영원히 지속시킬 수는 없지만 오랜 시간을 통해 쌓아온 믿음과 이해는 그들에게 있어 무엇보다 소중한 것입니다.


기록에 의하면, 그의 음역은 세 옥타브 반이었는데(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자면, 나름 보통인 저의 경우, 한 옥타브 겨우 넘어 섭니다.^^;;) 호흡 한 번으로 음표를 250개나 소화해 냈다네요. 허억!!!!

 

오늘날 새롭게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카운터 테너는 카스트라토와는 달리 적절한 훈련과정을 거치면 가능하다고 하나 비교 할 수는 없겠지요.

 

이 카스트라토 제도는 20세기 초까지도 교황교회(sistina 성당)에 존재했었답니다.

영화를 보면서 더 많은 것을 가슴으로 느껴 보세요.

*1994년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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