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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안 되면 국문과라도 폐지'....라는?

헬로우 럭키 찬! 2013. 5. 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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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안 된다고… 국문과 잇단 폐지, 세종대왕이 하늘에서 경을 칠 노릇

주시경·김소월·나도향 배출 배재대마저 내년부터 통폐합“

 

이렇게 제목을 뽑아 놓은 오늘 아침 기사.

‘경’은 중국의 다섯 가지 형별 중의 하나인 경형(黥刑, 죄인의 이마나 팔뚝 등에 먹줄로 죄명을 써넣던 형벌)이며, ‘치다’는 그리다 또는 새겨 넣는다는 뜻입니다.

동양화에서 ‘난蘭을 치다.’라는 말이 그것입니다.

오늘에 와서는 ‘경을 치다’의 뜻이 잘 못 전해져 심하게 나무라는 의미 정도로 쓰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국어 교육을 제대로 받았다면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었겠지요.

 

암튼, 한국사에 이어 국어까지 학대당하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고, 극단적인 표현이 될 수도 있겠지만 ‘국가 소멸’의 전조라는 기우를 지울 수가 없는 소식입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고 큰 것 발견한양 외쳐대면서 정작 민족 정체성의 맥을 잇는 한글과 한국사를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홀대하는 무지한 세도가의 방망이질에 오늘도 된통 얻어 터졌습니다.

 

 

 

인문학은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학문의 기초일진대, 초석이 되어야 할 이러한 학문이 버려지고 인간이 배제된 실용학문들의 바람직하게 보이는 발전이 어디까지 가능할까요?  학생이 줄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순수인문학부를 간단히 폐쇄시키는 일부 대학의 장삿속 확산을 막으려면 부실 대학에 대한 과감한 가지 치기부터 하는 것이 선결 문제 아닐까요?

...........취업률로 대학을 평가하고 영어로 개인의 능력을 저울질 하는 사회 현상이 지속되는 한 대한민국의 정신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어 보입니다.

240여 년의 짧은 역사 밖에 갖지 못한 미국도 미국사 시험을 통과해야만 타국민에게 시민권을 내어 줄 정도로 자국의 역사와 언어를 대단히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까.

눈에 보이는 오늘의 이익을 손에 넣기 위해 사랑하는 내 가족이 살아야 할 내일을 쉽게 포기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용비어천가의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나무’의 뿌리는 한글처럼, 역사를 이어가는 가장 한국적인 모든 것이며 그것을 지켜내는 민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