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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따라서..../2021년, happy ever after

진해의 벚꽃 비경, 비밀의 숲이 있다.

헬로우 럭키 찬! 2021. 3. 29.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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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7(토)

벚꽃 삼국지

매년 이맘때면 벚꽃과 관련된 기사가 쏟아진다.

잠시 논란의 중심이 된 일본의 國化가 벚꽃이 아니라는 것과, 어느 순간 봄을 독식하다시피 전국을 화려하게 제패한 왕벚나무의 원산지가 제주도라는 정보가 알려지면서 그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최근에는 많이 거두어진 것 같다.

 

몇 년 전 일본학계에서 자국의 種과 제주도 왕벚나무는 상관이 없는 것으로 발표했고, 1908년 프랑스 신부가 제주도에서 채집한 표본을 연구한 결과 왕벚나무 자생지로 발견된 곳은 현재까지 한국뿐이라는 기사도 있다.

 

웃긴 것은 와중에 중국 ‘벚꽃산업협회’라는 단체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벚꽃의 원산지가 중국이며 당나라 때 일본으로 건너가 번식된 거라고 주장한다는 거.

이놈 저놈 할 것 없이 땅이고 꽃이고 역사고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기만 하면 ‘내 거’라고 달려드는 데야...,..유아인도 그러더라. ‘참, 어이가 없네.’ㅎ

 

웅천동.

부산발 진해행 버스가 저 끝에서 진입한다.

이번 주가 절정이라고, 하염없이 잎을 떨구는 벚꽃에 조바심이 났는지 딸아이가 나를 불러들였다.

사실 진해의 벚나무는 그 아름다움에 있어 전국의 여느 군락지보다 유난하다.

백여 년의 시간 속에 담긴 유의미한 역사를 차치하고라도 묘하게 옆으로 뻗어 반달 형상으로 자라는 아름드리 나무가 그 독특함을 더해 준다.

 

해서인지 코로나19의 위세에 눌려 군항제가 취소되었다고는 하나 단체 관광만 줄어들었을 뿐 예년과 다름없이 벚꽃바라기 상춘객들은 넘쳐났다는 소식.

벚꽃은 '역시 진해’인가.

대한민국 전 국민의 유전자에 각인되었다고 해도 수긍이 갈 만한 고집이다.^^;;

 

 

벚꽃에 가려진 웅천의 '카페 홍'.

아...쌀국수 맛있었는데.^^;;

딸네 아파트 주변도 꽃천지

사위는 연수 차 녹산공단으로, 그사이 우린 꽃놀이^^;;

1시부터 시작되는 합기도장의 온라인 심사에 참가하기 위해 아예 도복 복장으로 나선 녀석과......

 

왼쪽으로 내려서면 삼포 가는 길

 

아랫도리를 분홍벚꽃으로 휘감은 채 우뚝 선 솔라 타워.

그 옆은 짚라인 승강장 99타워

 

'비밀의 숲'^^ 입구에서

가히 절정이로고!!!!!!

정상의 뷰포인트를 선점한 어느 父子. 

아쉽게도 우리가 주인공인 인증샷을 남길 수가 없었넴.ㅎ

비를 잔뜩 품은 잿빛 구름, 흐드러진 벚꽃 뒤의 허공.... 경계 모호한 하늘과 바다가 마치 이세계에 닿아있는 듯 신비하다.  

바야흐로 절정에 오른 벚꽃은 딸의 넋까지 빨아들이고....^^

 

녀석의 합기도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우린 근사하게 분위기 질러보자면서 수도마을로 향했다.

 

흠머, 요거 언제 생긴 거?

딸네 근처라 자주 왕래하는 편인데 오늘에사 눈에 들어 왔다.

카페 '인코스타'

참....건물 하나 생기는 건 순식간이군.

게다가 들어서기만 하면 마구마구 핫플레이스로 찍어대니 이젠 리뷰 올리신 분들의 '핫'에 대한 안목과 기준이 미심쩍어진다.

충남 보령의 '갱스카페' 정도라면....

 

2층 전면 창으로 보이는 왼쪽이 당초에 가려던 수도마을이다.

여기도 유명세 타고 있는 클림트풍의 이국적인 카페가 있다고 해서.

 

주차장에서 보이는 '카페 인코스타' 측면

 

나는 따순 아메리카노, 딸아이는 이름도 거창한 '바다 라떼'(바다가 커피 속에 퐁당^^)

흠....치즈 케익 맛이 범상찮기는 했다.

 

자체 제작인가?

굿즈 코너가 이색적이었고.

전경은 그럭저럭 시원하다.

창에 들어 앉은 바깥 풍경이 그대로 그림이 된.... 

 

비 쏟아지는 오후....딸네 거실창으로 보이는 풍경이 고즈넉해서.....

 

봄비는

왕벚나무 가지에 자꾸 입을 갖다 댄다

왕벚나무 가지 속에 숨은

꽃망울을 빨아내려고

봄비 / 안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