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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따라서..../2021년, happy ever after

꽃길을 걷다. 강서구 낙동강변의 공원들

헬로우 럭키 찬! 2021. 3. 3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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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9일(월)

 

어제 딸네서 돌아오며 내려다본 낙동강변은 끝없이 이어진 벚나무보다 사람이 먼저 보일 만큼 인파로 북적였다. 아, 지난밤의 비바람에 꽃길이 되었을 근처 공원들은 그야말로 장관이겠구나. 

 

연이틀, 그것도 꽃보다 더 예쁜 내 사랑이들과 함께 오감이 아우성칠 기쁨을 누렸음에도 여전히 나는 꽃 고픔에 허덕이고 있다.^^;;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제

일지춘심을 자규야 알라마냔

다정도 병 인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스스로 이조년인 양 밤새 다정가를 읊다가 결국 월요일 오전 망설임 없이 신발을 꿰었다.ㅎ

 

절정의 막바지에 비바람까지 맞았으니 .....그새 듬성해진 벚나무.

떨어져 내린 꽃잎 자리로 기다렸다는 듯 새 부리 같은 연초록 잎들이 눈을 틔우고 있었다.

 

 

하필.....

큰길로 내려서며 멀리 백양산을 올려다 봤더니 겨우 형체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시야가 막혔다.

다녀와서야 알았네. 전국 곳곳이 황사경보 발령 중이었다는 거.

몽골에서 시작된 중국발 황사, 오늘 6년 만의 최악의 황사라고 했다.

마스크로 입막음에는 충실했으니 초큼은 나았을라나.ㅠㅠ;;

 

 

하단에서 환승했어야 했다.

초행길이라 카카오 내비만 하늘같이 의지했다가 터무니없이 멀어진 목적지, 맥도생태공원.

뭐, 결과적으로는 새옹지마가 되었지만 서도.^^

생소한 길 마을버스로 드라이브^^;; 하면서 구경 잘했고, 당초의 계획을 수정하여 얻은 것도 있었으니.

 

카카오 내비가 시키는 대로 사상에서 하차했다가 낭패 봤다.

물어물어 다시 구포시장까지 이동해서야 겨우 13번 마을버스로 환승했으나 목적지까지 제법 멀어 차라리 중간에서 하차한 후 맥도공원까지는 걷기로 했다.

강서구 등구마을에서 시작되는 대저생태공원.

 

가까운 강 건너편 인간의 마을도 사라졌다.

어제의 인파가 한꺼번에 사라진 벚꽃길은 한산했다.

가끔 보이는 라이더 몇.

그래도 건너편 구포둑엔 걷는 사람들이 엄청 많드만, 예까지 오는 길이 멀긴 한가 보다.

♬♪ 하늘과 땅 사이에 꽃비가 내리던 날....♩♪ 김창남의 '선녀와 나무꾼'^^

아, 진짜 시야 확보가 어렵긴 했다.

황사가 이렇게 심한 적이 있었나?ㅎ

드뎌 맥도생태공원.

여기서 하단까지는 금방이다.

 

황사에 놀란 가슴.

현관에서 겉옷 벗고, 양말과 모자까지 탈탈 털어 세탁기 뱅뱅.

뽀득뽀득 샤워! ㅠㅠ;;

 

* 몽골에서 발생한 황사는 중국 상공을 거치며 중금속 등 각종 오염물질과 섞여 우리나라로 넘어오는데, 여타의 천재지변과는 달리 당장 드러나는 피해가 없어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 때문에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