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0일 조카의 초당대학교 면접날 블로그에 남겼던 글입니다.
지금까지 우직하게 하나의 꿈만을 향해 삽질 한 놈이었다. 녀석은.
만의 하나 선택해야 할지도 모를 또 다른 미래도 녀석의 목표를 분산시키지는 못했다.
그 꿈이 유년의 환상에서 비롯되었건, 막연하나마 우주적 신념에서 태동되었건 그것은 하등 중요하지 않다.
이제 녀석의 무지에 가까운 우직함이 아름다워 보이기까지 하거든.
말 문이 트이기 시작할 무렵, 신기할 정도로 많은 종류의 자동차 이름을 꿰고 있던 녀석이,
어느 날 하늘을 날아 봐야겠다고 했다. 그냥 웃고 말았다.
그런데...언제부터인가 우리 모두는 시나브로 녀석의 꿈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정해진 목표를 향해 나름 열심히 공부하던 중학교 끝 무렵 ...
도무지 진전이 없는 영어 실력을 들먹이며 ‘본토’로 잠시 보내 달랬고,
동생 내외는 홀린 듯 녀석의 주문을 받아 들였다. 덕분에 영어 울렁증은 극복 한 거 같았다.
그러나 더 큰 난관에 봉착했다.
시력에서 녀석의 꿈이 좌절 될 위기에 처했다는...
차근차근 진행되어 왔던 파일럿의 꿈 앞에 걷어내기 버거운 조건이 버티고 있었던 거다.
교육환경 구비 능력이 가능한 대학만 운영할 수 있다는 ‘운항과’.
몇 개 안 되는 대학 중 신중에 신중을 기한 탐색의 결과 낙점된 곳이
작년에 운항과가 신설된 전남 무안의 초당대학교였다.
지도상 횡橫으로 끝과 끝.
동생 내외의 마음을 헤아려 면접 날 연가를 내고 따라 나섰다.
그렇게 입학했습니다.
그리고 4년 ... ‘미즈 내일’지에 녀석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어요.
긴 시간 위태하게 견뎌온 나무는 제법 아름드리로 자라, 어느새 눈 앞에서 튼실한 열매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아~우~동생 내외의 기쁨이 예까지 길게 전해져 오고 있어요.^^
도무지 색이 입혀지지 않는 녀석의 백짓장 같은 마음으로
집단에 적응할 수 있을까 했던 처음의 염려는 순전한 저의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초록은 동색이라나요.
녀석의 주변엔 여전히 맑은 녀석들이 모여들었고, 오랜동안의 꿈은 이제 막 영그는 찰나입니다.
부디...
‘나’의 곁을 지키는 또 다른 모든 존재를 가슴으로 품고 삶의 계단을 밟아 가는,
정말‘괜찮은’ 한 놈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2016년 5월 미즈 내일 NO.764에 실린 기사를 일부 발췌했습니다.
결실의 증거로 남겨 두려고요.^^
펌: http://www.miznaeil.com/article/view_price.asp?alcode=17&ascode=003&orderby=&gotopage2=3&aIdx=24254
“성적도 중요하지만 조종사가 되려면 매우 까다로운 신체검사를 통과해야 한다. 시력기준도 높고, 키 제한도 있다. 아무리 성적과 인성이 좋아도 신체적 결격 사유가 있다면 입학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지원할 때 국토교통부가 지정하는 의료 기관에서 발급받은 항공신체검사증명서를 제출하고, 공군항공우주의료원에서 실시하는 공중관리근무자 1급에 준하는 신체검사 결과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윤 학부장은 항공운항학과에 입학하려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자질로 신체조건과 글로벌 인재로서 외국어 실력, 공간 지각력 등을 꼽았다. 또 비행 훈련을 할 때마다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 보통 한 학기에 1천만 원 정도 되는 학비를 감당 할 경제력도 무시할 수 없다. 학비가 부담된다면 입학 후 군조종장학생으로 지원할 수 있다.“ -윤용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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