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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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따라서..../긴 여정, 창 밖의 풍경

연대도, 만지도... 그리고 출렁다리? 아니 낚시

헬로우 럭키 찬! 2018. 9. 2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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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20, 맞선 보러가는 처자의 설렘으로 학림도행 배를 기다렸던 곳입니다.^^

통영의 달아항이예요.  



아...부끄부끄했던 요 낚시 가방.

실어야 할 짐이 많아 부피 큰 예쁜 낚시가방은 모셔 두고 대신 전기장판 보관용 천가방에......ㅠㅠ;;



오늘 우리가족은 오래 전부터 연휴를 겨냥하여 미리 찍어 둔 연대도와 만지도를 건널 겁니다.

연대도는 십 수 년 전의 가족여행 이후 두 번째 방문이네요.

 

, 거 참..... 매 번 섬으로 들어갈 때마다 이게 왠 소란스런 떨림이랴아~~~


올 추석은 교통 체증이 유난했어요.

딸네는 마지막 배 시간이 조금 더 뒤에 있는 연명항에서 겨우 만지도행 배에 오를 수 있었답니다.


짐이 많아 운신하기 힘들댔더니 펜션 쥔장(인가? 나중에 올케를 매우 불쾌한 상황으로 몰아갔던 노부부가 쥔장인가)께서 리어카를 끌고 오셨더라고요. 이 젊은 분은 사근사근 붙임성이 있더구만.ㅎ

출렁다리 관광객의 눈길을 붙잡기 위해 예쁘게 꽃단장한 연대도입니다.

 

그래도 이러한 변화를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었네요.ㅠㅠ;;

유명세를 얻게 된 섬이 원래의 고고함으로부터 점차 멀어지던 것을 종종 목격한 터라.....

해서일까요, 발가벗겨진 연대도와 만지도의 서글픈 눈물이 기억 속으로 흘러 들어오는 것 같았습니다.

 

진해의 소쿠리섬 역시 올 하반기 짚트랙이 완공되면 더 이상 섬일 수 없음에

태고의 평화를 점령하는 것이 과연 무엇을, 누구를 위한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네요.


'연대도 섬 펜션'

선착장에서 왼쪽, 거의 마을 끝입니다.


우리의 거처로는 손색이 없었으나..... 뭍의 예쁘고 편리한 펜션과 가격이 거의 비슷하여 살짝 비위가 상했다는 정도.

아마도 연휴라 성수기 금액으로 책정해 둔 것 같더군요.


연대도와 만지도의 펜션을 뒤집어 힘들게 연대도의 방 한 칸을 얻어 낸 올케의 말을 종합해 보면...

숙박업을 하시는 쥔장의 대부분이 연세가 있으신데다 약속의 개념이 대체로 없으셔서 만지도의 경우 예약했다가 당일날 된통 당한 방문객이 있기도 하고, 

 




지난 5월 학림도에서 나오며 눈으로 확인했던 어마어마한 인파의 대부분은 연대도와 만지도 사이에 놓인 출렁다리를 밟기 위한 관광객들이었는데요. 우리의 목적은 이 산 저 강 출렁대는 그 출렁다리가 아니라 낚시였답니다.^^  


바쁘게 나서는 동생과 제 서방 짐을 끌고 따라 나서는 울 올케 ㅎㅎㅎㅎ

낚시는 싫다면서 매번 이렇게 쫄랑쫄랑 잘도 따라 다닙니다. 아~~사진만 봐도 웃기네요.ㅋㅋ


출렁출렁출렁.........아~싫다, 정말.

건널 때마다 난간 붙들고 하늘 향해 고개 꺽고......올케는 심청이 아비 인도 하듯 시누이까지 끌고 가야 합니다. ㅎ








여전히 먼 풍경은 가슴 시리도록 눈부신데......참말로 기가 질리도록 환상적인 노을입니다.


 

일단 폼은 근사한 동생.

낚시할 때만큼은 이 보다 더 진지할 수는 없음입니다.

하지만, 왼갖 장비 다 갖추고도 돌아오는 길엔 빈 통 들고 어복타령만 해요. ㅎㅎㅎㅎ






이튿날, 또 출렁다리를 건넜습니다.

도합 왕복 3, 미칠 지경 이예요.

경증의 고소공포증에 다리 까지 출렁 출렁 출렁....아오~~~~~!!!!!!!!


이 와중의 울 따님, 열심히 폰카 들이대고 있네요.ㅎ


이른 아침, 낚시 채비 중인 할비와 손주 ^^



아침 식사 후 낚싯대 짊어지고 만선(어쨌거나^^;;)의 기대에 부풀어 만지도로 넘어 갑니다.


소나무 사이로 출렁다리가 보이네요.

일단 한 컷 남기긴 했지만 다리가 놓여진 저 풍경이 정녕 보기에 좋은 겅가?...싶기도 ㅎ


일렬 횡대(보기에 따라 종대^^)로 세워서 흔적 남겨 봄.



항상, 뭔가 들어 주고 싶어 안달하는 요오~~이뿐 넘.

언제 어디서나 넘치는 짐을  덜어 가기도 해 아~주 도움되고 있답니다.

단 한번의 보챔도 없이 혼자서 무엇이든 놀거리를 찾아 내는 ....세상에 요런 아가 본 적 있나요?^^





데크로드가 끝나는 지점에  세련미 초오큼 덧댄 건물이 있습니다.

나오는 길에 관광객 바글(그야말로 바글바글) 거리는 이곳에서 팥빙수를 주문했더랬는데요,

투덜대느라 인증컷 남길 생각 못 했던 이 어이없음을 지금도 마구 탓 하는 중입니다.(하긴, 누군가의 블로그엔 있겠지요.)

막걸리잔에 한국 출신이라는 팥 한 술 올려서 어마어마한 거금 5천냥이라는......

올케랑 딸아이가 먹겠대서 사 주긴 했지만, 불만 만땅이었다는 말 남겨 둡니다.

연대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예쁜 선착장입니다. 그 옆엔 나름 도서관, 배를 기다리는 승객들을 위한 배려겠지요.


잠시의 휴식도 용납하지 않는 욘석의 불가사의한 기운.


폼 좀 잡아 달랬더니....올 들어 사진에 박히는 걸 느~무 싫어하더라고요.ㅠㅠ;;


색이 고와서 찰칵!! 노루오줌이래요.^^;;


벽공 아래 엎드린 풍경들.

할 말을 잊었습니다.


이름을 까묵한^^;;전망대. 풍경을 즐기는데 명칭이 뭔 소용이랴.(그닥 의미를 두지 않는 고로)


나 참, 사진 마다 나타나는 이분 누규?



견우길의 반대편엔 직녀길이라는 현판이 붙어 있더라고요.ㅎ

우째 이리도 잘 갖다 붙이는지,

신생 관광지 마다 명칭을 위한 꼬투리 찾기가 거의 난리 수준 같습니다.^^;;


하늘색...............ㅎ

이분 또 여기 출현하심.

만지도는 이 마을이 전부입니다. 정말 아~주 작은 섬이죠.


하얗게 뻗은 길 끝, 뾰죽 솟아 나온 바위에서 원투 했어요.

낚시는 공 쳤지만 대신 엄청 큰 문어 한 마리 획득한 곳입니다.^^




물에 홀랑 빠진 손주. 갈아 입을 옷이 없어 제 엄마 가디건으로......벗자니 보물 1호가 노출될 테고, 별 수 없었죠.ㅎㅎㅎㅎ


일단 철수!!!

마지막 밤은 방파제 낚시로 마감 예정입니다옹.^^;;

가는 길에 보였던 것들, 꽃무릇도....



오전에 우리가 건너올 때만 해도 조용하던 선착장 주변이 앞서 한 번 언급했던 바글바글 관광객' 마을로 변모했습니다.


막걸리잔 팥빙수집.

1층 자리가 마땅찮아 2층으로 올라갔어요.

모든 서비스는 SELF, 그럼에도 불구하고 5천원에 훨씬 못 미치는 맛과 양.....

해서, 이곳은 우리의 행복에 스크래치 줬던 상점으로 남았습니다.


대표 먹거리로 알려진 해물라면이 6~7천원, 또 한 곳은 5천원.....뭐니?

500~600원 하는 라면 한 개에 해물 한 두개 빠뜨린 가격이라니!!!!!

라면은 암것도 가미하지 않은 본연의 맛이 일등입니다.


어우~ 생각하다 보니 또 발정난 개처럼 끙끙 앓게 되네요.ㅎ






앗!!!! 또 나타나심.


해거름 몽돌해수욕장.

사진으로는 확인이 불가하지만 왼쪽 끄트머리 경사진 암벽엔 낚시꾼의 텐트가 역시 사선으로 위태하게 자리 잡고 있더군요.

허억!!! 동생과 둘이 입 벌리고 서서 그 공포스런 비법을 궁금해 했답니다.

이건 뭐 허만 멜빌의 '백경'보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보다 훠얼씬 더 드라마틱한 장면입니다.



올케가 바위에서 뜯어 온(오늘 저는 가공할 흡판의 위력을 확인했습니다.) 문어.

그 문어를 한 방에 제압한 올케가 삼손처럼 보이더라고요.

이 정도 양입니다. 5명이 먹고 남을 정도의 크기라면 상상이 가실라나.


and 문어 삶은 물에 여러 약재를 넣어 푸욱 고아 낸 찹쌀 백숙.


뭍으로 나가는 날 아침 몽돌해수욕장에서...

지금 막 도착한 것 같은데.....지난 이틀의 그 시간은 꿈꾸다 버리고 온 것 같습니다.

포즈 잡아 달랬더니 ....에구, 요즘은 실시간 촬영이 넘 힘드렁.



오모, 이 분위기 너무 평화스럽다아~~~



지금은 버려진, 에코아일랜드체험센터랍니다.

공영 펜션 같은 곳이죠. .


나름 캐치프레이즈는 거어~창합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탄소저감, 석유화석 제로, 생태관광,

주민소득의 사례를 담을 수 있는 지속가능발전 모델의 모범 사례로 사업을 추진 중인 섬

 

둘러보면서 느낀 게.....

1. 암튼 우리나라는 세금이 넘쳐 난다는 거

   (체험장을 지나 모퉁이를 돌아서면 멋지게 조성된 , 그러나 난지도 수준의 쓰레기장 같은 해변이 버려져 있고)

2. 세금 사용처야 어쨌거나 말이나 글로 뻥 잘 치는 놈이 일단 가져 오고 본다는 거

    (여차하면 전두환이 평화의 댐 밑바닥에 시멘트 버리듯, 안 되면 바다 한 가운데로 쳐 넣을 수도)  

3. 섬을 관광화 하는 것은 절대 지속 가능한 발전이 아니라는 거

   (나중에 환경이 파괴되든 말든 일단 제 낯짝 내밀고 사업 하나 벌여 보는...)

 

* 어르신들이 소위 돈의 맛을 깨닫고 계시다는 거(이불 하나 더 달랬다가 울 올케 면전에서 기준 인원 때문에 노부부 쌈박질 꺼정 하셨다는...)

 



처음 잠시 반짝 했던 모양이예요.

녹슬고 낡은 정도를 보아하니 10년은 방치한 것 같더군요.

이렇게 아름다운 장소를 물색한 것 하며, 멀쩡한 외관까지......이것 역시 나랏돈이겠죠.

관광지로 이름 올려 보겠다고 혈세 마구 투자하다 안 되면 그뿐인 곳이 어디 한 두 곳이겠습니까.

이런 상황만 정리해도 나라 곳간은 넘칠 겁니다.












가까이서 보면 쓰레기 하치장을 방불케 합니다.




노루오줌과 까치밥(찔레꽃 열매)


정면에서 본 출렁다리(왼쪽이 연대도 오른쪽이 만지도)




만지도 전경


제철 화려하게 빛낸 후 이제 자연으로 회귀 중인 백일홍


첨부이미지

동생에게 물어 봤어요.

한 번 더 올까?

아니, 다시 오고 싶지 않네.

...........^^;;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