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긴 여정, 창 밖의 풍경

다시 올 수 있으려나...진해 소쿠리섬

헬로우 럭키 찬! 2018. 9. 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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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가기로 했었거든요.  소쿠리 섬이요.

계획을 1주일 뒤로 밀어버린 이유는 조차(조수간만의 차이) 때문이었답니다.

조금(조차가 작음)이라 소쿠리섬과 곰섬을 이어주는 바닷길이 완전히 열리지 않는다고 해서.....

 

요거,

조차는 약 15일을 주기로 반복하는데, 달의 위상이 망과 삭일 때 조차가 가장 크고, 상현이나 하현일 때 조차가 가장 작다.

 조차가 가장 큰 때를 사리 또는 대조, 가장 작은 때를 조금 또는 소조라고 한다.(참고: 다음백과)



  

 

드뎌 오늘 출발,

지난 주 같이 밤 주우러 갔던 동생의 30년 지기도 합세 했습니다.^^

 

십 수 년 전 동생 내외와 두 세 번, 2년 전 딸아이와 녀석을 데리고 한 번....

가까워 만만하게 회동할 수 있는 섬입니다만,

입소문에 사람들이 북적이면서 발길을 끊었다가 최근 해루질 재미가 쏠쏠하다는 후문에 또 배낭 가득 기대 담고 들어가 봅니다.^^



선착장에서....


건너편의 솔라타워는 역시나 톰 크루즈의 '우주전쟁'을 떠올리게 하네요.

아...왤케 공포스럽지? 볼 때마다.



조타실 바로 뒷자리에 앉아서 찰칵.

출발 시간은 10시 30분,

꼴랑 5분이면 도착 가능한 소쿠리섬은 뭍의 시야가 트인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현관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놀이터든, 마트든, 펜션이면 더 좋고^^...어디든 설렘설렘, 지금은 바다와 교감 중인 욘석.^^


출발 2분 여, 왼쪽의 솔라타워와 우도를 끼고 오른쪽으로 살짝 비틀기만 하면 바로 앞에 소쿠리섬이 보입니다.

그 너머 오늘 우리의 타겟이 된^^;; 곰섬으로 이어지는 바닷길,

드러난 길 위에서 뒹구는 고둥과 혹시 우리 몫이 될지도 모를 해삼, 낙지 생각에 머리통에서는 이미 불꽃이 터지고 있었다는...ㅎ 




어차피 기상청 예보는 믿지 않았으나 1%의 가능성을 저버릴 수는 없었기에 부피 적은 여분의 비옷을 2개 챙겼습니다.

(역시 비는 오지 않았어요.)

흐린 날에도 시야는 꽤 멀리까지 닿았습니다.  거가대교가 보이는군요.


!!! 뭐니, 풍경 찜 쪄먹고 있는 저 철골 구조물은?‘

첨부이미지 

올 하반기 개장을 목표로 음지도와 소쿠리섬을 잇는 짚트랙 공사 중이랍니다.

그렇다면 오늘이 소쿠리섬에서의 마지막 해루질이 될지도......하다 순간 울컥했네요.

 

도대체 어디까지 자연을 파 뒤집어야 인간의 욕구가 해소될 수 있을까나...

 

어쩌면 근 미래의 후손들은 아바타에 등장하는 가상의 행성(판도라) 같은 곳으로 이주해야 될지도 모릅니다.

가능하다면요.


가까이에서 보니 더 흉물스럽습니다.

완공되어도 마찬가지 일 거예요.

왜냐하면 올 여름 여행 중 선유도에서 그 뜬금없음을 두 눈으로 확인했었거든요.

표면적으론 진해시의 위상이 격상될 좋은 구실이 될 수 있겠군요.

세수 확보에도 일조할 거고요.

국내 최초의 섬과 섬을 잇는 짚트랙, 단일 구간으로의 길이 또한 국내 최장, 게다가 돌아 나올 때는 제트보트까지 이용 가능.......

무지 흥미롭긴 합니다.


집 만들어 놓고 짜장면으로 점심 한 끼 해결한 뒤에도 간조까지 시간은 넉넉하네요. 





 

매 번, 정말 같이 움직일 때마다 매 번 욘석에게서 받는 감동은 초超신선 그 자체입니다.

단 한 번 곁에서 치근대는 법 없이,

한결 같은 호기심을 갖고 호홀로 자연을, 주변을 즐기시는 이 아름다운 남자......아~, 어쩔!!!!


먹고 힘내서.....^^




혹시 소쿠리섬 주민이세요?ㅎ


조금씩 열리고 있는 바닷길.


인간의 즐거움을 위해 구멍 뚫고 철골 올리는 것이 섬에겐 더 좋은 일일까...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ㅠㅠ;;



우리가 고둥 줍는 사이 동생들은 이미 낚시 중이었네요. 


흐르는 강물, 아니 바다처럼^^;;......저, 플라이 낚시 중입니다. ♬♪오호호호호호호호

동생도 질세라 따라 붙었어요. ㅎㅎㅎㅎ

오모? 저 끝에는 따님이랑 손주랑........저기서 투실투실 제 팔뚝만한 농어를 건져 올렸더랍니다.


그 후.....우리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큼지막한 돌돔 2마리 농어 2마리 볼락 2마리 모래무지 2마리....쏨뱅이 1마리













근처 장사하시는 분께 수고비 일만원 드리고 회 떠 왔습니당.^^ 

그리고 목살 두루치기랑 오뎅탕(초량 오뎅 공장에서 공수해 왔어요.^^)



오늘도 저물어 갑니다.^^;;

모두 넋 놓고 바라본, 너무 아름다운 섬노을....쫌만 더 머물러 주려무나. ㅠㅠ;;





어느 덧 해는 다른 나라로 떠났는데  꾼들은 아직도 낚시대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식사들은 하셨나... ^^



새벽 1시 해루질....잠에서 깨어나자마자 느닷없이 나가느라 채비가 부족해 10분 만에 돌아 옴.ㅎㅎㅎ

첫 경험이 그렇지 뭐.

아......이 와중에 또 감동....

'찬, 가자.' 했더니,

군말 없이 벌떡 일어나

'엄마, 일나 어서 고둥 잡으러 가야지.'

너 같은 넘 세상 또 있으까? 정말 궁금하다규, 찬.


이른 아침의 한 컷.

모두들 전날의 노동^^으로 단잠 중인가 보옵니다.

조용~~~



어제 잡은 고둥을 삶았습니다.

녀석의 표정엔 안쓰러움이 잔뜩 담겨 있군요.^^;;

죽은 고둥을 위한 파반느’라도 연주 해야 할 것 같은.....ㅎ




추억 한보따리 눌러 담고 이제 뭍으로 들어갑니다.

안녕, 소쿠리섬.

짚트랙 개장 전까지 한 번 더 올 수 있을지.....

오늘, 또 하나의 섬을 잃고 나오는 마음엔 착잡함과 황폐해 질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교차하고 있었습니다.


캠핑 중에 불편함은 없었지만 여전히 찜찜한 마음은 남았습니다.

눈앞에 빤히 보이는 섬까지 왕복 뱃삯이 6,000원이라는 것보다 현금 영수증 NO, 카드NO......

분명 시정되어야 하는 부분임에도 당당하게 카드 NO’를 외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오늘 문득 궁금해 졌네요.

 

쓰레기를 분리해서 나오며 올케가 그럽니다.

하다 못 해 쓰레기통이라도 마련해 주든지,

아니면 승객들에게 일반쓰레기 봉투라도 한 장씩 나눠 주고 한 곳에 모을 수 있도록 배려해 주든지....

분리 안 된 쓰레기를 아무렇게나 섬에 던져 둔 것을 봐서 말이지요.

 

올해 말 짚트랙 개장식 이후엔 모종의 변화가 있겠지만, 지금까지 어째서 현금 박치기외에 다른 대안은 없었던 걸까......

이유다운 어떤 이유가 있겠거니 납득해 보려 애 쓰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