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2022년, hrer and now

역시 경주는 고도古都, 옥산서원에서 배우다.

헬로우 럭키 찬! 2022. 8. 1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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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1일(목)

지난 4월, 이건희 컬렉션 전시 종료를 앞두고 아쉬움을 토로하던 여자 셋을 위해 호기롭게 가이드를 자처하고 나서 준 친구의 신랑. 1박 2일 서울에서의 일정까지 살뜰히 꾸려준 덕에 우린 감사하게도 뜻밖의 호사를 누렸더랬는데......

그새 고난의^^;; 여정을 까맣게 잊었나 봉가.

복잡한 서울에서 이틀 내리 운전대 돌리면서도 시종일관 세심하게 우리를 배려해 준, 밝다 못해 한여름 잘 익은 박속 같은 친구의 신랑이 지금 생각해도 그저 고맙구만,

황공하옵게도 이번엔 폭염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해 주겠다는 복음을 안겨 주셨다.^^

 

요렇게 또 각 잡힌 일정표 까지^^

퇴근 시간과 맞물린 교통 체증을 감안하더라도 일정표 대로 거의 제 시간에 도착했다. 와!!!

따로 도슨트가 필요하지 않을 만큼 다방면으로 지식이 해박한 이 어른 뒤를 따르면 어딜 가나 대상의 디테일한 내력까지 덤으로 챙길 수 있어 그야말로 일거양득.

 

OO아빠, 염치없지만 이번에도 감사히 받아 먹겠습니당.^^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 없는 대화'라고 전해준 E. H. 카의 생각에 귀 기울이며

 

행선지는 옥산서원.

하동과 군산, 정읍 등지에도 동명의 유서 깊은 서원이 있으며, 특히 하동 옥산서원은 포은 정몽주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세운 서원이라는 것도 덤으로 알게 되었다.

 

오늘 우리가 털러 가는 곳은 경주시 안강읍 옥산리 소재 서원이다.

 

조선시대 성리학자 회재 이언적 선생의 학덕을 기리기 위해 1572년(선조 5) 경주부윤 이제민이 경상북도 경주시 안강읍 옥산리에 처음 세웠고, 그다음 해 1573년에 선조로부터 ‘옥산’이라 사액이 내려졌다.

1967년 3월 8일 사적 제154호에 지정, 2010년 8월 1일 양동마을의 일부로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었으며, 2019년 7월 10일 '한국의 서원'의 일부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재차 등재되어 2관왕이 되었다.[위키백과]

 

사액(賜額)이란 임금이 사당, 서원, 누문 따위에 이름을 지어서 새긴 편액을 내리는 것이라고 우리의 해설가께서 덧붙여 설명해 주심.^^

 

가는 도중에 빗방울이 투두둑.

살짝 염려했으나 오히려 운치는 각별했다는 거.

이걸 새옹지마라고 해야겠지?^^

 

아는 것만큼 보인다고, 친구 신랑의 상세한 설명을 들어가며 둘러본 오늘의 옥산서원은 그동안 여타의 서원에 대한 가벼운 일별과는 엄청 차별적이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네.^^

대략적인 정보야 인터넷에 널렸지만 그것을 일목요연하게 집대성하여 우리에게 전해준 정성이라니.^^

 

그 덕에 한석봉, 김정희, 이산해 등 당대 명인의 친필 현판들이 우리에게 커다란 의미로 각인되었다는 거.

역락문. 한석봉의 친필/논어 학이편에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 벗이 있어 먼 길을 마다 않고 달려오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의 亦樂을 의미함.
추사 김정희의 친필
구인당. 한석봉 친필
잠시 비를 피해....

 

옥산서원 주변 풍경

정혜사지 13층 석탑

 

독락당

현재는 회재 이언적의 후손이 거주 중인 종택이다.

왼쪽의 계정과 자계천
자계천 주변 보라색 맥문동이 예쁘다.
인간의 화장실이 궁금했나 보다. 청개구리 두 마리.^^
당수나무. 300여 년 동안 세심마을을 지켜온 회나무다.

 

옥산서원과 세심마을을 이어주는 외나무 다리로 가는 길.

분꽃나무와 설악초
정혜사지 석탑에서 차를 돌려 다시 옥산서원 주차장에 주차 후 우리를 챙겨주러^^ 오신 분.

 

청정 자연 속에 누군가가 버리고 간 스넥 봉지를 기어코 내려가서 주워온 이분.ㅎ

여행 중 길바닥에 뒹구는 쓰레기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여 수거통이 보일 때까지 내내 손에 들고 다닌다며 멋쩍게 웃는 친구가 덩달아 고와 보였던 일.

참.....40여 년을 지켜봐 왔지만 변함없이 마음 예쁜 나의 지기들이다.

 

그 외 눈 불렀던 경주의 장관

황화 코스모스
노랑 칸나

 

대략 저녁 식사^^, 분황사 근처의 '기와 메밀 막국수'

맛집이라고 해봤자 크게 다를 건 없다면서도 워낙 유명해서 줄 서서 먹을 정도라니 발자국이나 남겨 보자면서.

5시 즈음, 보통은 브레이크 타임이지만 유명 맛집은 그런 것과는 상관이 없는 듯하다.

좋았습니다.

그리고 덕분에 감사했습니당.^^

 

오늘 하루도 이렇게 살아서 하늘과 바다와

산을 바라볼 수 있음을 감사합니다.

하늘의 높음과 바다의 넓음과

산의 깊음을 통해

오래오래 사랑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어 행복합니다.

 

이해인 감사와 행복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