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2022년, hrer and now

또 소쿠리섬, 홍합지천

헬로우 럭키 찬! 2022. 8. 1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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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3일(토)~14일(일)

 

이번 주 토요일 물 때 좋은데 소쿠리섬이나 건너볼까?

 

코앞까지 뱃삯이 그새 또 훌쩍 뛰어 과하다 싶을 만큼 센 왕복 7천 원, 네 식구 24,500원이다.

게다가 어찌 된 연유인지 이곳만 불변의 현찰 박치기란 것도 거슬렸다.

뿔이 돋을 것처럼 이마가 간질거려 한동안 등 돌리고 있었는데.ㅎ

 

광복절까지 3일 연휴여서 사위도 나름 머리 굴려 결정했을 터, 근교에선 그나마 청정 해역이라 분하지만 우리가 우물을 팔 수밖에.

그래, 하루쯤 생각 내려놓고 함 질러 보자.

9시 45분 출발하는 배 시간에 맞춰 토요일 아침 딸네로 들어섰다.

그 길 위에서 마주친, 언제나 반가운 자연의 속살.

웅천읍성. 바야흐로 배롱나무의 계절이다. 오래 보고 있으면 눈에 쥐가 날 정도로 색 고운 배롱나무.
무슨 나무일까? 조롱조롱 너무 탐스러워서 한 컷 담았고.
맞이할 낮달도 없는데 활짝 피어 있는 달맞이꽃.
하천의 왼쪽으로 흉물스럽게 올라가고 있는 육가공 공장과 불감당의 질긴 생장력으로 산책로까지 넘보고 있는 잡초들.

 

딸네 도착 후 몇 가지 준비물을 챙겨 10여 분 거리의 명동항 도착, 여유 있게 승선했고.

 

해무를 헤치고 달리고 달려서...그래 봤자 5분.ㅎ

그새 텐트가 잔뜩 깔린 소쿠리섬

 

짚라인 운행 잠정 중단?

2020년 8월 전남 고흥에서 짚트랙 화물 운송용 레일이 운행 중 끊어진 것에 이어 작년 한 해 동안 6월 함양 짚라인 멈춤(승객이 1시간 넘게 매달렸다.), 10월 여수도 같은 사고가 한 달 새 2회, 11월엔 강원 평창의 추락 사망사고, 올 7월 충남 금산 대둔산에서 짚라인을 타던 부자가 탑승 장치의 멈춤으로 뒤이어 출발한 부부와 충돌한 것과, 같은 달 진해에서 60대 남성이 견인 고리에 얼굴을 부딪치는 위중한 사건이 발생하는 등 크고 작은 사건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소식.

 

그 여파인지 운행 재개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조용해서 좋긴 하다.

우리가 항상 텐트 놓던 자리.

오늘도 비어 있어서 땡큐했지.^^

사위는 올 여름 휴가를 기대하며 오리발까지 사들였는데....뭍으로 나오는 배에서 어느 분이 슬쩍 집어 광속 하선해 버렸다.ㅎ

잘 먹고 잘 사슈, 평생 오리발 수영이나 하면서.

어쨌거나 신났던 父子^^

 

 

 

용케 좋은 물때를 알고 찾아 들어온 분들이 꽤 많다.^^

사실 우리도 오늘 발견했다.

1년 3개월 만에 다시 찾은 곰섬으로 이어지는 바닷길은 거대 홍합밭이 되어버린 거.

손주 주먹 만한 홍합 한 통과 고둥, 그리고~~~ 해삼 몇 마리 건졌다.^^

 

순비기나무 군락지

모래와 바위를 넓게 덮고 있는 우아한 색에 이끌림.

결국 메고 지고 가던 짐을 잠시 내려놓고 한 컷 남긴 후 ‘너는 누구냐.’ 했더니.....

 

바닷가 모래땅 등에서 자라는 키 작은 순비기나무.

이름은 해녀의 ‘숨비소리(또는 숨비기소리)’와 관련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 해녀들이 물질로 생긴 두통을 순비기나무 열매를 먹어 치료했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잠수 동작인 숨비기처럼 모래 땅속으로 파고 들어가는 나무라서 그렇게 붙여졌다는 설도 있다.

어쨌거나 해녀들과 깊은 연이 닿아있는 나무다.

 

우리 토종 허브 중의 하나로 식물체 전체에서 순한 박하향이 나며, 뻗은 줄기로부터 뿌리를 내리면서 모래밭을 덮어 해변의 모래가 유실되는 것을 막아주기도 하는 기특한 아이, 순비기나무.

 

4시 45분 배를 타러 가는 길. 

 

오른쪽 어깨를 툭툭 쳐서 봤다.

너는 또 누구니?

누리장나무꽃이란다.

나무에서 누린내가 나기 때문에 북한에서는 아예 누린내 나무라고도 한다는데 꽃은 향이 정말 좋다.

얇은 은은함이 길게도 따라오더라는.

 

읭?

바다 건너편 천둥소리가 예까지 들려왔다.

아마도 구름이 내려앉은 저쪽 어드메쯤에서는 비가 쏟아지고 있나 보다.

 

오던지 말던지.

이미 버린 몸,ㅎㅎ

 

오늘 섬에서 채취한 것과 막 담은 포기김치에 고추소박이, 오이소박이까지 있으니 수육이나 시켜 묵자 했고,

주구장창 치킨에 대한 단심가를 읊는 욘석을 위해 사위는 닭 튀기러 다녀 왔다.

자식이 상전이라서 받드는 게 아니라 순전히 약자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ㅎㅎㅎ

 

홍합과 해삼과 고둥이 있는 자연 밥상, 아니 술상^^

 

그리고오~~~~인육.ㅎㅎㅎ

흐린날이 더 무섭다.

야한 스타킹 색으로 태워 먹은 딸아이 다리.

 

둘이서 오붓하게 ‘아아’ 한잔해.

딸아이를 이뻐하는 나의 지기가 쿠폰을 날려줬다.

 

다음날 손주와 맥모닝으로 아침 땜 후 바로 옆 카페에서 딸아이랑 모닝커피로 분위기 탔지.

손주님은 마카롱 줄겜.^^

 

마음은 바다를 향해도

몸은 고된 하루에 지쳐 있을

나의 이웃, 나의 벗

내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하얀 파도의 노래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이채 여름에 참 아름다운 당신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