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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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따라서..../2021년, happy ever after

엄마의 프로필 사진은 왜 꽃밭일까

헬로우 럭키 찬! 2021. 4. 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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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5일(월)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오전까지 줄창 세게 내린 봄비에 월요일 아침의 대기는 더없이 청명하다.

한동안 바싹 말라 있던 엄광산 골짜기에도 물길이 틔었겠다.

새벽녘부터 배게 속을 헤집고 다니던 물소리가 일출과 함께 가슴 언저리를 지나 발바닥까지 내려왔다.

나서봐야 될 것 같다.^^

10일 만에 판도가 뒤바뀐 엄광산.ㅎ

참 허망한지고, 그야말로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로세!

 

한순간 우리의 눈과 가슴에서 찬란한 불꽃을 터뜨리며 피어올랐던 벚꽃과 진달래의 낙화가 요란한 내 발길질에 움찔움찔 사방으로 달아났다.

잘가, 올해도 정말 고마웠어.ㅠㅠ;;

 

그러나 아쉬움도 잠시, 산은 또 한 번의 화려한 축제를 준비하고 있었다.

마구 폰카를 들이대던 중에 생각났던 그 노래.

sg워너비 김진호의 엄마의 프로필 사진은 왜 꽃밭일까

 

유난히 치자꽃을 예뻐했던 엄마가 생각나서 눈물이 피잉~

책장 위를 올려다보니 엄마, 아부지가 빙그레 웃고 계셨다.

 

 

김진호 '엄마의 프로필 사진은 왜 꽃밭일까'

엄마의 사진엔 꽃밭이 있어

꽃밭 한가운데 엄마가 있어

그녀의 주변엔 꽃밭이 있어

아름답게 자란 꽃밭이 있어

 

제비꽃

또 죽단화.

너무 탐스럽고 예뻐서 한참을 올려다 보며 서 있었네.

 

 

백병원 뒤 등산로 초입에 위치한 부산진구 종합사회복지관.

나는 오늘 순례자입니다.

타인의 시선보다 내 안의 물음을,

기적을 바라기보다 기도를,

스포트라이트보다 등대를,

비겁함보다 인간적 눈물,

소유보다 존재를 잊지 않게 하소서.

 

이제 사람을 읽고,

길을 읽고,

떳떳한 가치를 찾는 걸음과 한 뼘의 마음이 자라게 하소서.

 

김수연 마음[길을]걷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