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긴 여정, 창 밖의 풍경

안면도, 태풍 무이파와..

헬로우 럭키 찬! 2011. 8. 8. 00:00
728x90

형제라곤 달랑 남동생 하나에 그의 딸린 가솔 셋.

연례행사처럼 굳혀진 단출한 가족의 여름 나들이 장소로 선택되어진 안면도는 작년 봄 계획에 없던 일로 잠시 머물면서 찜 해두었던 여행지였다.  올해도 망설임 없이 결정한 것은 개펄에서 맛 본 여러 가지 색다른 즐거움의 기억이 여전히 우리에게 선명하게 남아있었기 때문.

그런데.....하필 우리가 출발하는 날 태풍이도 따라나서겠단다....이런!

정해진 일정이라 어쩔 수 없이 2박 3일의 짐을 차 두 대에 잔뜩 싣고 나선 부산의 새벽 날씨로 보자면 딱히 걱정 할만한 것은 아니었지만서도..

가는 길 내내 우리는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그리고는 태풍보다 먼저 도착하면 된다고 다소 황당한 소리까지 늘어놓으며 서로를 통해 위로 받고 있었다.  태풍이도 놀이에 끼워주지 뭐.....그것대로 또 짜릿한 묘미도 있지 않겠어?

기빠진 각오(?)를 다지고 도착한 안면도는 땡볕!!!!

정말로 우리가 먼저 도착했다.

이틀 내리 햇볕은 쨍쨍이라니!

넓은 개펄, 뿅뿅거리며 올라오는 맛조개 채취의 기막힌 손맛도 뜨거운 여름 태양이 순위를 제껴버렸다.  차라리 태풍의 전조라도 느낄 수 있기를 바랬다고오~~

태풍이는 우리가 안면도를 출발하기 전날 밤, 버리고 달려온 우리에게 마구 강짜를 부리기 시작하더니 그 다음날부터 본격적으로 이빨을 들이대기 시작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나마 비는 조금 그쳤다는 것. 펜션에서는 시야가 닿는 곳 까지 어른 무릎 높이의 벼가 바야흐로 자라고 있는 들판, 바닥을 쳤다가도 금새 일어서는 그들의 난무는 가히 장관이었다. 쉽게 볼 수 없는 낯선 곳에서의 이런 풍광이야말로 태풍이 주는 묘미겠지?

그러면서 이번 태풍을 걱정스럽게 지켜보는 사람들이 떠올라 순간의 못난 감정이 끼어든 뻘쭘함을 접으며 출발을 서둘렀다.

 

안면암에서 담아 본 개펄. 끝나는 곳까지 가려면 하루로도 부족할 것 같았다.

 

 

 

건너편 섬에서 본 안면암 전경. 

금방이라도 무림고수들이 튀어 나올 것 같은 중화풍의 건물이라는....

 

 

백사장해수욕장에서 첫날 오후를 보내고 온 뒤, 

펜션 테라스에서 멀리 보며 담은 해거름 들판의 정경

 

 

* 태풍의 한 가운데(나까지 흔들려서 ,,,,,)

 

 벼는 그렇게 바람의 결에 따라 눕고 일어서고를 반복하며

우리가 떠나는 그 시간까지도 촤아 촤아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서해바다는 탁하고 우중충하다. 태풍은 그런 바다를 더 휘저어 놓았다. 뻘물에서 포효하는 파도는 표면을 겉돌며 유독 하얗게 곱슬 거리고 있었다.

 

 

안면도 자연휴양림에서...큰 조카넘이 빠진 동생네 가족.

 

 

자꾸 자꾸 똥실해져서 살짝 고민 중인 우리 딸

사실 이 넘의 디카에 문제가 좀 있긴 하다. 자꾸 옆으로만 가거든.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