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긴 여정, 창 밖의 풍경

꽃들이 선물해 준 하루

헬로우 럭키 찬! 2011. 7. 2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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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사 입구에 이런 곳이 있었다???!!!!!

난 그동안 도대체 뭘 보고 다닌 거야.

왕복 1차선 차도를 사이에 둔 양쪽의 넓은 밭이 바야흐로 만개한 연꽃이 장관이었다.

이른 시간,....아직은 왕래하는 객들이 드물어 주변은 호젓했고, 약한 바람에 몸을 흔들대는 연꽃과 작은 정자의 예스러운 정취도 마음에 들었다.  다시 걸음이 멈춘 근처 비닐하우스에는 플라스틱 화분째 반쯤 물에 잠긴 수련(큰 그릇에 키우면 꽃송이가 작은 연꽃 정도는 된단다.)들이 또 나를 유혹한다.

 

몇 몇 종은 물감의 어떤 혼합색으로도 만들어 낼 수 없을 것 같은 신비한 빛깔을 띤 것도 있었었는데 배터리가 방전 되는 바람에 딸랑 한 장 밖에 남기지 못했다는... 아쉽.

한 두 놈 집에 데려 가고 싶었지만 일조량이 턱없이 부족한 우리 집에서는 걔네들이 제대로 예쁜 색을 내기 어려울 것 같아 몇 번이나 지갑만 만지작 거리다 '에효' 한숨만 내려 놓은 채 돌아섰다.

 

향기로운 하루 .

훗날, 사진을 보며 오늘의 바람과 햇빛과 살풋 코 끝을 스치고 지나갔던 다양한 식물의 내음, 가까운 시냇가를 뒤뚱이며 걷던 커다란 오리, 딸아이와 동생 내외의 환한 웃음까지 모두 모두 이 순간 그대로 기억할 수 있을까?

 

근처 마을을 둘러보다 발견한 꽃들... 그냥 보기에 아까워 디카에 남겼다.

 

개망초. 왠지 정이 가는 꽃이다. 내 시선을 가장 오래 붙잡아 둔 꽃...

끝내 까닭을 찾을 순 없었지만 가슴 한 켠의 이 싸아한 느낌. 

 

돌아가신 엄마가 치자꽃 다음으로 좋아했던 도라지꽃... 

철이 되면 화단 치나나무 곁에서 몇 포기의 보라색 꽃이 피어 나곤 했는데. 엄마 생각으로....울컥했다.

 

 

대문 없는 어느 집 마당에 핀 접시꽃.

서양삘이 나는 것이 아마도 개량종인 듯. 정겨움에 있어 토종을 앞지르지는 못 하더라고.

 

한 방에 끝을 보여 주마!

 

 

부경대학교 수산과학원 주변에서 발견한 해바라기와 코스모스가 만들어 낸 장관!

 

끝까지 걸으면 얼마만큼의 시간이 소요될까 궁금하기까지 한 너른 들. 이렇게 넓은 곳에, 하필이면 코스모스만 고집했던 이유가 있을까나? 게다가 가을 볕도 아니고... 너무 뜨거워 고개 숙여 걷는 우리 목뼈가  다 녹을 지경이구만, 얘네들의 탱글거림이 수상하다..... 누구냐 넌?

 

 

이것 봐라, 정작 길 건너편 밭의 해바라기는 제 철도 견디기 힘들어 꽃잎까지 타고 있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