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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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긴 여정, 창 밖의 풍경

안녕, 소야도...그리고 수원의 영동시장 통닭 골목 ㅎ

헬로우 럭키 찬! 2017. 5. 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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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동안 여러 모로 우리의 가슴을 넘치게 해 주었던 풍요의 섬, 소야도.

오늘은 그 소야도를 떠나는 날이네요.

아침을 지어 먹은 후, 소야도의 최고봉인 국사봉(143m)에 올라 기억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트레킹에 소극적이긴 하지만 저 정도의 오름 쯤이야 .....

큰 길에서부터 산의 초입까지 밭을 가르며 뻗어있는 하얀 길이 또한 만만해 보였습니다.

 그러다 흐물흐물......

한여름 정오가 무색할 정도의 공격적인 땡볕을 계산에 넣지 못 했던 고로.....


사방으로 높게 자란 나무들 때문에 기대했던 풍경은 볼 수 없었습니다.

일단 인증샷 부터!



국사봉 오르는 길



내려오면서 좁고 아늑한 오솔길을 발견했습니다.

망설임 없이 따라 나섰어요.

그 길은, 분명 우리가 가야할 곳으로 데려다 줄 거거든요.

바람은 숨비소리를 내며 우리를 지나쳐 분꽃나무 사이로 숨었습니다.




조금 일찍 민박집을 나섰습니다.

선착장 주변에 또 다른 깜짝 풍경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았어요.

 

하지만.....

올케는 대부도에서부터 따라 붙은 감기를 떨쳐내지 못 하고 결국 대합실에 널부러졌습니다.ㅠㅠ;; 


출발


선착장까지는 민박집 어르신께서 고급전동차(경운기를 개조한 듯)로 배웅해 주셨답니다. ^^

뒷쪽 짐칸에는 올케랑.....ㅎ

선착장 풍경

작은 섬 소야도는 덕적도에 인근한 섬입니다.

지금은 바야흐로 연도교 공사중입니다만 그 전에는 작은 통선으로 두 섬을 왕래하였다네요.

손에 닿을 듯 보이는 건너편 섬이 덕적도입니다.





다시 대부도 선착장.

3개의 섬을 거쳐 오는 사이, 객실은 눈치보며 발을 뻗어야 할 만큼 사람들로 가득 찼습니다.

결코 짧지 않았던 불편한 그 시간이 훨씬 더 길게 지나 ....드디어 배가 육지에 닿았습니다.

거의 필사적으로 메고 지고 끌면서 쏟아져 나온 수백 명의 사람들...

뒤에서 본 그 광경에 문득 황망한 헛웃음이 ㅎㅎㅎㅎ

마치, 흑백 사진 속의 피난민 행렬을 동영상으로 다시 보기 하는 것 같았거든요.   

아.....심드렁, 힘드렁...



                    


수원 영동시장



수원 화성 근처 영동시장입니다.

부산 도착 시간이 새벽이라 대부도에서 가까운 수원에서 휴식을 취하고 다음 날 천천히 내려가자는 동생의 애절한^^;; 권유를 받아들였어요.


사실은 이틀 남은 휴일까지 박박 긁어 쓰고 싶었던 거죠.ㅎㅎ

수원 영동시장 야시장이 볼 만하다 카더라. 통닭 골목이 또 글케 유명하다더라고.’

하네요.

얌마, 부산 깡통시장 야시장이 눈요기 할 게 훨씬 많구만...속으로...^^






뒷편으로 수원의 화성이 보이네요.

밤의 수원 화성


, 진짜 가게마다 왁자했어요.

그 중 두어 개의 가게는 길게 줄까지 서서....

? 글케 맛있어?

치킨 맛이야 거기서 거길 테고, 일단 사람 많은 집으로 찾아 들었죠.

평소 노O통닭의 똥집튀김을 좋아해서 맛을 비교도 해 볼 겸 프라이드치킨이랑 똥집을 주문 해 봤는데....

그 어떤 사치도 없이 검소한 차림으로 등장하신 똥집님입니다.

이건 아냐. 게다가 너무 질겨.

간곡하게 부탁했어요. 부산과 달라서 그러니 옷 한 벌만 입혀 달라고.

어떤 첨가제도 없이 오리지널 밀가루 반죽에 튀겨져 다시 상에 오른 똥집 ..... 아듀우~~;;

 

치킨 역시 기대치의 절반.  

20여 년 전을 상기시켜 주는 엄청 고전적인 맛이었다는 거.

수원 분들은 이런 맛을 좋아하나? 그건 잘 모르겠지만, 일단 우리는 그랬습니다.


윗 지방과 아래지방 사람들의 미각이 이렇게나 다르구나.ㅎ(이건 내려가던 길에 대전의 가락국수 맛집을 찾아 갔다가 또 한 번 된통 당한 후의 느낌이 포함된 겁니다.)



느끼한 맛이 너무 강해 나오자마자 근처 횟집에서 우럭 매운탕으로 속을 다스려야 했다는....

그래도....

하루 쉼터로 골라 낸 24시 온수골 찜질방이 그나마 높은 점수를 가져갔습니다.^^

주택가에 위치해 있어 조용하고 깨끗했어요.

잠자리 걱정 없이 하룻밤 만원이면 저녁, 아침 사우나까지....

첨부이미지

대전 가락국수


다음 날 수십 년 전의 그리운 맛을 기대하며 대전으로 달려 갔어요.

여러 블로그에 추억의 맛집으로 소개된 가락국수집입니다.

첨부이미지


아....누가 이런 짓을......

어째서 이게 추억의 맛이랍니까.

20~30년 전의 가락국수는 이런 게 아니었어요.

정말 이러시면 안 됩니다.

늙은 세 남녀는 마음의 상처를 안고 다리를 끌며 나왔더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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