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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아니라 인간이 문제이다./승려들의 호텔 도박 사건

헬로우 럭키 찬! 2012. 5. 1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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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종교를 빙자한 각종 사회단체를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 상당히 회의적인 편이다. 기본적으로 ‘신’에 터무니없이 집착(집착이다.)하는 인간에 대한 신뢰의 부족일 수도 있겠으나, 그보다 항간에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종교지도자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행태가 마음의 벽을 만들어 버렸다.


제국주의 역사 몇 장만 넘겨봐도 침략의 첨병 역할을 맡았던 선교사 품의 성경과 십자가는 장사꾼의 밑천이 되어 한 나라의 고유문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그도 벽 한 칸 더 쌓은 이유에 속한다.


성경의 命대로 ‘땅 끝까지’ 신을 전파하기 위해 멋대로 남의 나라에 들이닥친 선교사들은 인류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그들의 교리에 어긋나는 이교도 문화로 규정지어 말살시키는, 소위 그들이 말하는 야만스런 종족보다 못한 무지를 드러내 보였지 않나.

지독한 이기심이다.


실제로 16C중반 유카탄 지방의 주교로 있던 디에고 데 란다는 마야에 대한 자신의 저서에 "우리는 미신과 악마의 희롱으로 가득 찬 마야의 책들을 보는 대로 불태웠다.'고 기록한 부분이 있다.


움베르토 에코의 중세 이탈리아 수도원을 배경으로 한 소설 ‘장미의 이름’에서는 극에 달한 종교의 국가적, 사회적 횡포 속에 발생한 수도원 살인사건의 배후로, 늙은 수도사의 황당한 신학적 이유를 그려 넣기도 했다.



어쨌거나 성경은... 일관성이 없어 보이는 것 말고도, 곳곳에 잔인한 구절들이 진 치고 있는, 신본주의로 가득 찬 이기서利己書라는 생각만 단단해져 간다.  


언제부터인가 인간이 신의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고-이 상황까지 오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신도들에게 있다고 본다.-  이제 그 신은 세상의 지배까지 꿈 꾸고 있다.

완전한 지배는 종교를 통해서만이 가능하다는 걸 누군가는 알고 있으므로......

그렇게 또 다른 전쟁은 시작되는 것이다.   

 


이제 조계종 승려들의 호텔 도박 사건으로 돌아가 보자.

여담이지만 옛날 전두환 시절, 정의사회 구현(^^;;)의 일환으로 사회정화운동이 한창이었을 무렵에 몇 몇 깡패들의 은신처로 선택되어진 곳이 사찰이었다고 한다.


지금과 유사한 사건에 항상 그 일이 세인들의 입에 올려지는 것은 애초에 수행 정진을 목적으로 삭발한 승려들의 작금의 행위가 깡패 집단의 패권다툼에 다름 아니었기 때문일 것이다.


급기야 세인들의 입에서 불교계는 이미 자정 능력을 잃었다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나오고야 말았다.


푼돈 걷어서 내기 하듯 건물 높이기에 혈안이 되어있는 현 교계의 권위자들은 드디어 사생활에서도 세인을 초월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지.


한 나라의 대통령 부럽지 않은 권력을 갖고 계시면서 어느 덧 그것을 즐기는 방법까지 알고 계신다.  인간들의 맹신이 저런 분들을 양산해 내는 것이다.

('반기독교시민운동연합'이라는 사이트에는 엄청나게 많은 관련자료가 있다.)

 

미션계 학교 재학 시절, 점수 얻기위해  몸 담았던 교회 생활이 제법 오래 지속되었다가, 내 의식세계의 안개가 조금씩 걷히기 시작하던 어느 무렵부터 멀리하게 된 지금, 교회 건물을 보면 고개가 저절로 돌아가 버리는 나를 발견 하곤 한다.... 이유는 빼자.

 

정경스님께서는 불교는 한 번도 종교이기를 고집한 적이 없다고 말씀하시더라.

어느 면에서는 아주 조금 알 것도 같다.

삭발하고 홀로 앉아 나를 제대로 보고, 그 자아를 찾아 다스리는 과정이 불교의 수행이라면

그 수행을 종교라 일컫는 자 없을 터이니...


오늘....

앞서 가신 선승들의 고행 앞에 작금의 사태가 그지없이 부끄럽기만 하다.  


 

암튼 내가 등산 중에 가끔 사찰을 찾는 데는 그다지 큰 의미는 없다.  

절탑 앞에 서서, 긴 세월 동안 눈 앞의 천년 고찰은 당시의 민초들과 어떻게 얼키고 설키며 존재해 왔을까 하는 내력을 얕으나마 되짚어 본다던가, 공수레공수거의 ‘비움’과 ‘무소유’를 온 몸으로 보여주신 선사들께 존경과 경이의 마음 담아 읍하는 정도라고나 할까.  

종교생활도 부지런한 사람들이나 가능하니.....

 

부디 세상 모든 종교가 이 생의 이정표가 되어 고단한 삶으로부터 막다른 골목까지 내몰리는 민초들의 고통을 자비로, 사랑으로 품어 안을 수 있는 안식처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아래는 지면에 실린 승려 도박사건과 관련한 성호스님과의 일문일답

   (당분간 지상을 통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공방전이 예상된다.)

 

서울신문]조계종 승려들의 호텔 도박 사건을 검찰에 고발한 성호 스님은 13일 "이(도박동영상)보다 더 큰 핵폭탄이 있다."면서 "도박한 승려에 대한 검찰 수사와 종단의 대처 방안을 보고 터뜨릴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성호 스님은 이날 서울신문 기자와 만나 "승려들의 도박, 음주, 음행, 횡령, 은처(隱妻·부인을 숨겨 두는 행위)가 고위층에도 존재하며 그에 관한 자료, 사진, 동영상을 갖고 있다."면서 "그것을 제가 폭로하지 않도록 그 전에 승단이 정화됐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접수(9일)한 이후 어떻게 지냈나.

-신변에 위험을 느껴 동가숙서가식으로 지낸다.

 

→어디서 기거하나.

-보안상 말씀 드리기 어렵다.

 

→동영상 발견 경위는.

-대웅전에 기도하러 가는데 부처님 앞에 휴대용 저장장치(USB)가 놓여 있었다. 그게 지난 7일이었다. 시간은 말씀드리기 어렵다. 컴퓨터에 넣어 보니까 도박하는 영상이었다. 부처님께서 나한테 심부름 시킨 일이란 생각이 탁 다가왔다.

 

→어느 절에서 발견한 건가.

-밝힐 수 없다. 운명적으로 내가 (고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국 불교를 위해 희생이 되는 한이 있더라도 종단이 잘되기 위해선 아픔과 희생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갑자기 동영상이 부처님 앞에 있더라는 얘긴 납득이 안 간다.

 

-그런 걸 갖다 놓은 사람들이 나라면 (고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도박에 연루된 스님들과 다른 계파인가.

-난 계파에 소속돼 있지 않다. 그들 대부분은 지금 종권을 잡고 있는 실천불교전국승가회(실천승가회) 소속이다. 지금의 총무원장은 이들 위에 얹혀 있는 형국이다.

 

→총무원 내 계파 간 갈등, 백양사 현 주지와 후임 주지를 둘러싼 갈등이 복합돼 있다는 시각이 있다.

-백양사 내분은 모른다. 도박한 스님이 백양사 문중이라고 하는데 난 모르겠다.

 

→도박한 스님들은 안면이 있는 분들인가.

-T, E, B 등 세 명 정도다. 그들은 직업이 승려가 아니고 술 마시고 담배 피우면서 스님처럼 위장하고 있을 뿐이다.

 

→도박, 음주, 결혼, 축재 등 계율을 어기는 스님들이 어느 정도인가.

-중벼슬은 닭벼슬이라고 했는데 스님들이 권력놀음에 심취해 있다. 국회의원을 국민이 걱정하듯 국민들이 종교인을 걱정한다. 자정능력을 상실했다. 스님들은 특권층이 아니지 않은가. 사회악을 일소해야 할 검찰과 경찰에선 알고도 종교집단이라고 겁먹고 조사도 않고, 여론 수그러들면 그냥 넘어가다 보니까 이렇게까지 일이 커진 것이다. 파사현정(破邪顯正)을 했으면 이런 사태가 안 났을 것이다. 해외에서 몇백억원을 잃었다는 스님들도 있다.

 

→자승 총무원장이 대국민사과를 했는데.

-그건 쇼다. 그 사람이 나가야 한다.

 

→조계종의 무엇이 문제라고 보는가.

-돈이라고 본다. 중이 고기 맛을 알면 절간에 빈대가 남아나지 않는다고 하지 않는가. 돈을 만지면서 도박이란 데 손을 대고, 시주란 게 자기 돈이 아닌데 자기 돈처럼 쓴다. 스님이 월급이 뭐냐. 다 도적질한 거다. 신도들이 한 푼 두 푼 모아 내놓은 걸 자기 돈처럼 쓴다. 스님은 정진수행하고 돈 관리는 신도들이 해야 한다. 제가 고발한 것은 고발장에 적시한 피고발자에 한정한 것이 아니라 계율을 어긴 스님을 다 청소해 달라는 것이다. 사회악 척결차원에서 해야 한다.

 

→제2, 제3의 폭로가 이어질 것이란 소문이 있다.

-엄청난 핵폭탄이 있다. 그보다 더 큰 게 있다. 제가 고발할 때는 그냥 했겠나. 이번 기회에 확실히 정화해야겠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고 순교한다는 각오로 하는 것이다. 종단이 바로 가야 한다. 종단이 망할 수는 없다. 종단 정화가 들불처럼 일어나길 바란다.

 

→언제쯤 터뜨릴 건가.

-상황 봐서 종단이 정신 못 차린 것 같으면, 검찰 수사가 미진하면 한다. 정치적인 중들, 종단을 사당화한 세력들, 처자식 숨겨 놓은 스님들은 종단에서 특별기구를 만들어 다 뿌리 뽑아야 한다. 폭탄을 터뜨리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갖고 있다는 폭탄의 실체가 있나.

-자료가 있다. 어마어마한 것이다. 서류, 동영상, 사진도 있다.

 

→혼자서 그런 일들을 못할 텐데, 누구와 같이 하는 건가.

-그런 게 자발적으로 온다. 얼마나 심하면 (다른 스님들이) 그런 걸 찍었겠나. 여러 곳에 묻어 놓았다.

김성호·황성기기자marry04@seoul.co.kr

 

■ 성호스님은.....

1958년생으로 전북 익산 남성고를 나와 법대 2학년을 마치고 사법시험 공부를 위해 들어간 사찰에서 '금강경 오가해'를 접하고 1976년 금산사에서 출가했다. 동국대에서 선학과 박사를 마친 뒤 충남 대조사, 경북 운남사, 전북 금당사 주지를 했다. 송월주 스님의 총무원장(1994~98년) 시절 호법부 상임감찰, 사업국장, 사서실(비서실) 차장을 지냈다. 2009년 총무원장 선거 때 현 자승 총무원장과 관련된 괴문서를 배포했다는 이유로 멸빈(승적 박탈)의 징계를 받았으나 법원에서 제적 징계의 효력 정지 판결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