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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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단상 또는 일상

사티에 잠 들다.

헬로우 럭키 찬! 2012. 6. 2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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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선택한 '짐노페디'.

나른하고 텅 빈 음이 눈꺼풀 위로 내려앉는다.

아마... 1번이 끝나기도 전에 잠이 들었던 것 같은데... ㅎ

영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그것은

먼 언덕을 넘는 차의 가쁜 숨결이 만들어 낸 흙먼지의 춤사위였다.

온 몸의 털 끝에 와 닿는 먼지의 간지러움....

 

2012.06.21(목요일)....

부득이 한꺼번에 치를 수밖에 없었던 3개의 교내 행사와 정전 대비 훈련.

퇴근 후 침대로 골인 하기 전에 현관에서 기절 할 줄 알았는데,

이런! 생각이 도무지 쉬어주지 않는 바람에 결국 사티에게 의존해 버렸다.

아~좋다아~그러면서.  아마도 실실 쪼개며 잠이 들었을 거다.토닥토닥

 

*짐노페디 : 그리이스어로 ‘벌거벗은 아이’라고.

고대 그리이스 아폴론 제전(나체의 남자들이 춤을 추었던 의식)의 춤곡 ‘짐노페디아’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곡. 이 곡이 만들어졌을 때 사티는 방년 22세였고.

대부분의 프랑스 음악가들이 동 시대 화가들과의 교류에서 영향을 받았던 것처럼 사티 역시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의 영향을 받았다. 3곡 중 1번은 특히 인상파 화가들과 친분이 두터웠던 드뷔시가 편곡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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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적(?) 사고, 사티 조금 더 보기.

'벡사시옹'을 떠 올리자“푸하하하” ...웃음부터 먼저 터져 나온다.

 

'벡사시옹Vexation. '

프랑스어로 ‘괴롭히다.’뭐...그런 의미라는데....16~19시간 동안 840번을 되돌아 연주해야 하는 피아노곡.  짜증을 넘어 화가 치밀어 오른다는 대부분의 감상 후기가 오히려 나를 박장대소케 했다. 괴롭긴 하지. (잡음 같은 사이드 심벌이 내는 음은  '이거는 어때?' 하며 키들거리는 소리로 들리더라고.)

몇 분 버티는 것조차 고통이라는 ... ^^;;

사티의 심술궂은 장난은 계속되는데...첨부이미지

제목부터 생뚱맞고 기괴한, '엉성한 진짜 전주곡(개를 위하여)', '바싹 마른 태아', '관료적인 세레나데', '까다로운 여인의 왈츠' 등....어쨌든 극과 극의 엇갈리는 평가를 받았던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한다는 건 유독 난처한 일이다.

자신들이 갖지 못한 그의 달란트에 조롱 당했다는 모멸감까지 토로하는 사람들도 이해가 된다.

 

“예술은 사기”라고 일갈한 피카소의 말을 그대로 인용했던 백남준님도 유명세를 탄 자신의 작품들 앞에서 그렇게 느꼈을까?

어쨌거나 나 자신도 예술이  가끔은 '사기' 라는 생각에 멈칫 할 때가 있긴 하다.

                                                                         뭥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