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2021년, happy ever after

떠남, 그 속의 위로

헬로우 럭키 찬! 2021. 2. 25. 09:37
728x90

2월 20일(토)~22일(월)

큰댁 사촌이 장남의 결혼 소식을 알려왔다.

어떻게 하나....

 

경사스러운 자리에서 동생 부부와 맞닥뜨렸다가 행여 지난번과 같은 황당한 사태에 말려들 수도 있을 것 같아 고민 끝에 결국 불참을 결정했다.

 

리스트의 ‘위로’를 들어도, 진회숙씨의 ‘나를 위로하는 클래식 이야기’를 뒤적여도 마른 논처럼 쩍쩍 갈라진 멘탈은 끝내 이어지지 않아서....

손주의 봄방학이 끝나기 전에 조용한 섬마을이나 다녀올까.

쉬는 날을 선택해 남쪽으로 내려가면 사위 근무지도 가까우니 곧장 합류하면 될 터.

 

사랑이들로부터의 위로.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는 사람을 통해서만 치유가 가능하다는 말은 언제나 옳다.

나만의 케렌시아를 잠시 비워두고 급하게 배낭을 채워 떠난 곳, 여수 낭도와 사도.

오늘은 낭도 근처 펜션에 하루를 맡겼다.

 

 

첫날

문산 휴게소→여수 한우드림농장→화양면 '글로리아펜션'

 

언제나 너의 즐거움은 영 순위란다.^^

 

욘석의 행복한 춤사위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들은 환산 불가능한 차원 너머의 보물.

여수 한우드림 농장

모든 면에서 그다지 특별한 것도 없으나 코로나19로부터 그나마 거리를 두고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일각에서는 국제기준에 턱없이 부족한 사육 환경이 동물에 대한 학대로 이어진다며 동물원 폐지를 주장하고 있으나, 교육적 역할 및 멸종 위기 동물의 보호, 번식을 강조하는 다른 쪽 의견도 깡그리 무시할 수는 없을 것 같다.ㅠㅠ;;

 

 

공작새 변이종인 횐공작.

월하미인(흰공작선인장)도 고개 숙일 만큼 아름다운 순백의 자태에 넋 놓고 있다 부랴부랴 한 장 건짐.

깨 볶는 모자^^

점심은 가는 길 편의점에서

 

이렇게 살린 기분 장착한 뒤 30여 분 더 달려 도착한 '글로리아 페션'.

방에서도 바다를 볼 수 있는 이곳은 전체적으로 아늑하고 평화롭다.

층 사랑 욘석은 ......

 

펜션 아래 방파제.

낚시 포인트라고 해서 달려갔더니 썰물에 멀찌감치 달아난 바다.

 

장난감 같은 낚싯대 드리운 채 먼바다를 바라보고만 있어도...한 줌의 평화.

 

물고기가 낚이든 말든 개의치 않고 우리 곁에서 하염없이 바다를 내려다 보고 있는 욘석.

신통하기도 하지.

무한대의 시간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다. 

 

서산이 붉게 달아오를 무렵, 30여 분 거리에 있던 사위도 도착했다.

 

자아, 손주님, 바베큐 파티 시간이랍니다아~~~~

펜션에서 보이는 해거름 풍경

 

사람에 무너지는 날에도

사람은 그리웁고

사람에 다치는 날에도

사람은 위안이다

박재화/ 사람이 위안이다 중에서

 

 

고깃집 알바 유경험자?^^;;

사위의 고기 굽는 솜씨는 거의 예술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구워낸 고기의 자태는 젓가락 들기도 전에 군침부터....ㅎ  

펜션촌 주변의 밤풍경

이른 아침 펜션의 고요~~~

사람의 마을로 가는 길이

참 따뜻하다

마을이 적막을 끌어 덮는다 해도

사람을 외면할 수는 없으리

이 세상 어디를 가든

사랑이 아니고서야 길은 굳이 거기로 났을까

 

박창기/사람의 마을로 가는 길이 참 따뜻하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