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1일(목)~
삶의 이정표가 되어준 딸.....
60 넘어선 지금, 이 행복한 자리까지 잘 견뎌온 것은 오로지 밝은 성품으로 같이 걸어 준 딸아이 때문이다.
그 긴 세월을 홀로 걸었다면 파도의 굽이마다 나는 얼마나 많이 비틀거렸을까.
그럼에도 부족한 어미를 제 인생의 멘토라고 말해 주는 딸아이에게 나는 도무지 덧붙일 말이 생각나지 않아 황망하기만 했다.
그러다 간절한 소원 하나가 생겨버렸다.
이 고단한 세상에서 살아갈 그 아이에게 오래오래 영혼의 길잡이가 되어줄 진정한 멘토가 기적처럼 나타나 주기를...
늘 그래 왔지만 생일이나 어버이날, 명절 같은 기념일은 참으로 부담스럽기만 하다.
신경을 소모해야 하는 딸네 때문에 특히 그러하고, 개인적으로도 그다지 의미를 두지 않는 편이라 매번 읽고 싶은 책 한 권으로 대신하자 하였으나 이번에도 딸네는 내 요구를 잘라 먹었다.^^;;
부산으로 넘어온 사위 차에 얹혀 진해로 갔더니....
가족 식사 후, 2차 깜짝 파티라면서 책과 금일봉까지 준비해 둔.
다음 날 딸아이의 섬섬옥수에서 탄생한 아기자기한 생일상.
잠꾸러기 사위를 살짝 밀쳐두고 먼저 식사한 후, 그전부터 눈여겨 봐온 강서구의 한 공원으로 들어갔다.
그 강 위의 백조.
제대로 챙겨 준 것 하나 없는 어미에게 어릴 때부터 감사하다는 말을 수시로 표현해 준 딸아이에겐 늘 미안하고 고맙다.
나야말로.....‘이런 딸이 되게 해 주세요.’ 바랐던 대로 잘 걸어줘서 고맙지.
세상에 감당하지 못할 게 없다는 듯 어떤 상황에서도 웃으며 주변 잘 챙기고, 다독이며 배려하고, 사랑할 줄 아는 딸.
그런 딸을 남기게 되어서 내가 지구별에 태어난 것이 조금은 덜 부끄럽다.^^
살아가는 순간마다 배우고 깨달아 가는 인생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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