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산간지방에는 눈, 그 외 지방에서는 비를 동반한 강풍.
4월 6일, 소형 태풍급 비와 바람을 예측한 기상청의 으름장에도 개의치 않고 우비를 챙겨 길을 나섰습니다. 동생 내외가 작년에 고사리 손맛을 봤다면서 싱글거리던 그 곳, 서생포 왜성이 들어 앉은 산으로.
사실 그 곳에 왜성이 있었다는 것은 가서야 알았고, 뜻밖의 발견으로 기쁨은 몇 배나 되었다지요.^^
쏟아지는 비를 뚫고 인적이 전무한 산을 오르는 기분도 썩 괜찮았습니다.
우비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는 귀 언저리에서 그대로 우뢰가 되었고, 바람은 산 아래까지 휘파람 소리를 내며 줄기차게 따라 왔더랍니다. 산을 오른지 얼마 되지 않아 보이기 시작한 성곽....공포와 슬픔의 역사를 보듬은 채 왜성은 아름드리 벛꽃나무가 우거진 숲에서 세찬 비를 고스란히 받아 내고 있었습니다.
한 순간 코 언저리의 저림이 가슴까지 전해져 왔습니다.
성의 축조와 함께 힘들게 한 시대를 버텨야 했던 민초들의 고단한 삶이 잠시 눈 앞을 스치면서...
눈을 껌벅이며 다시 둘러 본 빗 속의 왜성.
**왜성은.......
서생포왜성(西生浦倭城)은 울산광역시 울주군 서생면 서생리에 있는 일본식 성곽(왜성)이다. 임진왜란 때 가토 기요마사에 의해 축조되었으며, 죽도왜성과 부산왜성, 울산왜성과 봉화로 서로 연락하였다하여 봉화성(烽火城)이라고도 부른다. 이 왜성은 비록 일본이 축성했으나 후에 조선에서도 사용했던 성으로, 남문 일부의 훼손을 제외한 다른 곳은 옛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으며, 16세기말의 일본 성곽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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