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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따라서..../긴 여정, 창 밖의 풍경

부산에 첫 눈이 ....

헬로우 럭키 찬! 2012. 12. 7.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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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 지방엔 눈 때문에 군인들은 제설 작업에 몸살, 민간인은 생업까지 접을 지경이라고 했지만.....

죄송스럽게도 몇 년에 한 번  구경 할 수 있는 눈이 우리에겐 반가운 손님...

점심 후딱 해치우고 그 손님을 폰에 담았다. 

 

      

 

첫눈 오는 날 만나자  / 정호승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어머니가 싸리빗자루로 쓸어 놓은 눈길을 걸어
누구의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순백의 골목을 지나
새들의 발자국 같은 흰 발자국을 남기며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러 가자

팔짱을 끼고
더러 눈길에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가난한 아저씨가 연탄 화덕 앞에 쭈그리고 앉아
목장갑 낀 손으로 구워 놓은 군밤을
더러 사 먹기도 하면서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눈물이 나도록 웃으며 눈길을 걸어가자.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들만이
첫눈 같은 세상이 오기를 기다린다..
아직도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약속하는 사람들 때문에
첫눈은 내린다
세상에 눈이 내린다는 것과
눈 내리는 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얼마나 큰 축복인가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커피를 마시고
눈 내리는 기차역 부근을 서성거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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